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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백내장, 망막 질환 있다면 ‘다초점’보다 ‘단초점’ 고려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2-01-05 09:25:32
  • 수정 2022-02-28 22:5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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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확한 수술 시야, 수술 난이도 높이고 예후ㆍ합병증에 영향 미칠 수 있어

박규형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연구팀(제1저자 이종영 제주대병원 안과 교수)이 백내장 환자의 인공수정체 삽입술 시 다초점보다는 일반(단초점) 인공수정체가 향후 망막수술을 받기에 더 유리하다는 연구결과를 안과학 분야에서 세계적 학술지로 알려진 ‘RETINA’ 최신호에 게재했다고 5일 밝혔다. 


백내장은 안구의 수정체가 뿌옇게 혼탁해지며 시력 저하와 눈부심 등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60세 이상 유병률이 70%를 넘을 만큼 고연령대 시력 저하의 주범으로 꼽힌다. 


이러한 백내장은 뿌옇게 변한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대체하는 수술을 통해 깨끗한 시야를 되찾을 수 있는데, 과거에는 초점이 하나뿐인 ‘단(單)초점 인공수정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수술 후 초점 조절 기능(조절력)이 상실된 노안 상태가 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다(多)초점 인공수정체’는 가까운 거리와 중간거리, 먼 거리 등 여러 초점을 가져 수술 후 노안 상태를 막을 수 있다는 장점에 힘입어 최근 백내장 수술 시 사용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박 교수팀의 발표에 따르면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선택할 때 주의를 요하는 경우가 있다. 백내장 치료 후 망막에 다른 질환이 있어 추가적인 망막 수술이나 처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들이다.


연구팀은 백내장 수술 후 망막전막으로 수술을 받은 46명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한 경우 일반 단초점 인공수정체 사용자에 비해 망막수술 난이도가 매우 높아진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다양한 초점으로 분할된 다초점 인공수정체의 광학적 설계는 망막수술 시 단초점에 비해 집도의의 시야 범위를 좁아지게 만들고, 초점·심도·깊이 등을 크게 왜곡하는 현상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수술 중 제거해야 할 주름막(전막)을 잡아내는 과정에서 유의미하게 긴 시간이 소요된다는 사실을 본 연구에서 최초로 확인했다.

 

아울러 인공 안구모델을 통한 비교 연구에서도 다초점 인공수정체에서 수술 시야는 중심부의 작은 원내만 선명하게 보이고 주변부는 흐리게 보인 반면, 단초점 인공수정체에서 중심과 주변부가 모두 선명하게 보이는 결과를 보였다.


이와 같이 흐리고, 왜곡된 수술 시야는 망막수술 난이도를 크게 증가시켜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특히 황반부의 수술 시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을 높인다. 따라서 백내장 수술 시 기존 망막질환이 있거나 향후 망막 수술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 가급적 다초점 인공수정체보다는 일반(단초점) 인공수정체를 권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박규형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왼쪽)와 이종영 제주대병원 안과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이종영 제주대병원 교수는 “실제 임상 환경에서 다초점, 단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받은 환자의 망막수술 난이도 및 수술 예후를 직접 비교한 최초 연구”라며 “추가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향후 인공수정체 종류를 결정하는 가이드라인 마련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를 주도한  박규형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연구 결과에 따라 평소 가지고 있는 망막질환이 있는 경우 다초점 인공수정체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의료진은 망막수술 시 인공수정체의 종류에 따라 수술 난이도에 큰 차이가 있음을 미리 인지하고, 불명확한 수술 시야로 인해 망막수술의 추가적인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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