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는 영국 옥스퍼드의 생명공학기업 DJS안티바디스(DJS Antibodies)를 2억2500만달러에 인수한다고 20일(현지시각) 발표했다. 현금 지불로 주식 전부를 매입한다.
애브비는 ‘DJS-002’ 프로그램의 성공 등과 관련된 특정 목표 달성에 따라 추가로 마일스톤을 지급하게 된다. DJS의 고용과 운영시설은 그대로 승계한다.
DJS는 G-단백질 결합 수용체(G protein-coupled receptor, GPCR)와 같이 의약품 개발이 어려운 질병 원인 단백질들을 표적으로 작용하는 항체의약품 개발에 매진해온 전문 생명공학사이다. 앞서 존슨앤드존슨는 창립 멤버로 암젠은 시리즈A 참여자로서, 벤처투자 계열사를 통해 DJS에 투자한 바 있다.
애브비가 이번에 DJS안티바디스를 인수한 것은 선도개발 프로그램인 ‘DJS-002’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 신약후보물질은 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IPF) 및 기타 각종 섬유성질환 치료제로 전임상이 진행 중인 계열 최초 리소포스파티딘산 수용체 1(lysophosphatidic acid receptor 1, LPAR1) 길항제 항체의 일종이다.
폐 내부의 섬유성 반흔에 의해 발병하는 IPF는 공격적인데다 사망률이 높아 크게 충족되지 못한 의료 수요가 높다.
애브비의 조나손 세지윅(Jonathon Sedgwick) 부회장 겸 글로벌 신약 발굴연구 담당 대표는 “DJS-002의 배경에 존재하는 혁신적인 과학적 노하우와 DJS 안티바디스의 재능 있는 연구팀을 받아들이게 돼 흥분된다”며 “이번 인수로 애브비의 면역성 질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항체 연구력을 증강시킬 새로운 역량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역동적인 옥스퍼드의 생명과학 허브에서 연구활동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와 관련, DJS안티바디스 측이 독자보유한 ‘HEPTAD’ 플랫폼은 막(膜)전위 단백질 타깃들을 표적화할 수 있는 새로운 항체 발굴 접근방법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애브비는 DJS 인수를 통해 HEPTAD 플랫폼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하면서 바이오의약품(biotherapeutics) 연구 부문의 역량을 보강할 수 있게 됐다.
애브비는 올 6월 11일 덴마크 젠맙(Genmab)과 공동 개발 중인 CD20☓CD3 T세포 관여(engaging) 이중특이항체인 엡코리타맙(Epcoritamab)의 긍정적인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재발성 또는 불응성 거대세포림프종 환자 157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객관적반응률(ORR) 63%, 완전반응(CR) 39%를 보였다. 이전에 CAR-T 치료제로 치료받은 적이 없는 환자에서는 각각 69%, 42%였다. 이전에 CAR-T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는 ORR 54%, CR 32%로 나타났다.
이는 6월 8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취득한 로슈의 CD20☓CD3 T세포 관여 이중특이항체 ‘룬수미오’(Lunsumio 성분명 모수네투주맙, mosunetuzumab)를 능가할 수 있는 것이어서 주목받았다.
룬수미오는 적어도 2회에 걸쳐 전신요법제를 사용해 치료를 진행한 적이 있는 성인 재발성 또는 불응성 여포성(濾胞性, 또는 소포성) 림프종(follicular lymphoma, FL) 치료제로 승인받으면서 완전반응률 60%, 객관적반응률 80%를 과시했다. 높은 가성비로 고가의 CAR-T 치료제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엡코리타맙이 CAR-T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내놓음으로써 찜찜한 마음을 가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처럼 애브비는 룬수미오의 장차 라이벌이 될 엡코리타맙을 바탕으로 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DJS는 애브비가 보유한 폭넓은 신약 발굴 노하우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항체의약품들을 창제하고, 지금까지 생물의약품으로 발전시키기 어려웠던 GPCR 수용체들을 표적화하기 위한 새로운 생물학적 통찰력을 습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DJS안티바디스의 데이비드 르웰린(David Llewellyn) 및 조 일링워스(Joe Illingworth) 공동 창업자는 “DJS안티바디스는 과학적인 호기심과 임상적으로 유의미하고 혁신적인 의약품을 발굴하기 위한 열망을 바탕으로 설립된 기업”이라며 “우리는 옥스퍼드 특유의 세계적인 과학‧기업계를 배경으로 최초 구상단계에서부터 시작해 매우 재능 있는 인력을 꾸릴 수 있기까지 특권을 누렸다”고 말했다.
이들은 “애브비와 함께 선도개발 프로그램을 임상 단계로 진입시키고 이곳에 고무적인 연구센터를 설립하는 등 속도를 내면서 우리의 매우 고무된 기분으로 다음 행보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