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의 B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후보물질인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fidanacogene elaparvovec)이 3상 임상시험에서 현재 표준요법보다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화이자는 중등도 중증(moderately severe)에서 중증(severe)의 B형 혈우병을 앓는 성인 남성 환자를 대상으로 3상 ‘BENEGENE-2’(NCT03861273) 연구 결과 통상적인 혈액응고 제9인자(FIX) 예방요법과 비교했을 때 모든 출혈의 연간출혈률(annualized bleeding rate, ABR)에서 비열등성 및 우수성을 보여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고 29일(현지시각) 발표했다.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은 5e11 vg/kg 단회 투여 이후 12주차부터 15개월까지 평균 연간출혈률은 1.3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치료 전 최소 6개월 도입기 동안 연간출혈률은 4.43이었다. 이는 유전자치료제가 표준 예방요법 대비 연간출혈률을 71% 감소시켰음을 의미한다.
주요 2차 평가치표는 치료받은 환자의 ABR 감소 정도로 78%에 달했으며, 연간 주입률(혈액응고인자 투여율) 감소 정도도 92%에 달해 지표를 충족했다.
평균 혈액응고 9인자의 활성도는 one-stage SynthASil assay 분석 결과 15개월차에 27%, 24개월차에 25%였다. 안정기 상태의 평균 혈청 중 혈액응고9인자 농도(FIX:C) 사전에 설정한 역치인 5%보다 훨씬 높았다. FIX:C(C는 concentration을 의미)는 통상 2% 미만이면 중증으로 간주한다.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은 전반적으로 내약성이 양호했고 안전성 프로파일이 임상 1/2상 결과와 일치했다.
중대한 이상반응은 환자 7명(45명 중, 16%)에서 14건이 보고됐고 이 가운데 2건(십이지장궤양 출혈, 면역 매개 간 염증효소 수치 상승)이 치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사망, 주입 반응, 혈전성 사건, 9인자 항체와 관련된 중대한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이 임상시험에 참가한 환자는 15년에 걸친 장기 연구를 통해 계속 평가될 예정이다.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은 생체공학적 아데노관련바이러스(AAV) 캡시드와 고활성도 인간 응고 9인자 유전자를 포함하는 새로운 벡터 치료제다.
정기적인 외인 9인자 투여 대신 1회 치료를 통해 9인자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을 혁신치료제, 첨단재생의약치료제(RMAT),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으며 유럽 의약품청(EMA)은 프라임(PRIority MEdicines, 우선심사 대상) 및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화이자는 내년 초에 규제기관들과 이번 상시험 데이터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추가적인 주요 데이터도 내년 초에 공개할 예정이다.
화이자 글로벌 제품개발부 암·희귀질환 최고개발책임자 크리스 보쇼프Chris Boshoff) 박사는 “화이자는 지난 30년 이상 동안 혈액질환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 및 상용화한 경험이 있고 혈우병을 앓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직면하는 중요한 어려움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B형 혈우병을 앓는 사람을 위한 최신 혁신을 진전시킨 게 자랑스럽고 이 유전자 치료제 후보물질의 잠재력에 고무돼 있다”면서 “임상시험에 참가한 사람과 이 혁신적인 연구에 기여한 연구자에게 매우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화이자는 현재 B형 혈우병, A형 혈우병, 뒤센근이영양증 등 미충족 수요가 높은 질환 환자를 위한 유전자치료제를 평가하는 3건의 3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또 항체를 보유하고 있거나 없는 A형 및 B형 혈우병 환자의 치료제로 새로운 피하주사형 치료 옵션인 마스타시맙(marstacimab)을 평가하는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