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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 김종헌 교수팀, ‘소발디’ 대항마 C형간염 신약후보물질 발굴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3-01-04 11:24:39
  • 수정 2023-01-20 12: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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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온코노바테라퓨틱스 개발 PLK1 억제제 ‘리고세르팁’ … 간내 miR-122 억제, C형간염 바이러스 증식 차단

국립암센터 김종헌(암분자생물학연구과 수석연구원) 교수, 서유나(암분자생물학연구과) 연구원, 박종배(국제암대학원대학교 산학협력단장) 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조성찬(책임연구원) 교수 공동 연구팀은 C형간염의 바이러스 증식 핵심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항바이러스 신약후보물질로 ‘리고세르팁’(rigosertib)을 발굴해 C형간염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국립암센터 김종헌 교수(왼쪽부터), 박종배 교수, 서유나 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조성찬 교수.(국립암센터 제공)

C형간염 바이러스는 현재까지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다. 주로 혈액을 통해 감염되며 전 세계적으로 1억여 명의 환자가 있다. C형간염은 만성 간염으로 이어질 경우 간경화·간암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예방 백신으로 널리 알려진 mRNA가 아닌 마이크로RNA와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21~23개 서열의 작은 RNA 조각인 마이크로RNA는 기존 RNA와는 기능이 크게 다르고 mRNA 등과 결합해 단백질의 발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즉, 유전자 발현 억제가 주요 기능이다.


그런데 간에서만 발현되는 마이크로RNA-122(miR-122)라고 불리는 마이크로RNA는 기능이 좀 다르다. miR-122는 22개 서열의 마이크로RNA로, C형간염 바이러스 RNA의 5′(5프라임) 끝부분에 결합해 바이러스 RNA를 안정화하고 단백질의 발현을 증폭해 바이러스 증식에 도움을 준다. C형간염 바이러스는 miR-122를 바이러스 증식에 교묘하게 이용한다.


연구팀은 바이러스 증식에 매우 핵심적인 miR-122를 조절하는 상위 신호 전달 PLK1(폴로 유사 단백질 인산화효소 1, polo-like kinase 1)-ELAVL1/HuR(embryonic lethal-abnormal vision like 1/human antigen R)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이 과정에서 miR-122의 신호전달 과정을 조절(억제)하는 항바이러스 신약후보물질로 리고세르팁을 발굴했다. 리고세르팁은 세포 내 PLK1의 인산화 효소 기능을 억제하고 최종적으로 PLK1 하위 신호전달 과정(ELAVL1/HuR-miR-122)을 저해해 C형간염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한다.


연구팀은 리고세르팁의 항바이러스 효능을 간암 세포주·동물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리고세르팁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뉴타운의 온코노바테라퓨틱스(Onconova Therapeutics, 나스닥 ONTX)가 항암제로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PLK1 특이적 저해제다. 


이번 논문의 주 교신저자인 김종헌 교수는 “miR-122와 관련해 발굴한 리고세르팁이 향후 간암 발생과 밀접한 관련 있는 C형간염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새로운 방식의 치료제 후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리고세르팁은 길리어드사이언스가 개발한 블록버스터 C형간염 신약인 ‘소발디정’(Sovaldi 성분명 소포스부비르, sofosbuvir)의 아킬레스건인 RNA 바이러스 변이 저항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발디는 C형간염 바이러스의 복제효소인 NS5B(Non-structural protein 5B)의 활성을 특이적으로 저해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PNAS, IF=12.279)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C형간염 바이러스 증식과 마이크로RNA-122의 조절을 동시에 감지할 수 있는 발광 센서 시스템에 대해 특허를 출원했으며 기초 연구, 신약개발 및 발굴을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국립암센터, 뉴캔서큐어바이오와 항암제 기술이전 협약 … 지방산 산화 관련 암에너지 대사 표적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오른쪽)이 4일 김수열 뉴캔서큐어바이오 대표와 지방산 산화 억제 표적항암제에 대한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국립암센터 제공)

한편 4일 국립암센터는 뉴캔서큐어바이오와 지방산 산화 억제 표적항암제에 대한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기술 이전하는 지방산 산화 억제 표적항암제는 기존의 독성항암제와는 달리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종양세포의 에너지공급은 차단해 종양세포의 성장을 감소시키는 새로운 전략의 치료제다. 


양 기관은 암의 지방산 산화를 표적으로 하는 7개의 국내 및 해외 특허의 기술이전을 통해 표적항암제의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임상시험을 가까운 시일 내에 시작할 계획이다. 


이 임상은 세계 최초로 암 지방산 산화대사를 억제하는 항암제 임상시험으로서, 성공할 경우 이화대사(catabolism)를 억제하는 항암제로서 항암제 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은 “부작용이 낮고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 드는 지방산 산화 억제 표적 항암제는 기존의 암치료법 및 항암제와도 병용이 가능하므로 암환자의 치료비 부담을 경감시키면서도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암 에너지대사 표적항암제 기술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국립암센터가 이번 기술이전을 통해 항암제를 상용화하면 난치성 암 환자에게 암 극복의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수열 뉴캔서큐어바이오 대표는 “대사를 표적으로 하는 췌장암 치료제 상용화 연구개발을 시작으로 지방산 산화 과정에서 훌륭한 치료 표적 및 효과가 좋은 억제제를 발견해 국립암센터 임상시험에 진입하기 위해 2022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접수를 마쳤다”며 “이번에 이전 받은 기술이 조속히 임상시험을 마치고 상용화되도록 연구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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