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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고도비만은 질병, '비만대사수술 후 95% 삶의 질 개선'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2-06-02 10:18:34
  • 수정 2022-06-13 15:5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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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대사망률 감소, 2형 당뇨병 85%는 증상 완화 효과 ... 수술 후에도 생활개선 유지 필요

2003년 1월 우리나라에서 첫 복강경 비만대사수술이 시행된 이래, 비만 인구의 지속적인 증가와 더불어 이 수술 시행 건수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고도비만과 초고도비만은 공식적으로 인정된 용어가 아니지만, 통상적으로 고도비만은 체질량지수 30kg/㎡ 이상, 초고도비만은 체질량지수 35kg/㎡ 이상으로 정의한다.  


비만은 단순히 외형적인 문제뿐 아니라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암 등이 대표적이다. 고도비만 이상에서는 그 발생 위험이 더 커진다. 고도비만 환자는 우울감이나 불안장애 같은 정신질환을 앓을 위험도 높다. 따라서 비만을 합병증의 전단계로 여기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고도비만은 감량해야 할 체중이 많아 무리하게 목표를 설정해 강행했다가는 다이어트에 실패하기가 쉽다. 대개 비만치료를 할 때 실현 가능한 목표는 3~6개월 동안 초기 체중의 5~15%를 감량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체중을 5~10% 감량하면 동반질환을 완화할 수 있고, 급격한 체중 감량에 비해 요요현상도 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짧은 기간 내에 많은 체중을 감량하려고 하기보다, 실현 가능한 적절한 목표를 세우고 장기간에 걸쳐 살을 빼는 게 효과적이다. 그러다보면 정체기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근육량의 증가로 인한 것일 수 있다. 단순히 체중만 측정하기보다는 체성분이나 허리둘레를 함께 재보는 게 도움이 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일반건강검진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고도비만 및 초고도비만 환자 비율이 2002~2003년 기준으로 각각 2.63%와 0.18%이었으나, 2012~2013년에는 각각 4.192%, 0.47%로 10년간 크게 증가했다. 이와 비례해 비만대사수술 건수 역시 증가 추세이며 최근 국민건강보험에서도 비만의 수술 치료에 보험 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유한모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비만의 수술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비만 합병증,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심각


비만은 그 자체가 질병으로서 인식돼야 한다. 단순히 잘 먹고 살이 찐 상태로 자기관리가 소홀하다는 부정적인 시선으로 머무는 것은 옳지 않다. 비만 합병증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으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지방간, 수면무호흡증, 심혈관질환 등을 들 수 있다. 


많은 연구에서 비만대사수술의 효과는 체중 감소와 함께 기저질환, 특히 2형 당뇨병의 80~85% 관해율을 보였으며, 95%에서 수술 후 삶의 질이 개선되는 결과를 보였다. 최근 미국의 대규모 연구에서 비만대사수술을 받았을 때 비만환자의 기대 사망률 감소가 약 30% 이상으로 보고되면서 장기적으로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주목받게 됐다. 


비만대사수술은 원리에 따라 음식 섭취량을 줄이거나 영양 흡수 면적을 감소시키는 수술로 나뉜다. 위소매절재술은 위에서 잘 늘어나는 부분인 위저부(위의 상부)를 제거해 음식 섭취량을 줄여주는 수술이다. 위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소식을 유도할 수 있고 소장을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수술 후 영양소 결핍과 같은 문제의 발생 위험도 적다. 체중 감량이 주목적일 때 선택할 수 있는 수술 방법이다. 


위우회술은 위를 두 부분으로 분리한 후 작은 부분에 소장을 연결하는 수술이다. 수술 후 음식을 섭취하면 음식물이 위, 십이지장, 소장의 순서로 지나가지 않고 바로 소장의 먼 쪽으로 들어가게 된다.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시행하는 경우도 많지만 당뇨병 조절이 주된 목적일 때 선택할 수 있는 수술 방법이다. 이들 수술은 대부분 복강경을 이용해 시행하기 때문에 수술 후 빠른 회복과 통증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 


비만대사수술 후 운동 등 생활습관 유지 노력 중요


한국에서 과거 사회적 주목을 받게 된 유명 가수의 비만수술 관련 사망 소식으로 수술의 안전성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이 아직도 남아 있다. 이에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는 비만대사수술 및 진료의 질을 관리하기 위해 수술을 담당하는 외과의사와 의료기관에 대한 인증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이는 치료의 대상이 되는 고도비만 및 초고도비만 환자들이 공인된 기관에서 안심하고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학회라는 전문가 집단에 의한 자발적인 질 관리를 시행하기 위함이다. 사실상 합병증 없는 수술은 불가능하다. 아주 간단한 수술이라도 합병증은 발생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학회라는 전문가 집단의 관리 하에 현재 국내 대부분 인증기관의 비만대사수술 합병증은 1% 남짓으로 매우 낮게 관리되고 있다.


비만대사수술은 체중 감소를 위한 종착점이 아니라, 시작점이다. 단순히 수술만으로는 체중 감소라는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 비만대사수술에 대한 대표적 오해는 수술 전과 똑같은 생활습관을 유지해도 살이 쉽게 빠지거나, 당뇨병이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다. 비만대사수술은 좋은 식습관과 운동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과학적인 방법이지만 스스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물론 수술 후에는 음식을 적게 섭취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소식과 같은 좋은 식습관을 만들기가 좀 더 수월하고, 살이 빠지면서 이전보다 운동하기가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에 운동을 습관화할 수도 있다. 비만대사수술 후에는 좋은 습관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수술 전과 동일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체중 감량이나 혈당 조절 측면에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훨씬 더 클 수 있다.

 

비만대사수술은 비만 환자들에게 ‘제2의 인생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수차례 반복되는 약물요법, 식이요법, 운동요법에도 불구하고 체중 감소에 실패한 경우, 좌절감과 무기력함에 체중 감량을 포기하게 될 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 등 여러 대사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데 수술이란 적절한 의학적 개입으로 해결할 수 있다. 전문병원을 찾아 비만 치료 전문가와 상의하는 게 바람직하다.

유한모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외과 교수. (대전성모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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