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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케다 ‘엑스키비티’ 경구 복용 편의, 긴 반응지속기간(17.5개월)로 차별성 부각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3-02-02 02:26:17
  • 수정 2023-02-04 02: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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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GFR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국내 출시 … 얀센 ‘리브리반트’보다 객관적반응률 뒤지지만 효과 장기적

한국다케다제약이 국내 두 번째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엑손(Exon) 20 삽입 변이 표적치료제 ‘엑스키비티캡슐’(EXKIVITY 성분명 모보서티닙 mobocertinib)를 1일 출시했다.  


여러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 중 이 표적을 노린 치료제로는 얀센 ‘리브리반트주’(Rybrevant, 성분명 아미반타맙, amivantamab-vmjw, 코드명 JNJ-61186372)가 2022년 2월 15일에 국내에서 처음 허가됐고, 엑스키비티는 같은 해 7월 19일 허가받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기준으로는 두 신약이 각각 2021년 5월 21일, 2021년 9월 15일에 승인받았다. 한미약품이 3상에서 실패해 2022년 11월 말, FDA 승인이 좌절된 포지오티닙(poziotinib)도 이 계열에 속한다. 


한국다케다의 EGFR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 ‘엑스키비티캡슐’

엑스키비티는 EGFR 엑손20 삽입 변이 유전자를 표적해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타이로신 키나제 억제제(Tyrosine-Kinase Inhibitor, TKI)로서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분야에서 등장한 최초의 경구 치료제다.


국내에서 이전에 백금 기반 화학요법으로 치료받은 적이 있고 EGFR 엑손 20 삽입 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미국에서는 백금 기반 화학요법 치료 ‘도중 또는 이후에’로 문구가 조금 다르다. 


EGFR 엑손20 삽입(exon 20 insertion) 변이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 약 12,8%, 전체 비소세포폐암에서는 약 2%를 차지할 정도로 희귀하다. 비소세포폐암 EGFR 변이에는 이밖에  엑손19 결손(exon 19 deletion) 44.2%, 엑손21에 L858R로 점 돌연변이(point mutation)가 일어난 exon21 L858R(31.3%),  EGFR G719X mutation(6.1%), EGFR L861Q mutation(2.4%), EGFR  S768I mutation(2.4%) 등이 있다.


유한양행이 개발해 국내 승인을 얻은 ‘렉라자정’(LECLAZA, 레이저티닙 lazertinib)은 엑손 21 L858R 치환 돌연변이(L858R)를 공략하는 표적치료제다. 


한국다케다제약은 1일,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안명주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김태민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태민 교수를 초청, 엑스키비티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엑스키비티가 경구용 치료제라 투여가 편리하고, 17.5개월에 이르는 반응지속기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엑스키비티, 병원 방문 줄이고 긴 반응지속기간이 수명 연장에 기여 


엑스키비티의 국내외 허가는 이전에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11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EXCLAIM 임상 1/2상을 근거로 이뤄졌다.


이 연구에서 독립평가위원회가 평가한 객관적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은 28%(95% CI, 20-37), 연구자 평가한 객관적반응률은 35%(95% CI, 26-45)로 나타났다. 


투약 후 반응이 나타나기까지의 시간(Time To Response, TTR) 중앙값은 1.9개월(95% CI, 1.8-3.6)로 빠른 약효를 보였다. 


특히 반응지속기간(Duration of Response, DoR) 중앙값은 17.5개월(95% CI, 7.4-20.3)로 반응이 나타난 환자에서는 장기간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무진행생존기간(Progression-Fress Survival, PFS) 중앙값은 7.3개월(95% CI, 5.5-9.2)이었으며, 전체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 중앙값은 24.0개월(95% CI, 14.6-28.8)에 달했다.


김태민 교수는 “EGFR Exon 20 삽입 변이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에는 환자들의 전체생존기간이 15~16개월 정도에 불과했다”면서 “엑스키비티의 반응 지속기간은 과거의 전체생존기간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응지속기간이 길수록 항암제의 효과가 오래 간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궁극적으로 환자의 생존기간 연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EGFR Exon 20 삽입 변이에서 24개월의 전체생존기간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EGFR Exon 20 삽입 변이 폐암이 매우 이질적인 집합체(아형이 60종)임을 감안하면 PFS와 OS 성적표는 첫 번째 성공 시나리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반응지속기간 1년 반(17.5개월)은 기존 약물(8~12개월)에 비해 아주 긴 것”이라며 “화학요법제는 6개월 정도에 불과하며, 최신 면역관문억제제는 화학요법제보다 1~2개월 추가 연장하는 수준에 그친다”고 평가했다. 이어 “엑스키비티 투여로 환자의 수명을 8~9개월을 연장해 그 기간 가족들과 못했던 여행을 하고 육아를 하는 것은 아주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EGFR 변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엑손 19 결손, 엑손21 L858R 치환 변이(각각 첫 번째, 두 번째: 둘을 합치면 75~85%)와 비교해 생존기간이 절반에 불과하다. 


존슨앤드존슨에 따르면 EGFR 엑손 20 삽입 변이는 일반적으로 승인된 EGFR TKI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 이 변이를 가진 환자는 평균 생존기간이 17개월 이하(신규 진단된 전이성 NSCLC의 경우 16.2개월)로, EGFR 엑손19 결실이나 L858R 치환 변이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인 32~39개월보다 훨씬 짧다. 다른 변이보다 감지되지 않는 때가 많고 더 나쁜 예후를 갖고 있다.


기존의 EGFR TKI 제제들은 엑손19 결손이나 엑손 21 L858R 치환변이에는 효과적으로 작용했지만, 엑손20 삽입 변이에는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대부분의 환자들은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를 받아왔다.


폐암의 높은 이질성 … 같은 폐암이라도 최소 60가지의 아형 존재  


폐암은 크게 수술과 약물치료가 가능한 비소세포폐암과 수술 치료가 불가능하고 항암제±방사선으로 치료하는 소세포폐암으로 나뉜다. 그 비율은 대략 85% 대 15%다. 소세포폐암은 훨씬 흡연과 관련 깊고, 비소세포폐암은 비흡연자에서도 흔하게 나타난다. 20년 전에는 비소세포폐암의 비중이 60%에 불과했으나 비흡연 폐암 환자가 늘면서 그 비중도 높아졌다. 한국에서는 연간 2만7000명의 폐암 환자가 신규 진단된다. 


비소세포폐암은 선암종이 55%, 편평상피암이 34%를 차지하며 나머지 약 11%가 기타암이다. 선암종은 다시 KRAS 변이 27%(KRAS G12C 변이 14%, 기타 KRAS 변이 13%), EGFR 변이 21%(표적 민감성 17%, 기타 EGFR 표적 4%), ALK(anaplastic lymphoma kinase) 재배열 변이 5%, BRAF (이하 표적) 3%, MET 3%, ATR 3%, HER2 2%, RET 2%, ROS1 재배열 2%, AXL 2%, NTRK 1%, PIK3CA 1%, MEK1 1% 미만, VEGFA 1% 미만, 기타 수십 개 표적 도합 1% 남짓이다. 나머지 28%는 표적이 전혀 없는 비소세포폐암의 선암종이다. 이밖에 표적으로 규정하긴 어렵지만 PD-1, PD-L1을 공략하는 면역관문억제제가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쓰인다. 


안명주 교수는 “Exon 20 삽입 변이의 이질적인 특성을 고려하면, PCR(Polymerase chain reaction, 중합효소연쇄반응)보다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차세대 유전자 시퀀싱)가 효율적”이라며 “지극히 많은 비소세포폐암 유전적 아형을 PCR 검사로 정확하게 검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NGS에서 Exon 20 삽입 변이가 확인된 환자 중 절반은 PCR에서 음성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PCR 검사로 찾을 수 있는 변이는 20개 이하이지만, NGS는 한 번에 수 백개의 유전자를 찾을 수 있다”며 “Exon 20 삽입 변이의 다양한 아형을 찾으려면 PCR로는 어려워 NGS를 해야 더 많은 환자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NGS는 검사 결과가 나오는 데 보통 2주 이상이 걸려 PCR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비용이 높다”며 “어떤 의사들은 외국에 NGS 검사를 의뢰하는 게 더 빠르다고 하고,  국내 여러 의료기관이 국내 특정 진단업체에 검사 의뢰를 집중하면 24시간 NGS 분석이 이뤄질 수 있겠지만 NGS 검사법을 표준화하고 이런 절차를 확립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NGS는 여러 검체를 동시에 분석해야 시간-비용 면에서 효율적이다. 하지만 국내서는 NGS 의뢰 건수가 절대적으로 작고, 수주 규모가 영세해 분석이 많은 시간이 걸리며, 보건당국이 NGS에 대한 허용 기준이 관대해 업계 내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다케다 ‘엑스키비티’ vs 얀센 ‘리브리반트’ 작용기전, 부작용 고려해 선택해야


엑스키비티의 임상 결과는 한 발 앞서 출시된 리브리반트의 CHRYSALIS 임상 결과와 비교하면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기간(OS)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리브리반트의  PFS는 8.3개월, OS 22.8개월이다. 엑스키비티는 7.3개월, 24개월이다. 


리브리반트의 전체반응률(ORR)은 40%로 나타났으며 3.7%는 완전반응, 36%는 부분반응을 보였다. 엑스키비티 ORR은 35%다. 


리브리반트의 반응지속기간 중앙값은 11.1개월이며, 환자의 63%가 6개월 이상의 치료반응을 보였다. 반면 엑스키비티는 17.5개월로 더 길었다.


김 교수는 “엑스키비티가 리브리반트보다 상대적으로 반응률이 조금 낮았던 반면 반응지속기간은 길었다”며 “엑스키비티가 듣는 환자에게는 더 잘 듣고 효과가 오래 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상시험 모집단 수가 적고, EGFR Exon 20 삽입 변이는 아형만 60가지가 넘어 상당히 이질적이어서 아형에 따라 치료 예후도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가지 연구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두 가지 약제를 모두 쓴 환자들도 있었다”며 “이 가운데 두 가지 약제 모두에 효과가 없었던 환자도 있고, 모두 효과가 있었던 환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EGFR Exon 20 삽입 변이 아형과 이에 따른 치료 효과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됐을 때 어떤 환자에게 어떤 약제가 더 나을지 예측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아직은 러닝커브(Learning curve)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 역시 “Exon 20 삽입 변이가 상당히 이질적인데, 100명 정도의 데이터(엑스키비티 114명 , 리브리반트 81명)로 두 약제를 비교한다는 것은 위험하다”며 “두 약제 모두 기존의 약제보다 치료반응이 좋지만, (현 시점에서) 비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명주 교수는 “두 가지 약제의 기전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약제를 선택해야 할지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토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리브리반트는 EGFR 변이 및 MET  표적 이중특이항체로 분자량이 크고 표적을 하나 더 공략하는 반면 엑스키티비는 순전히 EGFR만 표적으로 삼는 저분자 물질(화합물)이다. 


김태민 교수는 “리브리반트는 초기에 매주, 이후로도 2주마다 계속해서 정맥주사를 맞아야 한다”며 “또한 주사 관련 이상반응이 흔한데, 이제 한국 연구자들에게 너무 익숙해 관리가 어렵지 않지만 환자들에게 잘 설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엑스키비티는 투여받은 환자 모두에서 이상반응이 발생했다. 3등급 이상 이상반응은 66%의 환자에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엑스키비티는 경구제로서 병원에 올 불편함이 없지만 상대적으로 설사가 흔하다”며 “과민성대장증후군이나 자가면역질환으로 설사에 두려움이 있는 환자들은 외래에서 문진 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설사는 거의 모든 환자(93%)에서 부작용으로 나타났고 하루에 7번 이상 설사하는 3등급 이상의 설사 부작용은 16%에서 발생했다”며 “설사는 초기에 2주간 심한 편이며 이를 잘 케어하면 이후에는 빈도가 줄고 일상에 큰 지장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현장에서 볼 때 리브리반트와 엑스키비티의 효과 차이는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두 약물의 경쟁에서 성공의 관건은 이상반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좋은 약을 먼저 써야 결과도 좋기 때문에 현재 2차 치료제인 엑스키비티가 1차 치료제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환자 선별에 NGS가 PCR보다 검사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더 걸리고 고가이지만 생존기간과 삶의 질 개선을 고려할 때 극복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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