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녹내장 환자의 안압을 낮춰주는 일본계 한국산텐제약의 신약 ‘로프레사점안액0.02%’(Rhopressa 성분명 네타르수딜 netarsudil)를 3일 허가했다.
이 약은 안구의 방수(눈 안에 생성되는 물, 눈의 형태(압력)를 유지하고 눈 안에 영양분 공급) 유출을 증가시켜 개방각 녹내장이나 고안압 환자 안압을 낮춰준다.
녹내장은 시신경 기능 이상으로 시아 결손을 유발하는 진행성 시신경 병증이다. 개방각 녹내장은 방수 배출구인 섬유주가 열려 있는 녹내장으로 안압이 상승하는 질환이다. 상대적으로 섬유주 입구가 막히면 폐쇄각 녹내장으로 더 위중하다.
이 약의 주성분인 네타르수딜은 계열 최초의 Rho 인산화효소 저해제(Rho kinase inhibitor, RKI)로서 섬유주(섬유주대) 세포를 수축시키는 효소(Rho kinase)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방수의 주 배출로인 섬유주 경로를 이완시킴으로써 방수 배출을 증가시켜 안압을 낮춰준다.
네타수르딜은 심혈관계와 중추신경계 등에서 액틴 및 세포 이동(actin and cell migration)을 조절해 세포의 형태, 극성, 세포골격 리모델링(cytoskeletal remodeling)을 조정하는 Rho/ROCK 신호전달경로에서 저해제로 작용해 섬유주대를 활성화한다.
섬유주대(纖維柱帶, trabecular meshwork)는 전방우각(前房隅角)에서 전안방(前眼房)과 슐렘관(schlemm canal)의 경계를 이루는 부분이다. 전방수(前房水)는 대부분 섬유주대에서 슐렘관으로 유출됨으로써 안압이 떨어지게 돼 있다. 섬유주대의 비정상적 기능(긴장)은 개방각 녹내장 및 고안압증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기존 국내 녹내장 치료제는 방수생성억제제인 탈탄산효소억제제와 베타차단제, 방수유출촉진제인 부교감신경효능제와 프로스타글란딘유사체, 두 가지 기능을 겸하고 있는 알파2 효능제, 기타 삼투압 이뇨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새로운 기전의 로프레사가 국내에 도입됨으로써 치료제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식약처 관계자는 말했다.
로프레사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DURHAM)의 안과 치료제 전문기업인 에어리파마슈티컬스(Aerie Pharmaceuticals)가 개발해 2017년 12월 18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일본 산텐제약이 2020년 10월 28일, 로프레사와 또 다른 녹내장 및 고안압증 치료제 ‘록라탄’(Rocklatan: 네타수르딜 0.02%+라타노프로스트 0.005% 점안액 netarsudil/latanoprost ophthalmic solution)에 대한 일본, 한국, 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에 대한 로프레사에 대한 권리 및 독점적 개발·판매권을 인수해 이번에 국내 허가를 얻었다.
산텐은 추가로 2021년 12월 7일에 유럽, 독립국가연합(CIS), 중국, 인도, 라틴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등에 대한 판권을 추가로 획득했다. 사실상 미국 이외의 시장에 대한 글로벌 마케팅 권한은 산텐이 거의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에어리파마슈티컬스는 2022년 8월 22일, 노바티스로부터 2019년 4월에 분사된 세계 최대의 안과질환 치료제 및 디바이스 전문기업인 알콘(ALCON)에 7억7000만달러에 매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