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시력 저하와 실명의 주요 원인인 ‘황반변성’ 환자가 최근 4년 사이 2.3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노인 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황반변성 환자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황반변성이 생기면 황반 내 시세포·시신경이 죽어 시력 장애로 이어진다.
세계 망막의 날(9월 24일)을 맞아 2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황반변성 건강보험 진료 현황에 따르면, 황반변성 진료 인원은 2017년 16만6007명에서 2021년 38만1854명으로 130% 늘었다.
지난해 남성 환자는 16만1894명, 여성은 21만9960명으로, 2017년 대비 각각 106%, 152% 증가했다. 인구 10만 명당 진료 인원도 2017년 326명에서 지난해 743명으로 128% 증가했다.
환자 증가로 황반변성 건강보험 진료비는 2017년 1095억원에서 지난해 3170억원으로 약 3배가 됐다.황반변성의 원인으로는 가족력, 흡연, 잦은 자외선 노출, 비만 등이 꼽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노화’로 알려져 있다.
나이가 들면서 황반 부위가 소실·퇴화돼 기능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황반변성은 가까운 곳의 작은 글자를 보기 힘든 ‘노안’과 달리 가까운 곳뿐만 아니라 먼 곳을 보는 데도 문제가 생긴다.
초기에는 글자나 직선이 조금 휘어 보이다가, 나중엔 그림의 특정 부분이 지워진 것처럼 보이거나 사물이 찌그러져 보인다.
환자 급증은 노인 인구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기준 황반변성 환자를 연령대별로 나눠보면 전체 진료 인원(38만1854명) 중 60대 이상이 83%를 차지했다. 70대가 32.9%(12만5642명)로 가장 많았다. 60대 31.6%(12만576명), 80세 이상 18.6(7만1164명) 순이다.
5년간 진료 인원의 증감률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60대가 175%로 가장 크게 증가했다. 50대 126.4%, 80세 이상 117.6%, 70대 11.1% 등이 뒤를 이었다.성별 진료인원을 살펴보면 남성 환자는 2021년 16만1894명으로 2017년보다 106%(8만3312명) 늘었다. 여성 환자는 21만9960명으로 151.6%(13만2535명) 증가했다.
환자가 늘면서 건강보험 총진료비도 증가했다. 황반변성 환자의 건강보험 총진료비는 1095억원에서 3170억원으로 189.5%(2075억원)이 늘었다. 연 평균 증가율이 30.4%다.환자 1인당 진료비도 66만원에서 83만원으로 25.9% 증가했다. 1인당 진료비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80세 이상이 99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남성은 80세 이상이 121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70대 119만원, 60대 97만원이 뒤를 이었다. 여성은 80세 이상 85만원, 70대 75만원, 60대 65만원 순이다.
정은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안과 교수는 "노인성 황반변성은 선진국에서 60세 이상 인구 실명의 주요 원인"이라며 "우리나라에서도 노인 인구 증가와 함께 황반변성 환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한 번 손상된 황반은 회복이 어려우므로 정기적인 안과 검진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