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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비소세포폐암 TKI ‘포지오티닙’ 승인에 FDA 심사진 ‘부정적’ 견해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2-09-21 12:20:57
  • 수정 2023-07-09 21:3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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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23일 FDA 항암제자문위 개최 앞두고 문제 제기 … 유효성 미흡, 심한 부작용, 적정 용량 설정 노력 부족 등 지적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가 오는 22일 한미약품이 개발한 경구용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 인 포지오티닙(poziotinib)의 승인 여부 결정을 앞두고 기존 치료제보다 치료 혜택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는 문서를 언론에 사전 공개했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의 미국 파트너인 스펙트럼파마슈티컬스(Spectrum Pharmaceuticals, 나스닥 SPPI) 주가가 33% 이상 폭락하고 한미약품 주가도 고 이날 15.54% 하락했다.  


포지오티닙은 한미약품이 미국 파트너사 스펙트럼 파마슈티컬스(스펙트럼)에 기술 이전한 비소세포폐암이다. FDA는 오는 22~23일(현지시각) 항암제자문위원회(Oncologic Drugs Advisory Committee, ODAC)을 열 예정이며 사전에 포지오티닙 승인심사 예비분석에 대한 자료를 언론과 위원들에게 공개했다. 자문위는 이를 바탕으로 승인 여부를 표결에 부칠 예정이며, FDA는 오는 11월 24일 최종 허가심사 결과 발표에 이를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자문위 결정은 참고사항에 해당하지만 채택하는 비율이 배제하는 비율보다 훨씬 높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FDA는 포지오티닙이 기존 치료제 대비 위험 대비 효과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효성은 물론 안전성도 기대 수준에 미흡해 허가에 의문을 제기한다는 것이었다. 그 내용은 크게 3가지였다.


첫째, HER2 Exon20 변이 삽입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승인신청한 포지오티닙은 동종 계열의 아스트라제네카 및 다이이찌산쿄가 공동 개발한 2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인 ‘엔허투’(Enhertu 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fam-trastuzumab-deruxtecan-nxki)와 비교할 때 반응지속기간이 짧다는 것이다. 


포지오티닙의 객관적반응률(ORR)은 28%에 그쳤고 반응지속기간(DoR) 중앙값은 5.1개월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엔허투는 지난 8월 26일 HER2 변이 절제불가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적응증을 가속승인 받으면서 ORR 57.7%, DoR 중앙값 8.7개월을 입증했다. ORR 28%로 가속승인을 얻게 된다면 역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중 최소치가 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둘째 포지오티닙의 독성 문제를 짚었다. 1일 1회 포지오티닙 16mg을 복용한 환자 중 57%가 부작용 탓에 약물을 감량해애 했다. 또 85%가 grade 3-4의 이상반응을 경험했다. 심사관은 사전공개된 문서에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부작용 발생과 투여 용량 감소로 미뤄볼 때 다른 용량의 제시 등 완화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셋째는 적정 용량 설정에 관해 얘기했다. 포지오티닙은 16mg 하루 한번 복용과 8mg 하루 두 번 복용으로 확증 임상시험을 진행키로 하고 가속승인 신약신청을 냈는데 아직 확증시험에 대한 환자 모집을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확증하는 데에만 향후 4~5년이 걸려 가속승인을 유지하기에는 너무 긴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가속승인은 보통 1~3년 허용되는 임시적 승인이며 확증시험을 통과해야 정식승인으로 전환되며 항구적인 승인이 가능하다. 


SPI-POZ-301 3상 확증시험에서 포지오티닙 8mg 하루 두 번 투여는 화학요법제인 도세탁셀(docetaxel)의 단독요법과 비교하게 돼 있으며 무진행생존기간이 1차 주요평가지표로 설정돼 있다. 2026년까지 확증시험을 마치기로 했으나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아 신청서에 제시한 2026년까지 마칠 수 없다는 게 FDA 심사관의 지적이다.


포지오티닙은  단독요법제로서 2상 ZENITH20 임상연구를 통해 HER2 Exon20 변이 삽입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16mg 하루 한번 투여한 결과만을 갖고 신약승인 신청을 냈다. 상 도 


이를 종합하면 포지오티닙은 적어도 비소세포폐암에서 2차 치료제로 승인된 ‘엔허투’, 미국 머크(MSD)의 PD-1 억제제인 ‘키트루다주’(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및 일본 오노약품공업의 PD-1 억제제인 ‘옵디보주’(Opdivo, 성분명 니볼루맙 nivolumab), 로슈의 PD-L1 억제제 ‘티쎈트릭주’(Tecentriq 성분명 아테졸리주맙, atezolizumab) 등과 대등하거나 나은 ORR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엔허투는 HER2 유전자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으로 적응증을 갖고 있고 나머지 약제는 모두 면역관문억제제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은 포지오티닙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충분하다고 해명했다. 포지오티닙이 현재까지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HER2 Exon20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 중 하나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혁신 신약이라는 설명이다. 


한미약품은 “항암제의 특성상, 약제를 통해 환자가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위험간의 해석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상당한 논쟁이 있을 수 있으나, 위험이 충분히 관리 가능하거나, 환자에게 주는 이익이 위험 대비 유용할 경우 신약으로 허가될 수 있다”며 “포지오티닙은 현재까지 사용할 수 있는 적정한 치료법이 없는 환자에게 투약할 수 있는 항암제로서,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확고하다”고 했다. 


이어 “현재까지 보고된 이상반응들은 다른 약제들에서도 나타나는 사례들로, 충분히 예측가능하고 관리 가능할 뿐 아니라, 포지오티닙이 환자들에게 주는 혜택(benefit)이 위험(risk)보다 분명히 크다”고 설명했다. 


또 한미약품은 “폐암은 다른 암종에 비해 치사율이 대단히 높은 질환으로, 반드시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이 제공돼야 한다. 포지오티닙은 기존 치료제에 반응이 없는 환자들에게 2차 또는 3차 치료제로서 투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맥 주사 방식이 아닌 경구용 제제여서 암 환자들에게 투약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포지오티닙의 유용성은 뚜렷하다”고 피력했다.


한미약품은 “포지오티닙의 유용성에 대해 파트너사인 스펙트럼과 함께 ODAC에서 충분히 설명해 환자들을 위한 긍정적 권고가 내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FDA 산하 ODAC은 포지오티닙 외에도 이미 허가된 스웨덴 생명공학기업 온코펩타이즈(Oncopeptides)의 ‘페팩스토’(Pepaxto, 성분명 멜팔란 플루페나마이드 또는 멜플루펜, melphalan flufenamide or melflufen :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성골수종)와 시큐라바이오(Secura Bio)의 ‘코픽트라’(Copiktra 성분명 두벨리십 duvelisib : 성인의 재발성 또는 불응성 만성림프구성백혈병 또는 소림프구성림프종(CLL/SLL)에 대한 3차 치료제)에 대해서도 재허가 여부를 함께 심사할 예정이다. 


페팩스토는 미국에서 2021년 2월 26일에 최소 4가지 이상으로 치료한 경험이 있고, 단백질 분해효소 저해제, 면역조절제, 항-CD38 단일클론항체 계열마다 적어도 1가지 이상에 불응성을 보이는 성인 재발성 또는 삼중 불응성 다발성골수종을 치료하기 위해 덱사메타손과 병용하는 약물로 FDA 가속승인을 얻었다. 


그러나 3상 확증시험에서 전체 생존기간 개선 효과를 입증하지 못해 2021년 10월에 자발적으로 시장에서 철수했다. 그러다 올해 1월에 추가적인 검토 및 분석 이후 자신감을 얻어 시장 철수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코픽트라는 PI3K-δ 및 PI3K-γ의 경구용 이중 억제제로 2018년 9월 24일 FDA 가속승인을 얻었다. 두벨리십은 과거에 2회 이상의 전신요법제 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CLL/SLL 성인 환자에 쓸 수 있는 3차 치료제로 허가됐다. 


그러나 FDA는 2022년 6월 30일 코픽트라의 사망위험 및 심각한 부작용 증가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ODAC에 회부됐다. 이미 코픽트라는 승인 기반이 된 과거 3상 임상에서도 이런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됐으나 약물의 시급성을 고려해 허가가 나왔다. 


코픽트라는  재발성/불응성 여포성림프종(FL) 치료제로도 가속승인을 받았으나 시판후 임상을 진행하지 못하면서 적응증 승인이 철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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