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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70대 여성, 병동에서 휴대용 무선 초음파로 무결석 담낭염 발견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2-04-18 11:23:54
  • 수정 2022-04-20 19: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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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한나 가천대 길병원 통합내과 교수, ‘소논’으로 병동에서 진단

속쓰림으로 입원했던 70대 후반 환자가 가천대 길병원 통합내과 병동에서 휴대용 무선 초음파 소논을 통해 담낭염을 발견, 치료해 건강을 회복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79세인 이병옥(여)씨. 이 씨는 4년 전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을 받고, 집 근처 의료기관에서 지속적으로 치료약을 처방받아 복용해왔다. 이 씨는 약 복용 후 속쓰림이 시작돼 단순히 원인이 약에 있다고 생각했다. 이에 일주일정도 약 복용을 중단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속쓰림은 계속됐고 복통까지 발생해 여러 의원을 다니며 치료를 받았으나 호전이 없었다.


올해 들어 증상이 심해진 이 씨는 치료를 위해 지난 3월 초 가천대 길병원을 방문했다. 외래진료에서 전문의는 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이 씨를 위해 입원 치료를 추천했다. 고령에 기저질환이 있던 이 씨는 외래를 통해 별도의 전문의 진료와 간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통합내과로 입원했다. 


각종 검사와 경과 관찰, 치료가 이뤄지던 입원 4일째. 이 씨는 오후 갑자기 심한 상복부 통증을 호소했다. 통합 내과 병동에 상주하면 환자를 치료하는 라한나 입원전담 전문의 통합내과 교수는 즉각 휴대용 무선 초음파 ‘소논’으로 환자의 신체를 진찰했다. 환자의 병상 옆에서 전문의가 즉석에서 초음파 진단을 시행한 것이다. 이는 가천대 길병원과 힐세리온(Healcerion)이 세계 최초로 공동 개발한 초소형 스마트 초음파진단기기 ‘소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씨는 입원 첫날 진행한 복부 CT 검사에서 급성 담낭염이나 담낭 결석은 발견되지 않았었기에 처음에 감별 진단에 포함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라 교수는 초기 복부 CT에서 보이지 않았던 급성 담낭염의 통증이 환자처럼 명치쪽 통증으로 방사(방사통)해 표현되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급성 담낭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 소논으로 복부 여러 부위를 진찰했다. 이후 이뤄진 정밀한 초음파 검사에서 이 씨의 담낭벽이 두꺼워져 있고, 담낭 주위에 액체저류(fluid collection)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라 교수는 “통상 급성 무결석 담낭염은 CT와 초음파 진단에서 결석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 씨에게 급성 무결석 담낭염이 의심돼 상의 후 특수 내시경 초음파(EUS)를 사용해 다른 질병은 없는지 검사했고, 다른 질병가능성을 최종 배제한 후 진단을 확실히 해 외과와 상의해 수술적 치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급성 무결석 담낭염은 전체 급성 담낭염의 약 10%를 차지하며 주로 외상, 수술, 화상, 패혈증, 장기간 금식, 비경구적 영양섭취 등이 원인이 돼 발생한다. 급성 무결석 담낭염은 방치 시 빠르게 염증이 진행되고 출혈이 일어난 뒤 천공이 발생할 수 있다. 천공 발생 시 사망률은 약 30%로 치명적인 질환이다. 


라 교수는 “이 씨의 속쓰림은 2주 이상에 걸친 부실한 영양섭취로 인한 담낭 운동 기능 부전(hypomotility)에 기인했을 것”이라며 “진단 당일 소화기내과 김연수, 김의주 교수, 외과 교수들과 긴밀한 협진을 할 수 있었고, 빠르게 수술을 진행해 이 씨가 건강을 찾을 수 있었다. 협진해준 교수들께도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진단이나 발견이 늦어져 합병증이 발생하면 고령인 이 씨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는 위험한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씨는 수술 후 건강한 상태로 퇴원해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를 진행하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한편, 가천대 길병원은 지난 2017년 인천 최초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도입해 통합내과 병동을 운영하고 있다. 입원전담 전문의는 병동 내에 상주해 환자들의 병력 청취부터 검사까지 진단과정을 두루 살핀다. 또 응급치료, 약물치료, 검사 및 상담, 영양관리 등 입원환자에 대한 통합적이고 포괄적인 치료를 제공한다. 이는 입원환자의 재원일수 축소, 안전사고 감소 등의 효과로 이어진다. 실제 올해 상반기 환자 입원경험평가에서 통합내과가 1위를 한 바 있다. 


라 교수는 “진료시간은 물론 회진시간 외에도 환자들이 진료실로 찾아와 궁금한 점을 묻고 치료 상담을 한다”며 “최근 현장 자문의사로 실제 서울아산 입원전담 전문의가 활동했던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 생활 속 의사처럼 환자를 돌보고 싶다. 물론 드라마와 현실 간 괴리가 존재하지만, 환자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몸과 마음 모두를 치료하는 따뜻한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통합내과에는 라한나, 조혜정 교수 2인이 진료에 참여하고 있으며 추후 입원전담 전문의를 더 충원해 통합내과 병동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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