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신경퇴행질환인 파킨슨병은 정확한 진단만큼 지속적인 운동과 관리가 중요하다. 이웅우 노원을지대병원 신경과 교수(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 홍보이사)는 4월 11일 ‘세계 파킨슨병의 날 (World Parkinson’s Day)’을 맞이하여 파킨슨병은 진단받은 이후에도 꾸준한 운동과 세심한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파킨슨병은 행동이 느려지며, 근육경축이 일어나 뻣뻣해지고, 가만히 있을 때 떨림, 자세불안, 보행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러한 운동증상의 대부분 뇌의 흑색질에 분포하는 도파민 세포의 감소로 인해 생긴다. 다행히 도파민을 보충하거나 그 역할을 대체하는 다양한 약제들이 개발되면서 위와 같은 불편한 증상들은 눈에 띄게 개선될 수 있다. 이러한 운동증상 외에도 변비, 우울, 수면장애, 기립저혈압, 환시, 인지장애 등의 비운동증상이 환자 삶의 질 향상에 큰 영향을 주는데 역시 적절한 치료로 극복할 수 있다.
약물치료 외에 파킨슨병 치료에 있어 하나의 큰 축을 차지하는 것은 운동이다. 운동은 근력, 유연성, 심폐 능력을 개선해 직접적으로 환자의 움직임 향상에 기여한다. 뿐만 아니라 변비, 우울, 수면장애 등의 비운동증상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최근 국내 연구진의 발표에 따르면 중강도 운동(주 5회, 하루 30분가량)을 하는 경우 신체 활동을 하지 않거나 줄인 환자와 비교해 사망률이 약 34% 감소했다고 할 만큼 예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웅우 교수는 “외래에서 진료하는 많은 파킨슨병 환자들이 처음에는 열심히 운동하겠다고 다짐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차 소홀해지는 경우를 자주 본다”며 “진단 초기부터 꾸준히 운동하고 관리하는 환자들은 오랜 기간이 지나도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그렇지 못한 환자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전했다. 또한 “운동은 습관화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꼭 거창한 운동이 아니더라도 본인 상태에 맞는 운동을 최소 하루 30분 이상 지속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웅우 교수는 “환자들이 진단 초기에는 온갖 관심을 받게 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관심 밖으로 밀려나면서 우울한 마음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며 “가족들이 매일 환자에게 따뜻한 말을 해주고 매일 단 10분이라도 같이 운동하는 시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