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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혼자 사는 남성, 여성보다 우울증 위험 … 청년 ‘고독사’ 늘어난다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2-07-21 16:14:09
  • 수정 2022-07-21 16: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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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로움 이기려 혼술하면 상태 악화 … 공격성 강해지고 침묵 시간 길어져

코로나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되면서 취약계층 노인의 고립이 더욱 심각한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도 서글픈 현실의 한 단면이다. 저소득 독거노인에게 집중됐던 고독사가 1인 가구에 이어 청년층까지 파고드는 모양새다.   


세계 1위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노인 빈곤율과 급증하는 노년층 1인 가구 추세 등으로 사회적으로 단절된 이들이 자택에서 나 홀로 임종을 맞는 고독사(무연고 사망)가 이제는 거의 일상화되는 추세로 접어들고 있다. 

 

수명은 갈수록 늘어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경제력이 비례해 증가하지 못하는 현실 탓에 가족 해체, 사회단절 등에 이어 고독사가 현대 사회의 풍속도로 굳어져가는 인상이 짙다. 

 

최근에는 ‘고독사 사회’ ‘청년 고독사’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현대사회 들어 고령화가 이뤄지고 개인주의가 확산되면서 핵가족화 등이 촉진되는 것도 이같은 추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즉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경제력이나 연령과 무관하게 고독사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사회가 각박해지고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홀로 쓸쓸히 죽음을 맞는 ‘고독사’가 늘고 있다. 고독사는 가족, 친척, 사회에서 단절된 채 홀로 살다가 아무도 모르게 죽음에 이르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숨진 지 3일, 일본은 7일 이후 발견되는 사망자를 고독사로 본다. 그동안 고독사는 대부분 우울증을 겪는 노인에서 발생했지만 최근 40대 중년층은 물론 20~30대 젊은 고독사도 증가하는 추세다.


고독사와 우울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강은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의 ‘도시지역 1인가구 중고령자의 여가활동 유형과 우울수준’ 보고서에 따르면 만 50~69세 1인 가구의 31%가 우울 수준 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혼자 사는 남성은 여성보다 우울증 위험이 높다.  보건사회연구원 미래전략연구실의 ‘은퇴가 정신건강 및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선 남성은 은퇴 직후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여성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남성은 여성에 비해 짧고 굵은 강력한 스트레스는 잘 견뎌내지만 외로움 같은 반복적이고 지속되며 미약한 스트레스에 취약하다”며 “혼자밖에 없다는 외로움이 지속되면 심신이 건강하던 사람도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우울감, 권태감, 무기력감이 동반돼 심하면 자살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외롭다는 이유로 술을 입에 대면 우울증 증상이 깊어질 수 있다. ‘혼술’ 후 밤잠을 설치는 게 반복되면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잘 분비되지 않고 대신 스트레스호르몬인 코르티졸 분비가 활성화된다. 코르티졸이 과분비되면 면역세포의 움직임이 떨어져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지고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의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남성의 우울증 징후는 여성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표출되는 방식이 약간 다르다. 여성은 식욕감소·무관심·의욕저하·수면장애 등이 동반되면서 슬픔을 느끼는 반면 남성은 공격적이고 적대적인 행동으로 나타난다. 강한 모습을 보여한다는 강박관념 탓에 우울증이라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다가 드러내는 증상이다. 


흡연·음주·약물 등에 의존하거나 폭력 등 위험한 행동을 통해 우울함을 해소하려는 경향을 나타내기도 한다. 침묵도 남성 우울증의 주요 증상으로 말수가 급격히 줄면서 표정이 어두워진다.


4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까지 남성은 테스토스테론 등 남성호르몬 변화에 따른 갱년기 증상과 사회적 지위 상실로 우울증을 겪는다. 호르몬 변화는 여성과 달리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게 아니어서 신체적·정신적 변화가 덜하지만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아 한다는 부담감, 언제 뒤처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겹쳐 우울증이 찾아온다. 


고령층은 질병에 쉽게 노출되고, 직업전선에서 은퇴하거나, 친구 또는 가족이 먼저 세상을 떠나는 등 충격을 겪으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 젊은층에서도 각박한 사회환경 탓에 우울증을 겪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우울증으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여러 유형의 사람을 자주 만나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 떨어져 있는 가족을 대신해 옆에서 정서적인 지지를 보내줄 사람을 만들면 삶이 한결 윤택해진다. 운동이나 취미 관련 동호회 모임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백종우 교수는 “홀로 사는 남성의 생활 패턴을 살펴보면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성향으로 여가는 물론 사회적 관계를 차단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며 “여가활동은 사회만족도를 긍정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만큼 혼자사는 사람을 대상으로 우울증 및 스트레스 관리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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