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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국내 사망원인 2위 심장 질환...약물방출풍선 치료로 부작용 최소화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2-12-08 09:36:42
  • 수정 2022-12-08 10: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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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령화, 비만, 대사성 만성질환 등 요인 찬바람 불면 많이 발병 수술통해 치료해야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면서 주의해야 할 질환이 있다. 바로 심장 질환이다. 국내 사망원인 2위로 지목되는 심장 질환은 고령화, 비만, 대사성 만성질환(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의 증가로 인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협심증, 심근경색과 같은 관상동맥 질환이 있다.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심장근육의 일부에 혈액 공급이 감소하거나 중단되어 발생한다. 혈관이 좁아지는 원인은 동맥경화증이다. 


치료 방법은 크게 약물치료, 관상동맥중재시술, 관상동맥우회로 수술이 있다. 약물치료는 모든 관상동맥 질환 치료의 근간이 된다. 혈관이 심하게 좁아져 혈관을 다시 열어주어야 할 때에는 관상동맥중재시술이나 관상동맥우회로 수술을 한다. 관상동맥중재시술은 대퇴동맥이나 손목에 위치한 요골동맥을 통해 풍선 카테터나 스텐트 등의 의료기기를 삽입하여 좁아지거나 막힌 심혈관을 확장하고 넓혀주는 치료 방법이다. 


우회로 수술 대비 회복이 빨라 널리 시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텐트라고 하는 얇은 금속망을 넣어 혈관을 확장시키는 스텐트 삽입술 치료가 있다.


김선원 고려대안산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에게 물었다. 김 교수는“스텐트를 삽입하는 중재시술이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기는 하지만 금속재질의 이물질인 스텐트가 평생 혈관 내에 남는다는 것이 단점이다”며 “혈관에 삽입된 스텐트가 혈액과 반응하여 혈전을 발생시킬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항혈소판제를 평생 복용해야 하고 이에 따른 출혈의 위험이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고 말했다.


관상동맥은 무엇이며 협심증과 심근경색은 어떤 차이가 있나.


관상동맥은 대동맥이 시작되는 부위에서 나와 심장을 감싸고 있으며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혈관이다. 관상동맥의 내경이 심각하게 좁아져서 심장근육에 혈액 공급이 원활치 않으면 가슴 통증을 일으키는 협심증이 발생한다.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면 혈액 공급이 전혀 되지 않아 심장근육이 괴사 되는데 이는 심근경색증이다.


관상동맥질환의 치료로 중재시술이 널리 시행되는 이유는 뭔가.


수술에 비해 소요시간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수술은 전신 마취를 해야 하지만 중재시술은 마취를 하지 않고 진행되며 통상적으로 약 1~2시간 정도가 소요되고 시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수일 내 퇴원이 가능하다. 의학의 발전으로 관상동맥중재술 성공률 역시 비약적으로 증가하였다. 우리나라는 타국 대비 중재시술을 통해 관상동맥질환을 치료하는 비율이 높다.


앞서 스텐트삽입술의 단점을 언급했는데.


시술 이후에 금속 스텐트가 혈관에 평생 남게 된다는 것이 취약점으로 지적된다. 기본적으로 스텐트는 외부에서 삽입된 이물질이기 때문에, 혈액과 접촉되면 혈전이 생긴다. 이것이 스텐트 혈전증이다. 혈전으로 인해 혈관이 다시 막히는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시술 후 6개월에서 1년까지는 두 종류의 항혈소판제(이중항혈소판요법)를 복용하고, 그 이후에도 한 종류의 항혈소판제를 평생 복용해야 한다.


스텐트삽입술이 관상동맥중재시술 치료의 가장 중요한 한 축을 차지한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스텐트의 안정성도 크게 개선되었다. 그럼에도, 한번 스텐트가 삽입되면 스텐트 관련 합병증으로부터 평생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항혈소판제 지속 복용에 따르는 출혈 위험 때문에 수술은 물론이고 치과 치료나 내시경 시술, 조직 검사 등을 할 때, 일일이 심장내과 전문의의 자문을 받아야 한다. 항혈소판제를 중단할 때에는 혈전증으로 스텐트가 막히지 않을까 항상 노심초사해야 한다. 


스텐트를 삽입했는데 재협착이 일어나는 이유는 뭔가.


시술 중 혈관을 확장시키는 과정에서 혈관 손상이 발생하는데 이는 회복 과정에서 새로운 조직의 형성으로 이어진다. 혈관 내에 금속 스텐트가 삽입되면 스텐트가 혈관 조직에 의해 덮이는 회복 과정이 진행되고 이때 혈관 조직이 과다하게 증식하면 재협착이 발생할 수 있다. 피부에 발생한 상처가  흉터를 남기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되겠고, 상처가 클수록 흉터가 커지고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과거 혈관 평활근 세포의 과증식이 스텐트 재협착의 주원인으로 밝혀지면서, 이 현상을 억제하기 위해 약물 스텐트가 개발되었다. 하지만, 약물 스텐트 역시 오랜 시간이 지나면 재협착이 나타난다. 스텐트는 혈관을 지지하는 단단한 금속망으로 정상적인 혈관의 생리 운동을 저해해서 동맥경화증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 밖에도 여러 병태생리학적 메커니즘이 스텐트 재협착의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다. 스텐트가 개발된 지 20년이 넘은 현재에도 이를 극복하기 위한 활발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약물방출풍선이 스텐트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던데.


약물방출풍선(Drug-Coated Balloon, DCB)을 이용한 관상동맥 확장성형술은 스텐트를 대체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다. 기존 약물스텐트는 금속망에 약물을 코팅한 것으로, 시술 후 금속망이 체내에 잔존한다. 약물방출풍선은 풍선카테터에 약물을 코팅한 것으로 혈관 내에서 풍선을 부풀리면 외부에 발라진 약물이 혈관 벽에 전달된다. 


좁아진 혈관 부위를 풍선확장술로 선제 확장시키고 확장 반응이 양호한 경우, 약물 풍선을 넣어 혈관 벽에 약물만을 전달한다. 약물을 전달한 매개체인 풍선은 다시 몸 밖으로 나오기 때문에 몸 안에 남는 이물질이 없다. 


약물방출풍선 시술 후 약 1-3개월 정도로 짧게 이중항혈소판요법을 시행한다. 그 이후에 복용하는 항혈소판제도 완전히 중단할 수도 있어 출혈위험도가 높은 환자에게 특히 효과적이다. 스텐트와 마찬가지로 재협착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혈관 내에 남는 이물질이 없어 병변이 재발하더라도 재시술이 용이하고, 혈관 우회술 같은 수술적 치료로 전환하는 데에도 저해 요소가 없다. 개인적으로 가능하면 약물방출풍선 치료를 하려고 노력한다. 고려대 안산병원은 약물방출풍선 치료를 가장 활발히 하는 선도적 의료기관 중 하나이다.


약물방출풍선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시행 빈도가 낮은 이유는.


약물방출풍선 시술을 위해서는 좁아진 혈관을 충분히 확장시키는 적극적인 선제 확장 과정이 필요하다. 스텐트가 지나갈 정도로 가볍게 확장하고 스텐트를 넣어 확장시키는 기존 스텐트 삽입술과는 차이가 있다. 여러 차례의 확장성형 과정으로 인해 스텐트 삽입술 대비 시간과 노력이 더 든다. 좋은 시술 결과를 위해 풍선 종류와 사이즈 결정에서부터 확장 강도 조절까지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다른 이유는 보험급여 적용 여부다. 현재 약물방출풍선은 스텐트 시술 후 재협착이 발생했거나 직경 2.5±0.25mm의 가는 관상동맥 혈관질환에 대해서만 보험급여가 적용된다. 큰 혈관일 경우에는 보험 적용이 안 된다. 반면에 스텐트는 대부분의 병변에 급여 적용이 가능하다.


약물방출풍선 치료에 대한 임상 경험과 근거가 축적되고 급여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 현장에서 시행 비율이 점차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한다. 질환이 심한 환자에서는 스텐트와 약물방출풍선를 같이 사용해 스텐트 삽입 개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약물방출풍선 치료를 통해 혈관을 가능한 한 자연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환자의 건강과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추가적인 연구가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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