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의 주도 빅토리아에 소재한 오리니아파마슈티컬스(Aurinia Pharmaceuticals)의 성인 활성형 루푸스신염(lupus nephritis, LN) 치료제 ‘룹카이니스’(Lupkynis 성분명 voclosporin 보클로스포린)를 19일(현지시각) 승인했다.
룹카이니스는 2021년 1월 22일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기존 면역억제제 표준요법(mycophenolate mofetil(MMF) + 저용량 스테로이드 병용요법)과 병용하는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경구용 루푸스신염 치료제로서 FDA 허가를 취득한 것은 이 약이 처음이었다.
유럽 집행위원회의 판매 허가 결정은 모든 유럽연합 회원국과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 북아일랜드에서 유효하다. 유럽의약품청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올해 7월에 루카이니스 허가를 권고하는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이번 승인은 중추적 글로벌 3상 AURORA 1 연구와 최근 도출된 2상 AURA-LV2(연장연구)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보클로스포린은 미코페놀레이트모페틸(MMF), 저용량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병용했을 때 MMF 및 저용량 코르티코스테로이드 투여 대비 통계적으로 우수한 52주차 완전신장반응률(complete renal response)을 보였다. 완전신장반응률뿐만 아니라 요중 크레아티닌 대비 단백질 비율(urine protein to creatinine ratio, UPCR) 50% 감소에 이르는 속도도 각각 2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UPCR은 신장 내 단백질 수치를 모니터링하는 표준 측정법이다.
보클로스포린과 MMF 및 저용량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병용요법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일반적으로 MMF 및 저용량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유사했다.
오리니아의 피터 그린리프(Peter Greenleaf) CEO는 “이번 승인은 유럽연합에서 루푸스신염에 대한 최초의 경구 치료제 승인을 의미하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이 질환을 가진 유럽 전역의 성인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루푸스신염을 앓는 환자와 의사는 오랫동안 사용 가능한 치료옵션의 부족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원개발사인 일본 오츠카와 협력해 긍정적인 장기 신장 결과를 가능하게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의미 있는 치료제로 유럽 환자에게 다가갈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룹카이니스는 면역체계의 핵심인 T세포를 활성화하는 신호단백질인 칼시뉴린(calcineurin, CaN, calcium and calmodulin dependent serine/threonine protein phosphatase) 효소에 결합하는 면역억제제로, T세포가 친염증 매개물질인 인터루킨-2(IL-2)을 통해 자가면역반응을 유발하는 것을 차단해 신장의 염증을 줄이는 기전을 갖고 있다.
루푸스신염은 자가면역질환인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systemic lupus erythematosus, SLE)에 의해 고빈도로 나타나는 최중증 합병증으로서 비가역적인 신장손상이 유발되고 신부전, 심혈관계질환, 사망에 이를 위험성이 크게 높아진다.
오리니아는 2020년 12월 일본 오츠카제약에게 유럽연합 및 일본에 대한 라이선스를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오리니아는 EU 승인 관련 마일스톤으로 3000만달러를 오츠카로부터 받게 된다. 오리니아는 한국 일진그룹 계열사 일진SNT가 약 14%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영국 의약품규제당국은 앞으로 몇 주 안에 룹카이니스 판매 허가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스위스 의료제품청도 룹카이니스 판매허가신청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룹카이니스는 180 캡슐(2개월분, 하루 3번 복용)이 1만3361달러로 2021년도 출시 첫 해에는 4549만달러어치가 팔렸다. 2022년도 매출 목표는 1억1500만~1억3500만달러로 설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