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심대사계질환 신약개발 전문기업인 버사니스바이오(Versanis Bio)를 인수한다고 1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계약에 따라 버사니스는 최대 현금 19억2500만달러를 릴리로부터 지급받게 된다. 이 금액은 선불계약금과 차후 지급될 개발‧매출 관련 성과금을 합친 것이다.
버사니스의 선도자산은 액티빈(activin) 2형 A 및 B 수용체들과 결합해 액티빈 및 마이오스타틴(myostatin)에 의한 신호전달을 차단하는 기전의 단일클론항체 비마그루맙(bimagrumab)이다.
비마그루맙은 성인 과체중자 또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단독요법 및 세마글루타이드와 병용요법으로 유효성을 평가하는 2b상 ‘BELIEVE’ 임상시험(NCT05616013)을 진행 중이다. 지난 6월말 환자 500여명을 피험자로 등록 완료했고, 2024년 중반경에 데이터 판독이 나올 예정이다.
인크레틴과 비마그루맙을 병용하면 지방량이 추가로 감소시키면서도 근육량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직내 지방침착은 줄이고 근육량은 늘려 지속적이고 ‘질 높은’ 체중 감소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래 비마그루맙은 노바티스가 근육감소증 치료제로 개발하다가 실패한 것을 버사니스바이오가 도입해 비만약으로 다시 개발 중이다.
지난 6월 23일부터 26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 당뇨병학회 제83차 연례학술대회(ADA 2023)에서는 과체중 또는 비만인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비마그루맙의 2a상 임상시험 데이터가 발표됐다.
2a상에서 치료 48주 후 체지방량이 21.9% 감소하고 제지방 근육량이 4.5% 증가했다. 비마그루맙을 마지막으로 투여한 뒤 12주 동안 환자를 추가로 추적 관찰한 결과, 체중이 회복(증가)되지 않았다. 반면 세마글루타이드 및 기타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 복용을 중단한 환자에서는 빠른 체중 회복이 관찰됐다.
한편 릴리는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 후보물질 중 하나인 GIP(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GLP-1(glucagon-like peptide-1)/글루카곤 수용체의 3중 작용제 레타트루타이드(retatrutide)를 평가한 2상 임상시험 결과를 지난 6월 26일 ADA 2023에서 공개했다.
레타트루타이드는 48주 치료 기간이 끝날 시점에 평균 체중을 최대 24.2%(26.2kg)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42개 의료기관에서 18~75세 성인 제2형 당뇨병 및 비만을 동반한 환자(당화혈색소(HbA 1c) 7.0~10.5%, BMI 25~50) 281명을 대상으로 주 1회 1/4/8/12mg 레타트루타이드 밎 위약을 48주간 투약해 기저치로부터 체중 및 혈당 변화를 평가한 결과다. 레타트루타이드는 용량 의존적인 효과를 나타냈다.
릴리는 TRIUMPH 임상 3상 프로그램을 통해 레타트루타이드를 비만 치료제로 계속 평가할 계획이다.
릴리가 이미 시판 중인 인크레틴 기반 GIP/GLP-1 이중 작용제인 ‘마운자로프리필드펜주’(Mounjaro 성분명 티어제파타이드 tirzepatide)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미국과 한국 등에서 승인됐으며, 비만 치료제로는 오는 연말 이전에 허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릴리의 루스 지메노(Ruth Gimeno) 당뇨병‧비만‧심대사계 연구 담당 부사장은 “릴리는 미국 내 환자 수가 1억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만성질환의 일종인 비만을 포함해 각종 심대사계질환들에 대응할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릴리가 보유한 인크레틴 관련 지식과 전문지식을 버사니스바이오가 보유한 액티빈에 대한 심도깊은 이해와 결합시켜 병용요법의 잠재적 유익성을 환자들에게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버사니스바이오의 마크 프루잰스키(Mark Pruzanski) 대표는 “우리 시대가 직면하고 있는 최대의 건강 관련 위기요인 가운데 하나에 대응하기 위해 비마그루맙 개발을 진행한 것은 우리 연구팀의 특권이었다”며 “생명에 변화를 가능케 할 신약들을 개발하는 글로벌 리더기업 중 하나인 릴리야말로 비마그루맙과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들의 병용요법의 잠재력을 현실화시켜 심대사계질환 환자들에게 유익성을 구현할 이상적인 제약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