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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비만이 대장암 재발 줄일 수 있어요” 강정현 강남세브란스 외과 교수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2-03-21 15:00:06
  • 수정 2022-03-24 12: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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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육·지방 등 체성분이 대장암 수술후 재발에 미치는 영향 분석 … ‘환자맞춤형’ 치료 시대 예후 예측 도움 연구

비만은 성인병의 주범이요, 날로 증가하는 암 중에서도 대장암에게 특히나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한 환자는 대장암 수술을 받기에도 곤란하고 재발률도 높을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런 선입견을 깨는 연구결과를 내놔 주목받는 의사가 있다. 강정현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외과 전문의임에도 내과적인 궁금증에 해답을 내는 데 열중이다.  


그는 애초 살찐 사람일수록 대장암 수술이 어렵다는 단순한 사실을 검증하려다 나중에 비만한 대장암 환자가 수술 후 재발률이 더 낮다는 것을 규명했다. 최근에는 비만하면 항암치료 횟수를 더 줄일 수 있는지, 어떤 바이오마커를 활용하면 대장암 수술 후 환자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지 연구 중이다. 연구가 완성되면 체성분지표와 대장암과의 상관 관계가 명료해져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되고 치료지침 변경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 피하지방이 많은 환자군에서 그렇지 않은 환자군보다 대장암 재발 위험성이 50% 정도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어떤 방식의 연구이며 그 의미는?

“2005년 3월부터 2014년 4월까지 강남세브란스 병원에서 대장암 1기에서 3기로 수술을 시행 받은 환자 중 수술전 시행한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서 피하지방 및 복부 내장 지방에 대한 평가가 가능한 987명을 대상으로 피하지방과 복부 내장지방과 예후와의 관련성을 조사한 후향적 연구다. 재발된 사람을 카운팅해서 상호 연관성을 분석한 것이다. 연구 결과 어떤 지방이든 많을수록 재발 위험성이 낮았다. 어중간하게 많은 것보다 아주 많아야 재발률 감소에 유리하다. 이는 비만하면 대장암 재발률도 높을 것이란 기존의 통념을 깬 것이다.” 


- 같은 지방이라도 내장지방(복부비만)보다 피하지방이 더 재발 감소에 유리한가?

“연구 결과 내장지방과 피하지방 모두 재발 감소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데 피하지방이 다소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피하지방이 일반적으로 내장지방에 비해 당이나 지방의 신진대사에 더 좋은 영향을 주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 많은 지방 덕분에 대장암 재발이 적다는 것은 항암치료에 더 잘 견뎌서 그렇다는 것인가. 아니면 이를 고려하지 않아도 재발이 적다는 것인가?

“피하지방이 높은 군에서 항암치료에 잘 견뎌서 재발이 줄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연관성이 확실하게 입증이 된 것은 아니어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 앞서 근육과 대장암 재발과의 상관관계도 연구했는데….

“근육이 많은 사람이 암환자에서 재발이 적고 생존율이 더 높게 나오는 연구가 많다. 이는 근육이 발달하면 전신적인 건강이 좋다는 지표를 반영할 것일 수도 있고, 항암치료의 순응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반영한 것일 수도 있다. 근육이 많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면역항암치료의 반응성이 좋다는 연구들도 있다. 다만 뚜렷한 인과 관계를 입증한 연구는 드물다. 그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 간에 지방이 침착된 정도와 대장암의 예후에 미치는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어떤 예비적 결론이 나온 게 있나?

“현재 데이터를 추출해 분석 중이다. CT를 통해 간과 비장의 하운스필드 유닛(Hounsfield Units)을 측정해 간내 지방침착 정도를 예측했다. 대장암에서 간내 지방 침착의 임상적인 의미를 분석해보니 처음 예상과 달리 지방 침착이 많을수록 오히려 예후가 더 좋은 것으로 나오고 있다. 이런 결과는 비슷한 종류의 다른 연구와는 반대되는 결과로 미지의 원인이 있는지 확인해보는 중이다.”


- 이런 연구들를 진행하기 위해 지방과 근육의 변화를 피검사로 파악하는 바이오마커를 찾는 연구를 진행 중인데 지금까지의 성과는?

“지방과 근육량을 측정하는 방법들 가운데 암환자에서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CT다. 대다수 환자가 한번 정도는 CT를 찍기 때문에 추가 절차나 비용이 들지 않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결론을 내기 위해 CT를 한 번 더 찍어야 한다는 것은 단점이다. 따라서 간단한 피검사를 통해 이를 대리할 지표를 창출하는 게 용이한 연구라고 생각한다. 근육량과 지방량은 환자의 염증 수치와 비례 관계가 있다. 이에 환자의 체질량지수(BMI), 성별, 나이, 헤모글로빈 수치를 입력하고 이를 머신러닝으로 처리해 이들 지표를 바탕으로 근육 관련 지표를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었고 현재 논문을 준비 중이다. 추후 게재된 논문을 통해 결론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 이런 연구 결과들이 수술 후 항암치료 횟수를 줄이는 원칙이나 치료지침을 바꾸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보는가?

“환자맞춤치료 시대에 적합한 치료방법을 찾는 게 아주 중요해졌다. 암세포 자체의 위험도를 예측하고 환자 고유의 특성을 반영한 암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항암수술 후 2기 또는 3기로 재발하면 항암치료에 들어가게 되는데 재발 위험이 낮다면 12회를 6회로 줄여도 괜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현재는 주로 암의 특성에 따라 그 여부를 판단하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환자의 체성분 등 신체정보라는 변수를 추가한다면 더욱 정밀한 예측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 외과 교수로서 수술에만 치중하기도 바쁜데 내과적인 연구 영역에 도전한 이유는? 

“외과의사로 수술하다 보면 지방이 많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수술이 좀 더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다. 수술의 어려움을 예측하는 지표로 지방이 많은 게 연관 있다는 있다는 논문을 2013년경에 처음 발표한 적이 있다. 이후환자의 근육량이 예후를 예측해준다는 결과가 나왔고 자연스럽게 지방량이 수술 후 예후에 미칠 것이라고 생각해 흥미를 갖고 연구하게 됐다. 요즘 외과의사가 영역을 가리지 않고 연구에 적극 나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 외과의사가 된 소회와 보람은? 

“의대생 실습 때나 인턴 시절에 수술실에서 일하는 게 적성에 맞다고 느껴 외과에 지원하게 됐다. 대장암 수술은 상당히 표준화돼 특출나게 잘 한다는 평을 듣는 게 어려운 현실이다. 스승님들이 가르쳐 주신 수술의 원칙을 지키면서 합병증을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자는 게 나의 신념이다. 환자들이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내 건강을 회복하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기억나는 환자들은 결과가 좋았던 경우보다는 어려운 상황을 많이 겪었던 케이스들이다.” 


- 대장암과 관련, 독자들에게 지적하고 싶은 잘못된 상식이 있다면?

“대장암의 원인으로 서구화된 식습관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다. 육류 섭취가 대장암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수술이 끝난 환자들 상당수가 무조건 육류는 안 드시려고 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하지만 수술 후 회복기에는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기 때문에 너무 안 드실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강정현(姜政賢) 연세대 강남세브란병원 외과 교수 프로필


학력

2001년 연세대 의대 의학과 졸업

2008년 연세대 의대 의학과 석사 졸업

2018년 연세대 의대 의학과 박사 졸업


경력 

2001∼2002년 연세대 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인턴 

2002∼2006년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외과 레지던트

2006∼2009년 공중보건의 

2009∼2011년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외과학교실 대장항문외과 강사 

2011∼2012년 가천대 의대 동인천길병원 외과 임상조교수

2012∼2015년 연세대 의대 외과 강남세브란스병원 임상조교수

2015∼2019년 연세대 의대 외과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조교수

2018∼2020년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정량적보건과학(Dept. of Quantitative Health Sciences) 연수

2019∼현재 연세대 의대 외과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부교수


대외활동 

대한외과학회 의료심사위원회 위원(2014년 12월∼2016년 11월)

대한대장항문학회 내시경관리위원회 위원(2015년 3월∼2018년 2월), 정보통신위원회 위원(2015년 5월∼2017년 2월), 데이터등록 특별위원회 간사(2017년 8월∼현재)

대한암학회 회원

대한종양외과학회 학술위원회 간사(2020년 8월∼2022년 2월), 교육위원회 위원 겸 건강보험위원회 위원(2016년 3월∼ 2018년 2월), 재무위원회 위원(2014년 3월∼ 2016년 2월)

대한외과학회 학술위원회 위원(2016년 11월∼2018년 2월)

대한내시경복강경학회 학술위원회 위원(2020년 9월∼현재), 보험위원회 위원(2016년 9월∼2018년 2월)

미국외과학회 펠로우(Fellow, American College of Surgeons)

미국암연구학회(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 AACR) 회원

유럽내시경수술및중재시술학회(European Association for Endoscopic Surgery and other interventional techniques) 회원


수상

2021년 4월 대한대장항문학회 ‘2021 Most Devotional Reviewer’ 

2020년 12월 연세대 의대 외과학교실 2020 Best Teacher Award

2020년 11월 대한외과학회 ‘2020 Best Reviewer of the Annals of Surgical Treatment and Research’ 

2012년 4월 대한대장항문학회 로슈 국제학회지 부문 학술상 수상 


기타 활동

연세대학교 의대 임상종합추론위원회 위원(2020.9 ∼ 2022.8) 

제8기 연세의료원 Mini MBA과정 수료(2014. 7)

영국 St. Mark Hospital, Postgraduate course 수료(201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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