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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운동하기 좋은 날 무리한 운동 ‘스포츠 탈장’ 부른다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2-06-10 08:54:36
  • 수정 2022-06-10 12: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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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부에 힘줄 때 내용물 돌출되며 묵직한 압통, 치료 늦으면 장폐색 위험 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야외 운동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 이럴 때 일수록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운동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과한 운동을 지속한다면 몸의 장기가 일부 돌출되는 탈장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탈장은 신체의 장기가 제자리에 있지 않고 인체의 복벽이나 기타 부위에 생긴 구멍으로   빠져나온 상태를 말한다. 돌출된 부위에 따라 대퇴부와 아랫배 부위에 발생하는 탈장을 대퇴부 탈장, 수술 부위를 통해 빠져나오는 반흔 탈장, 배꼽 부위로 빠져나오는   배꼽 탈장, 사타구니 부위에서 발생하는 서혜부 탈장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흔한 탈장은 서혜부 탈장으로 복부의 근육량이 감소해가는 중년 남성들 사이에서 발병률이 높은 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혜부 탈장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4만 8,358명으로 집계됐다. 성별로 보면 남성 환자 수가 4만 2,963명으로   전체 환자의 약 88%를 차지했으며 남성 가운데서도 60세   이상인 환자 수가 2만 5,350명으로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


탈장이 발생하는 이유는 선천적인 요인과 후천적인 요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성장 과정에서 닫혀야 할 복벽의 구조물이 닫히지 않아 이 사이로 장기가 돌출돼 발생하는 선천적인 경우와   복부에 압력이 상승해 복벽에 균열이 생겨 발생하는 후천적인 경우가 있다. 소아가 아닌 경우라면 대부분의   탈장 원인은 과도한 복강 내 압력 상승이며 무리하게 근력운동을 하거나 축구, 테니스, 레슬링 등의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기 쉽다.


탈장은 특별히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내는 사례도 있지만, 대부분은 복부 통증으로 인해 병원을 찾았다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또, 배에 힘을 줄 때 사타구니 부위가 부풀어 오르면서 묵직한 압통이 동반되며 배에 힘을 풀면 돌출 부위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게 느껴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균열이 넓어져 돌출된 덩어리가 더 커지게 되고 통증의   정도도 심해진다. 특히 돌출된 장기가 균열에 끼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는 감돈 상태가 되면   장 괴사로 이어질 수 있으며 장폐색으로 인한 오심, 구토, 복부팽만이   발생할 수 있다.


탈장은 의료진이 직접 손으로 돌출된 장기를 밀어 넣는 도수 정복법이 있지만 재발률이   높아 수술 치료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수술은 돌출된 장기를 제자리에 넣어주고 약해진 복벽을 보강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근에는 수술 이후의 흉터와 통증 등을 감안해 수술 부위를 절개하지 않는 복강경   수술이 널리 진행되고 있다. 복강경 수술은 1cm 미만의   작은 구멍을 뚫어 진행해 절개 수술보다 손상 정도가 작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정홍규 세란병원 외과 과장은 "복부에   근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기 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운동을 하는 것은 탈장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평소에 요가나 스트레칭, 조깅 등의 운동을 꾸준히 해 복근을 강화하는 습관은 탈장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탈장된 부위를 계속해서   만지거나 임의로 제자리에 돌려놓으려 하는 것은 상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며 "의심 증세가 보이기 시작한다면 이른 시일 내에 의료진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최근에는 단기간에 근육을 만들기 위해 무리하게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증가해 스포츠 탈장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단순 통증으로 알고 초기 치료를 놓칠 때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초기에는 아랫배 쪽에 묵직한 느낌과 함께 통증이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금세 회복된다. 또 복압이 높을 경우에만 잠시 사타구니 쪽에 불룩한 부분이 생기기 때문에 의심하기가 쉽지 않다.이렇게 오랫동안 방치하다 보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복벽의 구멍을 통해 빠져나왔던 장이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고 일부가 남아있는 상태로 있게 되고, 혈액순환 장애 및 장기 괴사 등의 합병증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백세진 고려대 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도 “운동 시 평소와 달리 배 안에서 압력과 함께 사타구니 쪽에 뻐근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우선 근육의 문제인지 탈장인지 정확하게 진단 받고 그에 따른 조치를 빠르게 해야한다”며 우선적인 전문의 진료를 강조했다.


스포츠 탈장 진단을 받을 경우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수술로 튀어나온 장을 제 자리로 복원시키고 다시 나오지 못하도록 고정해주는 것인데, 장이 끼이거나 괴사가 되는 등의 합병증을 막기 위해서라도 수술은 빠를수록 좋다.


예전에는 개복 후 탈장 구멍을 보강한 뒤 주위 조직을 당겨 꿰매기도 했는데 이럴 경우 수술 후 통증이 심하고 나중에 복압을 지탱하지 못해 재발이 잦았다. 현재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여 복벽 안쪽에 인공막을 삽입하는 ‘비봉합 내측 보강술’을 일반적으로 시행하며, 수술 후 통증이 덜하고 재발도 낮아지는 등 예후도 좋다. 최근에는 복강경수술로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

정홍규 세란병원 외과 과장. (세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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