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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의 3단계 치료 … 수혈, 약물, 골수이식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3-04-26 23:18:31
  • 수정 2023-04-29 08: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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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DS 치료에 혜성같이 등장한 ‘레블로질’ … 수혈 횟수 감소, 빈혈 개선

골수형성이상증후군(골수이형성증후군, Myelodysplastic Syndromes, MDS)의 치료는 현재 지지치료, 약물치료, 항암치료 후 골수세포이식 등 3단계로 이뤄진다. 


지지요법 


지지요법으로는 수혈치료, 적혈구형성자극제(ESA), 항생제 치료, 수혈치료의 부작용을 완화시키는 킬레이팅 치료가 포함된다. 우선 MDS에 걸리면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이 파괴돼 감소되므로 주기적인 수혈이 필요하다. 


수혈치료와 철과잉증 부작용 


고리철적혈모구형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RS)는 대개 저도위험군으로서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며, MDS 환자의 약 3분의 1이 고리철적혈모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일반적인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불응성 빈혈을 보이는 MDS-RS환자는 약 3~11%정도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2019년 한 해 동안 1371명의 신규 MDS 환자가 발생한 것을 고려했을 때 이 중 불응성 빈혈을 보이는 MDS-RS 환자는 최대 약 150명에 해당한다.


빈혈은 MDS 환자의 약 89%에서 나타날 만큼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피로감이나 전신 쇠약감, 운동능력 저하 등을 유발한다. 심각할 경우 두근거림이나 호흡곤란, 가슴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MDS 빈혈 환자들은 최소 한 달에 1번 이상 의료기관 방문 및 수혈이 필요한데, 잦은 수혈은 철이 간이나 심장 등 장기에 철이 쌓이게 하는 철과잉증을 유발한다. 더욱이 코로나19 장기 유행과 인구 고령화와 헌혈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40세 미만 인구의 감소세로 수혈받는 환경도 예전보다 녹록치 않다. 혈액은 의약품과 달리 유한자원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수혈로 과잉의 철이 축적되면 철을 포획하는 킬레이션요법으로 이를 걷어내야 한다. 하지만 이 역시 복통, 구토, 설사와 같은 위장관계 증상이나 신장기능 이상, 간기능 이상, 피부 발진과 같은 여러 추가적인 이상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수혈의 부작용이 나타나거나 효과가 없을 때 저도위험군 MDS 빈혈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적혈구형성자극제(ESA, erythropoiesis-stimulating agents)가 주로 사용된다. ESA,는 성숙 적혈구를 증가시키는 작용을 함으로써 빈혈을 완화한다. ESA의 효능을 증가시키기 위해  과립구집락자극인자(granulocyte colony-stimulating factor, G-CSF)를 투여하기도 한다.


그러나 ESA에 반응을 보이는 환자는 30~60%에 불과하며, 약 34%의 환자는 ESA 초기 투여부터 불응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설령 초기에 ESA에 효과가 있더라도 이후 더 이상 반응하지 않게 되면 수혈 의존성이 나타날 수 있다.


MDS빈혈 환자의 최대 90%는 적혈구 수혈이 필요하게 되며 상당수의 환자가 만성적으로 반복적인 적혈구 수혈에 의존하게 되는데, 이런 환자들은 수혈에 비의존적인 환자에 비해 낮은 생존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혈 의존이적이며 ESA치료가 효과적이지 않은 환자들을 위한 별도의 치료 옵션이 없는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게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개발한 ‘레블로질주’(Reblozyl 성분명 루스파터셉트-aamt, luspatercept-aamt) 피하주사제다.


이밖에 지지요법으로는 감염과 싸우기 위해 여러 항생제가 동원된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이같은 지지요법에 대해서만 급여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레블로질을 포함한 약물치료는 대부분 비급여인 상태로 남아 있다.


수혈 횟수와 빈혈 개선을 위해 혜성처럼 등장한 ‘레블로질’ 


레블로질은 적혈구 생성 과정 중 후반기의 세포 성숙 과정을 촉진함으로써 수혈의존성 MDS-RS 빈혈 환자의 수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적혈구 성숙제(erythroid maturation agen, EMA)다.


레블로질은  2020년 4월 3일, 미국에서 기존 적혈구생성촉진제(erythropoiesis-stimulating agent, ESA) 치료에 실패한데다 8주 이상 2단위(units) 이상의 적혈구 수혈이 필요한 △초저위험, 저위험, 중등도위험의 고리 철적혈모구를 동반한 성인 골수이형성증후군(Myelodysplastic syndrome with ring sideroblasts, MDS-RS) 치료제 △고리 철적혈모구와 골수증식성신생물, 혈소판증가증 등 3가지를 동반한 골수형성이상증후군(Myelodysplastic syndrome/myeloproliferative neoplasm with ring sideroblasts and thrombocytosis, MDS/MPN-RS-T) 치료제로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2019년 11월 9일에는 수혈 의존성 베타 지중해빈혈 (Beta-Thalassemia)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이 적응증에 수혈 비의존성을 추가하려다  FDA의 부정적인 시그널을 읽고 BMS는 2022년 6월, 추가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국내서는 2022년 5월 9일, 세가지 적응증이 한꺼번에 승인됐다. 


레블로질의 최저위험(very-low-risk), 저위험(low-risk), 중등도 위험(intermediate-risk)의 MDS-RS에 대한 효과는 MEDALIST 3상 임상을 통해 입증했다. 


총 229명의 환자가 참여했으며, 레블로질 투여군은 153명, 위약 투여군은 76명이었다. 환자들은 환자들은 3주 간격으로 1.0~1.75mg/kg의 레블로질 또는 위약을 피하주사로 투여받았다.


1차 평가지표는 1~24주차의 8주 이상 지속되는 적혈구 무수혈(수혈 비의존) 기간의 달성이었다. 첫 24주 시점에서 레블로질 투여군의 38%(58/153)가 8주 이상 수혈 비의존을 달성해 위약군의 13%(10/76)대비 약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0.001). 


베이스라인의 수혈 부담을 기준으로 평가했을 때, 레블로질 투여군은 8주당 4단위 미만으로 수혈을 받던 환자의 80%(37/46), 4~6단위 환자의 37%(15/41), 6단위 이상의 환자의 9%(6/66)가 8주 이상 수혈 비의존을 달성해, 위약군(각각 40%(8/20), 4%(1/23), 3%(1/33)) 대비 우월한 결과를 보였다. 


8주 이상 수혈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1차 평가지표로 삼은 것은 정상적인 적혈구의 수명은 보통 3개월 이상이지만, 수혈로 공급된 적혈구는 보통 3주일, 길어야 4주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8주 이상 무수혈은 질병 자체가 호전되고 빈혈 교정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2차 평가지표는 1~24주차 또는 1~48주차의 12주 이상 지속되는 적혈구 무수혈(수혈 비의존) 기간 달성이었다. 임상 연구 첫 24주 시점에서, 레블로질 투여군의 28%가 12주 이상 수혈 비의존을 달성해 위약군의 8% 대비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0.001). 


또 48주 시점에서 레블로질 투여군의 12주 이상 수혈 비의존 달성 환자 비율은 33%로 위약군의 12% 대비 약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투약 기간이 길어지더라도 레블로질이 위약 대비 우수한 수혈 비의존을 달성했음을 의미한다. 


이같은 임상결과로 볼 때 저도위험군(최저위험, 저위험, 중등도위험)에 속하는 MDS의 만성빈혈에 따르는 수혈 의존성을 상당부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정 교수는 강조했다. 골수를 자극해 적혈구 생성을 부추기는 ESA와 다르게 적혈구의 성숙을 돕는 특화된 기전의 EMA이기 때문에 이런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준원 교수는 “저도 위험군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에서 항암제 치료를 바로 시작하지 않고, 견디기 쉬운 치료법이 추가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항암제 투여를 두고 고민했을 환자들에게 중간에 쉬운 치료가 하나 생겼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약물요법 


약물요법으로는 혜성처럼 등장한 레블로질을 비롯해 기존의 ‘레블리미드캡슐’(REVLIMID 성분명 레날리도마이드 lenalidomide)와 저메틸화제인 아자시티딘(azacitidine, 비다자주) 및 데시타빈(decitabine, 다코젠주)이 있다. 미성숙 골수아세포가 크게 증식해 급성골수성백혈병의 징조가 보이는 사람은 이 백혈병에 준하는 화학요법제를 투여하게 된다.


레블리미드는 국내에서 5q 세포유전자 결손(del 5q)을 동반한 International Prognostic Scoring System(IPSS) 분류에 따른 저위험 또는 중등도-1-위험 골수형성이상증후군에서 수혈 의존적인 빈혈이 있는 환자의 치료제로 적응증을 획득했지만 아직 건강보험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해당하는 환자가 극소수인 영향이 크다. 


레날리도마이드는 자연살해(NK)세포를 활성화해 면역체계가 종양세포를 식별 및 제거하는 능력을 증강시킨다. 다발성골수종에서 종양살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DS에서는 del 5q에 영향을 미치는 CK1α의 분해를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메틸화제는 DNA의 메틸화를 방해하여 종양 억제 유전자가 회복되도록 유도한다. DNA 메틸화를 조절하지 않으면 세포가 빠르게 분열하고 결국 암이 된다. 저메틸화제는 저용량에서는 비교적 합병증도 적어 저강도 항암제로 통한다. 고용량에서는 세포독성을 유발하는 등 부작용이 세진다. 저메틸화제는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를 억압함으로으로써 MDS를 치료한다. 이는 MDS가 AML로 진행되는 속도를 지연시킨다. 


저메틸화제는 저위험군의 빈혈을 보이는 MDS, 혈소판감소증 및 호중구감소증의 개선을 위해 투여한다. 이를 수혈 요구량을 줄이고 고위험군 환자의 생존기간을 연장시키는 간접적인 효과로 이어진다. 아자시티딘은 28일마다 7일간, 데시타빈은 28일마다 5일간 정맥주사한다. 


아자시티딘은 불응성빈혈(RA), 환상철적모구가 있는 불응성빈혈(RARS)인데 호중구 감소증이나 혈소판 감소증을 수반하거나 수혈이 요구될 때, 골수아구 과잉 불응성빈혈(RAEB)이 있는 MDS 치료제로 적응증을 갖고 있다. 


데시타빈은 이전 치료 경험 여부에 상관없이, 원발성 또는 속발성 골수형성이상증후군으로서 French-American-British(FAB) 분류에 따른 불응성빈혈(RA), 불응성 철아구성 빈혈(RARS), 골수아구과잉불응성빈혈(RAEB), 형질 전환중인 골수아구 과잉 불응성빈혈(RAEBT), 만성골수단핵구성 백혈병(CMML) 및 International Prognostic Scoring System(IPSS) 분류에 따른 intermediate-1,2(모든 중등도위험에 해당) 및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MDS에 적응증을 갖고 있다.  


저메틸화제는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4~6주기(1주기가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하고, 반응이 있으면 치료를 지속하는 게 권장된다.


이같은 약물치료에도 호전이 없다면 최후의 수단은 골수 유래 조혈모세포 이식이다. 화학요법제로 암세포를 싸그리 죽인 다음 골수를 이식해 조혈모세포를 싱싱한 것으로 전면 교체하는 방법이다. 다만 골수이식은 과거 항암제 치료로 인해 MDS가 발생할 경우에는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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