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인근 웨스트 콘스호호켄(West Conshohocken) 소재 마드리갈파마슈티컬스(Madrigal Pharmaceuticals, 나스닥 MDGL)는 자체 개발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신약후보물질인 레스메티롬(resmetirom)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승인을 위한 순차제출(rolling submission) 절차를 매듭지었다고 17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레스메티롬은 간 섬유증을 동반한 성인 NASH 신약후보로 올해 4월 FDA 혁신치료제로 지정받았다. 마드리갈은 레스메티롬의 허가 신청 절차를 밟으면서 긍정적인 임상결과와 혁신치료제 지정을 바탕으로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만약 FDA가 우선심사 대상으로 인정할 경우 빠르면 내년 초에 승인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미국 뉴저지주 모리스타운의 인터셉트파마슈티컬스(Intercept Pharmaceuticals, 나스닥 ICPT)은 NASH 치료제 신약후보물질 오베티콜릭산(obeticholic acid, OCA)에 대한 신약승인을 신청해 2020년 7월에 1차로 승인 거절을 당했다.
2022년 12월에 NASH로 인한 간경변 전단계 간섬유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중추적 임상 3상 REGENERATE 연구에서 나온 긍정적인 18개월차 분석 2건을 포함한 임상 개발 프로그램 자료를 바탕으로 신약허가신청서를 재제출했으나 2023년 5월 19일에 FDA 위장관계약물자문위원회(GIDAC)의 회의 결과 ‘유익성이 위험성보다 크냐’는 안건에 반대 12표, 찬성 2표, 기권 2표로 승인 반대 표결 결과를 얻었다. 결국 지난 6월 22일 두 번째로 승인 거절을 당해 사실상 신약개발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세계 최초의 NASH 치료 신약 경쟁에서 마드리갈의 레스메티롬이 유리한 고지에 선 상태다.
레스메티롬은 1일 1회 경구 복용하는 갑상선호르몬수용체-베타(thyroid hormone receptor-beta, THR-beta) 선택적 작용제로서, 간 내부에서 NASH의 핵심 기저 원인을 표적으로 작용하도록 설계됐다. THR-β는 갑상선호르몬수용체의 일종으로 유전자 결핍으로 이 수용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갑상선호르몬저항성(thyroid hormone resistance, GTHR), 갑상선결절(goiter), 갑상선기능항진증(T3-T4 상승) 등이 나타난다.
레스메티롬의 임상개발 프로그램은 12건의 1상 임상시험과 2건의 2상 시험, 4건의 3상 시험 등 총 18건의 임상시험으로 구성됐다. 이들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결과는 모두 허가신청서에 동봉됐다.
4건의 3상 임상은 ‘MAESTRO-NASH’, ‘MAESTRO-NAFLD-1’, ‘MAESTRO-NAFLD-OLE’, ‘MAESTRO-NASH-OUTCOMES’ 등으로 가장 핵심은 ‘MAESTRO-NASH’ 연속 간 생검시험이며 나머지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MAESTRO-NASH’ 연속 간 생검시험에서 레스메티롬은 NASH 해소(resolution)와 간섬유증의 감소 등 두 가지 간 조직학적 개선 지표(공동 1차 평가지표)들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두 가지 1차 평가지표는 간섬유증을 동반한 NASH 치료제로 가속승인할 경우 임상적 유익성을 입증하는 근거로 FDA가 제시한 것이다.
레스메티롬은 투약 52주차에 NASH/NAFLD(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 단순 지방간과 NASH를 합한 개념) 활동 점수 2점 이상 감소와 섬유증 악화가 없는 비율이 레스메티롬 100mg 투여군의 경우 30%, 80mg 투여군에서 26%로 위약의 10%대비 큰 차이를 보여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섬유증의 악화가 없이 1단계 이상의 섬유증 개선을 달성한 비율은 100mg군 26%, 80mg군 24%로 위약군 14% 대비 통계적 유의성도 확보했다.
‘MAESTRO-NASH’ 및 ‘MAESTRO-NAFLD-1’ 임상에서 레스메티롬은 저밀도지단백(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포함한 죽상경화성 지질 및 지질단백질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환자들은 비 침습적인 검사를 통해 측정한 여러 간 건강 지표에서 유의미한 개선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레스메티롬은 일반적으로 안전하고 내약성이 확보된 것으로 평가됐다. 앞서 이뤄진 2상 및 3상 시험에서 도출된 자료와 마찬가지로 가장 흔한 부작용은 경도의 설사 및 일시적 설사, 치료 시작 시점에서 나타난 구역 정도였다.
마드리갈파마슈티컬스의 레베카 토브(REBECCA TAUB) 창업자 겸 최고의학책임자 겸 연구개발 총괄은 “MAESTRO-NASH 3상 시험에서 관찰된 긍정적인 유효성과 개별 ‘MAESTRO’ 시리즈 임상시험을 통해 확보된 대규모 안전성 데이터를 근거로 레스메티롬이 간 섬유증을 동반한 비알코올성지방간염 환자를 위한 최초의 치료제로 승인될 것으로 믿는다”며 “마드리갈은 FDA의 유익성-위험성 평가를 뒷받침할 탄탄한 입증자료 패키지를 산출했으며, 현재 진행 중인 2건의 3상 임상시험 가운데 하나는 이미 피험자 등록을 마쳐 가속승인을 취득한 후 임상적 유익성을 확증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간 섬유증을 동반한 NASH는 미국에서 간 이식수술을 필요한 첫 번째 원인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회사의 폴 프리드먼(PAUL A. FRIEDMAN) 대표(CEO)는 “이번 신약승인신청 마무리는 현재까지 허가를 취득한 치료제가 없는 간 섬유증 동반 NASH 치료제로 레스메티롬을 환자들에게 공급하기 위한 중요한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