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연비 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정진행 교수가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개최되는 ‘미국캐나다병리학회(USCAP; United States and Canadian Academy of Pathology)’에서 ‘F. Stephen Vogel Award(최우수논문상)’를 수상했다.
이 상은 미국병리학회 공식학술지인 ‘Modern Pathology’와 ‘Laboratory Investigation’에서 가장 우수한 논문을 발표한 전공의·전임의 중 한 명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으로, 한국인이 수상한 것은 국내 최초이다.
이번 학회에서 한연비 교수가 발표한 연구는 박사학위 취득 논문으로, 정진행 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 지도 아래 비소세포암에서 폐포 내 종양세포 전파의 등급분류 시스템을 제안하고, 그 유용성을 보여줬다. (Tumor spread through air spaces(STAS): prognostic significance of grading in non-small cell lung cancer).
폐포 내 종양세포 전파(Tumor spread through air spaces, STAS)는 폐암, 특히 폐 선암의 침윤 형태의 하나로, 2015년부터 세계보건기구(WHO) 폐암 분류에 새롭게 도입된 개념이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STAS 정의와 임상적 중요성에 대해서는 활발한 논쟁이 있다.
이번 연구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2008년부터 수술적으로 절제된 폐암 검체에서 STAS 유무에 대한 정보를 전향적으로 모아왔고, 2011년부터는 STAS의 유무뿐만 아니라 분포 정도를 종양 경계면으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두 계층 시스템(등급 I, II)으로 분류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연구이다.
전향적으로 수집된 2000명의 대규모 코호트를 통해 폐암 병기 IA기 비점액성 선암종에서 STAS 등급 II가 있는 경우 폐암 병기 IB군과 예후가 비슷하거나 불량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모집단에서 STAS 등급 II는 분엽절제술(sublobar resection)을 받은 환자뿐만 아니라 폐엽 절제술을 받은 환자군에서도 독립적인 나쁜 예후인자임을 확인했다. 또 간유리음영 조기폐암에서 부분절제술을 시행할 경우 STAS가 있으면 재발률이 9배 이상 높다는 놀라운 결과를 밝혀냈다.
이를 통해 분엽 절제술뿐 아니라 폐엽 절제술을 받은 폐 선암종 환자의 병리 보고서에도 STAS의 유무 및 등급을 표기하는 게 필요하고, 나아가 등급 II의 STAS가 있는 조기 폐암 환자는 수술 후 보조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환자 치료를 위한 정확한 병리학적 분석이 뒤따라야 한다는 논거를 제시해 연구 가치를 높게 인정받았다.
한연비 교수는 “병리과에서 전향적 데이터 수집을 통해 진행해 온 연구로 이렇게 의미 있는 상을 수상하게 돼 영광스럽다”며 “폐암 환자 치료를 위한 정확한 병리학적 분석 및 치료 기준을 마련하는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다각적인 연구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진행 교수는 “분당서울대병원 단일 기관의 전향적 연구 데이터를 통해 STAS 등급II가 있는 환자의 경우 폐암의 병기를 T1에서 T2로 변경되어야 한다고 제시한 중요한 논문이며, STAS가 있다면 수술, 항암치료 대상도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미선 아주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와 강석윤 종양혈액내과 교수가 지난 21일 보건복지부가 개최한 ‘제15회 암 예방의 날’ 기념식에서 옥조근정훈장과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각각 수상했다.
전 교수는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로 30여 년간 암환자의 치료 및 생존율 향상에 기여하여 왔으며, 국가암관리위원 및 지역암센터장으로 체계적인 국가암관리사업 활성화를 위해 주도적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국가 암생존자 관리를 위한 한국형 암생존자 통합지지 시범사업 운영 방안을 제시하고, 암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강 교수는 표준 진료지침에 따라 연 6000여 명의 암환자 치료를 시행하고 있으며, 2005년부터 암 관련 약 150건의 다양한 연구를 했다. 특히 차세대염기서열 분석을 통한 임상진료 및 연구를 통해 암환자 맞춤형 치료를 시행해왔고, 15년간의 위암 환자 진료데이터를 기반으로 환자 진료의 표준을 제시했다.
암 예방의 날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제시한 개념 ‘암 발생의 3분의 1은 예방이 가능하고, 3분의 1은 조기진단·치료로 완치되며, 3분의 1은 적절한 치료로 완화가 가능하다’는 의미를 담아 매년 3월 21일에 기념식 및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