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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 출범 후 최대 규모 시설투자 단행 … 본사 및 R&PD 센터 송도로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3-02-08 10:17:45
  • 수정 2023-02-13 12: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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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바, 셀트리온 있는 송도에서 경쟁력 UP … 두 기업에 밀리는 매출에 ‘초조감’ 작용, 첨단백신·CGT(세포유전자치료제)·mRNA벡터에 더 골몰할 듯

SK바이오사이언스가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시설 투자를 통해 세계를 연결할 바이오 허브구축에 나선다. 이 회사는 8일 이사회결의를 통해 송도 글로벌 R&PD센터’(Global Research & Process Development Center) 설립을 의결하고, 관련 절차 진행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날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기승인 된 투자비 419억원(토지비 등)을 포함한 총 3257억원을 투자해 송도 3413.8(9200) 부지에 R&PD 센터를 설립키로 했다. 2025년 상반기 중 R&PD센터가 완공되면 현재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본사와 연구소가 송도로 이전하게 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연구부터 상업 생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첨단 R&PD 센터 설립을 통해 기존의 비즈니스 영역을 고도화하고, 신규 감염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백신 생태계(Hub)를 조성한다는 목표다.

 

실제로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 등 글로벌 방역 전문가들은 새로운 팬데믹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주요 방안으로 글로벌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 협력을 통해 백신의 연구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이 유기적으로 이뤄져, 새로운 감염병 발생 시 100일 이내로 백신이 개발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이번의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재발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러한 움직임을 선도하고자 R&PD 센터에 글로벌 기업 및 기관과 협력할 수 있는 오픈 랩(Open Lab)을 설립한다. 오픈 랩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의 파트너십을 추진 및 강화하고자 하는 세계 각국의 바이오 기관·기업들의 사무 및 연구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대한민국 1호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개발을 위해 힘을 모았던 빌&멜린다게이츠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 CEPI, 국제백신연구소(IVI) 등 유수의 글로벌 기관들 뿐 만 아니라 다수의 산학 주체들이 이미 R&PD센터에서 이뤄질 상생의 바이오 생태계에 주목하고 있다.

 

핵심 중장기 전략 중 하나인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글로컬라이제이션은 백신 수요가 높지만 인적·물적 인프라가 충분하지 못한 국가에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고도화된 R&D 및 생산 역량을 이식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뿐만 아니라 연구 역량이 충분하지 않으나 백신 개발의 수요가 있는 국가 기업들과의 협업과 더불어 해당 국가의 바이오 인력 양성 역시 오픈랩에서 이뤄질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R&PD 센터를 중심으로 한 글로컬라이제이션 사업 본격화를 통해 자체 개발 백신의 새로운 시장 개척과 더불어 전 세계적인 백신 공급 불균형 해소를 통한 인류 보건 증진 기여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체적인 R&D 기술력 고도화 및 자체 백신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한 연구 및 생산시설 고도화도 추진한다. 우선 감염병 BSL(biological Safety Level, 생물안전등급)-3 연구시설을 포함한 최첨단 연구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BSL은 생물학적 위험도가 높은 미생물 연구가 가능한 시설에 대한 등급 기준으로, 위험도가 높고 중대 질환을 유발하는 신규 감염병 대응 백신의 개발을 위해서는 BSL-3 수준의 연구 시설이 요구되고 있다.

 

SK는 또 의약품 수탁개발생산기업(CDMO)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파일럿 플랜트(Pilot Plant)’도 설립한다. 파일럿 플랜트란 신규 공법이나 제품을 도입하기 전 건설하는 소규모의 시험적 설비를 의미한다. R&PD 센터의 파일럿 플랜트는 가장 까다로운 수준으로 평가받는 cGMP 수준의 생산시설로 설계돼 신규 백신 과제 또는 CDMO 사업에 적극 활용될 계획이다.

 

파일럿 플랜트에는 신성장 전략 중 하나인 CGT(세포유전자치료제), mRNA, 바이럴벡터(Viral Vector) 등 신규 연구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시설도 마련된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가 조인트벤처(Joint Venture, JV) 설립,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신규 시장에 진출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어, 파일럿 플랜트가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과의 협력 및 투자를 이끌어내는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SK바이오사이언스는 파일럿 플랜트에서 비임상, 임상 및 일부 상업 생산 등을 위한 시료 생산이 가능해짐에 따라 경북 안동에 위치한 글로벌 수준의 백신 생산 시설인 안동L하우스와의 시너지를 통해 신규 파이프라인 확대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사장은 R&PD센터의 송도 이전과 관련,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글로벌 백신·바이오 네트워크의 핵심으로 떠오른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지의 질병(Disease-X)’ 대응을 위한 드림팀을 꾸리기로 했다“R&PD센터는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의 바이오 및 백신 산업 고도화를 위한 꿈의 무대가 될 것이며, 체계적인 플랫폼 확대를 통해 경제적 이윤 창출뿐만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의 코어(Core)로써 전 세계인의 안전한 내일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송도 이전이 주는 의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송도행은 같은 바이오의약품을 연구개발하는 경쟁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의 약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축된 실적에 자극 받은 영향이 크다.

 

삼바는 지난해 연간 매출 313억원, 영업이익 9836억원(연결기준)을 기록했다. 수주 확대와 공장 가동률 상승, 삼성바이오에피스 100% 자회사 편입에 따른 외형 확대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14333억원(+91%), 영업이익은 4463억원(+83%)씩 각각 증가했다.

 

셀트리온도 지난해 처음으로 2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의 20223분기 누적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가량 늘어난 17733억원을 달성했다.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작년도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9290억원) 대비 50.8% 감소한 4567억원, 영업이익은 75.7% 하락한 1150억원으로 집계됐다. 당초 시장에서는 영업이익이 60%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시장 예상치보다 하락 폭이 컸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1403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68.9%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87억원으로 96.6% 줄었다.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CMO)이 줄어들고, 자체 개발한 스카이코비원멀티주’(GBP510)의 생산에 올인한 나머지 독감백신 생산을 소홀히 한 게 직격탄을 맞았다. SK는 스카이코비원 생산을 위해 지난해 독감백신의 생산을 중단했다. 국내 독감백신 점유율 1위였던 만큼 생산 중단이 실적 악화에 큰 악영향을 줬다.

 

최근 GBP510이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사용목록에 등재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미지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전 세계가 본격적으로 엔데믹 국면에 들어서면서 긴급함이 사라진 상황이라며 등재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000만 회 분을 선 구매한 정부도 GBP510WHO 긴급사용목록에 등재될 경우 해외 공여 등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조합 단백질 항원 방식의 스카이코비원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초기주(우한바이러스)를 겨냥한 초기접종용 백신으로 개발됐다. 하지만 첫 출하가 이뤄진 작년 8월말 당시에는 이미 델타 변이 유행을 지나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잡는 상황이어서 수요가 급감했다. 국내 접종률이 기대보다 낮은 상황에서 해외기구의 승인도 받지 못했다.

 

코로나 백신 수요가 급감하자 SK는 신 성장동력으로 세포유전자치료제 기업의 지분 인수 등을 고려하고 있다. 혁신 난치병 바이오 의약품 개발을 통해 상황 반전을 꾀한다는 구상의 하나다. 첨단백신과 mRNA벡터를 이용한 치료제 및 백신 개발 역량도 강화해 삼바나 셀트리온과 차별화를 기할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송도행은 같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저만치 앞서나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행보에 자극받은 바 크다. 지난 1월 16일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발표한 제약상업기업 브랜드 평판 빅데이터 분석 결과는 삼바 12.970, 셀트리온 6.493, SK바이오사이언스 2.493의 비율이 될 정도로 큰 격차를 보였다. 게다가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송도 경제자유구역청(IFEZ) 관할 송도국제도시에 메가플랜트를 건설하기 위한 사업의향서를 제출했다. 규모와 금액은 아직 비공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5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보유한 미국 뉴욕주 이스트시라큐스(East Syracuse)에 소재 생물의약품 제조시설을 16000만달러에 인수키로 계약했다. 장차 의약품 수탁개발생산기업(CDMO)으로서 삼바나 셀트리온을 모방 발전한다는 심산이다. 롯데는 2030년까지 3조원 규모를 투자해 3개의 메가플랜트를 국내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36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갖출 예정이다. 이는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역량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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