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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나건 가톨릭대 교수, 다약제내성암에 효과적인 화학민감제+항암제 봉입 리포좀 개발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3-03-22 13:47:56
  • 수정 2023-10-04 20: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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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gp 과발현된 다약제내성암 억제 효과 확인 … 수소펌프저해제가 세포내 pH차 줄여 암세포 사멸 환경 조성

항암제에 내성을 가진 암을 치료하기 위한 두 가지 약물이 함께 봉입된 약물 전달체가 개발됐다나건 가톨릭대 바이오메디컬화학공학과 교수팀은 P-당단백질(P-glycoprotein, P-gp)의 활성을 억제할 수 있는 수소펌프저해제와 항암제가 함께 봉입된 리포좀 제형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국가암정보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60% 이상이다. 의학발달로 생존율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지만, 기존 암 세포가 치료과정 중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재발하는 등 여전히 완치가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재발된 암은 기존 항암제뿐만 아니라 다른 항암제에도 내성을 가져 치료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처럼 다양한 항암제에 내성을 갖는 다약제내성(Multidrug resistance, MDR) 암을 치료하기 위해 항암제의 효과를 높이는 화학민감제제(chemosensitizer)가 개발됐으나 심각한 부작용으로 임상에서의 활용이 제한되고 있다. 이에 다약제내성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인 P-당단백질의 과발현 및 활성을 저해하는 동시에 부작용이 적고 인체에 안전한 화학민감제의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연구팀은 수소펌프저해제인 판토프라졸(pantoprazole, PZ)P-당단백질의 발현 및 활성 저해용 화학민감제로 채택했고 화학항암제인 파클리탁셀(paclitaxel, PTX)과 함께 생체적합성 리포좀에 봉입한 약물 전달체를 개발했다.

 

수소펌프저해제는 위장 벽 세포에 작용하여 위산을 분비하는 수소-칼륨 에이티피에이제(H/K-ATPase)를 억제하는 약물로,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위산분비억제제(위염 및 위궤양 치료제)로 사용되는 등 안전성 높은 약물로 알려져 있다.

 

암은 산성미세환경에서 더 잘 생존하며 P-gp와 액포형ATPase(vacuolar-type ATPase, V-ATPase)에 의존해 다약제내성을 갖게 된다. 연구팀이 명명한 다제내성나노크래커(multidrug-resistant nanocracker, MDRC)는 이같은 두 가지 다제내성 메커니즘을 억제하는 것으로, 판토프라졸과 파클리탁셀이 함유된 복합물을 리포솜에 담아 이를 구현했다.

 

판토프라졸은 pH 구배(수소 양이온 증가)를 방해하고 P-gp를 억제함으로써 파클리탁셀의 다제내성 암 치료효과를 향상시키는 화학민감제로서 역할을 한다. MDRC에는 캡슐화된 PZPTX가 서로 다른 방출 속도로 존재한다. PZ는 혈장에서 12시간 이내에 방출되고, PTX48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방출된다.

 

실험 결과 MDRCP-gp가 과발현된 인간 유방암 MDR 암세포인 MCF-7/mdr 세포주와 쥐 섬유육종세포인 UV-2237M 세포주를 억제함으로써 세포 흡수율을 증가시킬 수 있다. MDRC는 또 세포내 pH를 증가시켜 PTX의 세포독성 효능을 증가시킬 수 있다. MDRC는 단순한 PZ PTX의 혼합물에 비해 P-gp가 과발현된 인간 유방 선암종에서 10.5배 감소한 IC50(암세포 생존율을 50% 감소시키는 데 필요한 약물농도) 값과 P-gp 비발현 인간 유방 선암종에서 6.3~9.5배 감소한 IC50 값을 보였다. MDRC 나노캡슐은 단순한 PZ PTX의 혼합물에 비해 훨씬 적은 약물농도로 동등한 항암 효과를 보였다.

 

MDRC의 정맥 주사는 체중 감소, 간기능 장애 또는 주요 장기독성을 유발하지 않았습다. MDRC는 쥐 섬유육종에서 80% 완전관해를 나타냈다. 다제내성종양에 대한 MDRC의 탁월한 치료 효과는 수지상세포 성숙 및 세포독성 T세포의 증가를 동시에 유도했다. 연구팀은 MDRCMDR 종양의 완전관해를 유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수소펌프저해제가 생체적합성 리포좀에 항암제와 함께 봉입되어 세포 내 소기관인 엔도좀과 세포질 사이의 pH 차를 최소화해(세포질의 pH를 높여) 항암제의 엔도좀 탈출을 돕는 동시에 P-당단백질과 결합해 P-당단백질의 활성을 억제한 영향으로 확인됐다.

 

나건 교수는 항암제는 암세포 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에도 독성이 있어 부작용이 심하기 때문에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항암제의 효능을 높이는 기술 개발이 필요했다이번에 개발한 약물 복합형 리포좀 치료제가 일반 암 치료 뿐만 아니라, 반복된 항암치료로 항암제에 내성을 갖게 된 환자들의 치료효과를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약물 전달 분야의 유명 국제학술지인 저널 오브 컨트롤드 릴리즈’(Journal of Controlled Release, IF=11.467)Nanocracker capable of simultaneously reversing both P-glycoprotein and tumor microenvironmen라는 제목으로 20232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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