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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수유, 아이 지능발달·질환예방 도움 … 산모 건강에도 ‘굿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2-08-18 10:11:50
  • 수정 2022-08-23 01: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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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아사망률 21% 감소, 옥시토신 분비돼 산후회복 촉진 … 환경호르몬 탓 맹신 금물 지적도

모유수유는 엄마와 아기에게 두루 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유에는 아기의 지능·신체 발달에 필요한 영양소와 감염을 예방하는 면역글로불린이 풍부하다. 모유수유 과정에서 엄마와의 피부교감은 아기의 정서 및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된다. 


아기에게 젖을 물릴 때 옥시토신이 분비돼 산후출혈을 예방할 수 있고 골다공증, 유방암, 난소암 등 각종 질환에 걸릴 위험도 줄어든다. 하지만 모유수유아는 분유수유아보다 영아기에 체중이 적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어 엄마들은 막상 모유수유를 시작해놓고도 걱정이 한가득이다.


젊은 산모 중 상당수가 번거로움, 귀찮음, 유방 모양 변화에 대한 걱정 등으로 모유수유를 꺼린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결과 국내 완전 모유수유율은 출생 직후 95.2%에서 3개월 후 47.5%, 6개월 후 18.3%로 현저히 떨어진다. 2015년 유니세프 본부가 발표한 국제 평균인 38%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모유가 아이에게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과정이 번거롭다. 모유수유는 2~3시간 간격으로 하루에 8~12회 이뤄져야 한다. 수유 한 번에 20~30분이 걸린다. 엄마가 섭취한 음식이 모유를 통해 아이에게 영향을 줄 수 있어 맵거나 짠 음식, 지방이 많은 음식,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음식은 피해야 한다. 


가슴이 처지고 유방 모양이 변할 수 있다는 두려움은 모유수유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모유수유가 아이의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고려하면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할 만하다. 미국소아과학회와 세계보건기구는 모든 영아에게 모유수유를 권장하고 있다. 생후 6개월까지는 모유만 수유하고, 이후 12개월까지는 이유식을 하면서 모유를 먹이며, 필요하다면 12개월이 넘어서도 모유를 줄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보통 하루에 모유의 양은 750~1000㎖ 정도이며, 아기에게 500~600㎉ 열량을 공급한다. 


모유는 아이의 면역체계를 강화하고 두뇌발달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모유에 풍부한 면역글로블린A(Immunoglobulin A, IgA)와 락토페린은 아이의 몸속에서 세균이 번식하는 것을 막아 폐렴, 호흡기질환, 중이염 등 감염질환의 발생위험을 낮추고 질병에 걸려도 빨리 회복되도록 돕는다”며 “모유에 있는 세포의 80%가 박테리아·곰팡이·바이러스를 죽이고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대식세포(대식구)이며,  모유 내에 포함된 비피더스인자는 아기의 장 안에 유익균이 자라도록 해 해로운 세균의 성장을 막는다”고 설명했다.


이들 면역물질은 아기가 2~3세가 될 때까지 몸 안에 남아 있어 건강하게 자라도록 도움을 준다. 덕분에 모유수유를 한 아이는 분유수유를 한 아이에 비해 장염, 중이염, 뇌막염, 요로감염 등에 덜 걸린다. 저개발국가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모유수유아는 분유수유아에 비해 신생아 시기 이후 영아 사망률이 21%나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뇌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뇌세포는 임신 기간에 70%, 생후 1년간 15%, 2~17세에 15%가 형성되므로 생후 1년 동안 먹는 모유가 아이의 지능발달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모유를 구성하는 탄수화물인 유당의 양과 뇌 발달은 비례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인간의 젖 안에는 다른 어떤 포유동물보다 많은 유당이 들어 있다. 두뇌 성장을 촉진하는 DHA(docosa hexaenoic acid), 아라키돈산(Arachidonic Acid)도 풍부하다. 모유 속 단백질은 분유보다 질적으로 우수하다. 모유의 단백질 성분은 ‘훼이(whey, 유청)’와 ‘카세인(casein)’ 비율이 8대2로 훼이가 더 많다. 훼이는 카세인과 달리 크고 단단한 덩어리를 형성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아기가 소화하기에 편하다. 반면 분유 안의 단백질은 카세인 비율이 높은 편이다. 


모유는 분유보다 알레르기질환 발병 위험도 낮다. 전세계적으로 소아의 25% 정도가 여러 형태의 알레르기질환으로 고생하는데 주원인으로 분유, 두유 등 인공영양이 꼽힌다. 


분유와 두유엔 함유된 베타락토글로불린(β-lactoglobulin)은 신생아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 반면 모유는 베타락토글로불린이 들어 있지 않아 분유보다 알레르기를 적게 일으킨다. 분유를 먹는 아이는 모유를 먹는 아이보다 아토피피부염이나 천식 발생률이 2~7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모유에 들어있는 철분은 흡수율이 높아 철분 결핍으로 인한 빈혈을 예방할 수 있다.


모유수유는 정서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수유 과정에서 엄마와 아기와의 접촉은 아기에게 안정감과 친밀감을 주고 정서 및 정신 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 모유수유는 엄마 건강에도 좋다. 아기에게 젖을 물리면 ‘자궁수축 호르몬’으로 불리는 옥시토신 분비가 촉진돼 산후출혈을 막고 산후회복을 돕는다. 옥시토신은 스트레스호르몬인 코티솔의 수치를 낮춰 심신의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스트레스호르몬의 수치를 낮춰주는 효과도 있다.


또 모유수유를 통해 칼로리와 지방이 소모돼 복부비만이 줄고 고혈압, 뇌졸중 위험이 감소한다는 해외 연구결과도 보고됐다. 모유의 영양 성분은 산모의 나이와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차이난다. 한원호 순천향대 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임산부의 나이는 모유의 지방·탄수화물·수분·열량, 체질량지수는 단백질량에 영향을 미친다”며 “젊고 체질량지수가 높은 산모의 모유는 지방과 열량이 낮고, 같은 연령대이면서 체질량지수가 정상인 산모는 탄수화물이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이가 많고 체질량지수가 정상인 산모의 모유는 수분 함량이 많은 게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모유수유에 대한 지나친 맹신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출산 후 6개월 이후부터는 모유에 포함된 영양분이 줄고, 산모 체내에 쌓인 환경호르몬의 영향으로 오히려 아기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인간은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어 몸속 내 잔류성유기오염물질(Persistent Organic Pollutants, POPs, 환경 내에서 분해가 되지 않고 먹이사슬을 통해 농축되는 특성을 가짐)이 아기에게 직접 전달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유수유 기간에 감기 등에 걸렸다면 무조건 참지 말고 의사와 상담한 뒤 적절한 약제를 처방받으면 된다. 김영주 교수는 “수유기간이라도 의사 처방 하에 먹는 항생제, 해열제, 항응고제 등 단기질병에 사용하는 약은 대부분 안전하다”며 “아기가 출생 후 24시간 이내에 B형간염 예방주사와 면역글로불린을 접종했다면 B형간염 보균자인 산모도 모유수유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피로와 수면 부족, 젖몸살, 나오지 않는 젖 등으로 모유수유가 어려운 산모도 많다. 또 젖을 무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아기는 엄마의 유두에 통증과 상처를 내기도 한다. 이로 인해 유선염, 유두균열은 물론 유방에서 젖이 잘 비워지지 않아 극심한 몸살을 동반하는 유방울혈도 흔하다.


최세경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모유수유는 아기와 엄마에게 모두 여러 가지 장점을 주지만 모유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산모의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며 “분만을 하기 전에 모유수유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아기를 낳은 후에는 모유수유에 최선을 다하되, 모유수유가 중요하지만 모유수유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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