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의 생존율이 점점 향상되고 있는 가운데, 암 환자 중 열에 일곱 이상은 생존하며, 특히 과거에 예후가 좋지 않았던 간암과 폐암 등의 생존율도 많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앙대병원(병원장 이한준) 암센터가 중앙암등록본부 국가암등록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1993~1995년 기간에 국내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42.9%에 불과했던 것이 가장 최근인 2014~2018년 기간 동안에는 70.3%까지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2018년 남성 암 환자 5년 상대생존율은 63.8%였으며, 여성 암 환자 생존율은 77.1%로 여성이 남성보다 암 5년 생존율이 꾸준히 높지만 그 격차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암종별 최근 생존율을 살펴보면 남녀 전체에서 갑상선암(100.0%), 전립선암(94.4%), 유방암(93.3%)이 높은 생존율을 보였고, 간암(37.0%), 폐암(32.4%), 담낭 및 기타 담도암(28.8%), 췌장암(12.6%)은 상대적으로 낮은 생존율을 보였다.
중앙대병원 암센터 신종욱 센터장(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은 “암 환자의 생존율이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된 것은 표적치료나 면역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 수술 기법 등 약물이나 의료기술 및 체계의 발전이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며, “암 5년 생존율은 암 환자가 치료를 시작한지 5년 이내에 해당 암으로 인해 사망하지 않을 확률을 의미하는 것으로 5년 생존율이 높다는 것은 암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것을 나타냄과 동시에 의료 체계가 암과 같은 중증질환을 관리하기에 적합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암종별 1993~1995년부터 2014~2018년 암 발생 시기별 5년 상대생존율을 분석해 보면, 전립선암은 59.2%에서 94.4%로 35.2% 생존율이 높아졌으며, 위암은 43.8%에서 77%로 생존율이 27.4% 증가했다.
과거에는 전립선암 수술 중 림프절 전이가 확인되면 수술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수술기법 및 치료 약제의 발달로 진행된 전립선암이라고 하더라도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완치될 수 있고 완치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중앙대병원 암센터 최세영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암 로봇수술을 통해 통증과 합병증을 줄이고 수술 후 회복을 빠르게 해 일상생활로의 빠른 복귀가 가능하며, 전이 전립선암에서도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기본적인 호르몬 치료 이외에도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신약이 국내에서도 보험 허가가 되어있어 4차 약제까지 사용 가능하고, 뼈 보호제, 방사선 치료 등과의 병합도 생존율 및 전이 합병증을 낮춰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세영 교수는 “이렇게 많이 개선된 치료 방법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PSA 검사율 및 5년 생존율이 서구 선진국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고, 국내 보고에 따르면 서구 선진국에 비해 진행된 전립선암 환자가 더 많이 발견되고 있다”며, “94.4%의 생존율을 서구 선진국 같이 99%로 더 높이기 위해서는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찾아내서 전립선암이 진행되기 전에 적극적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위암의 생존율 향상의 대표적인 원인은 정기적인 국가 건강검진을 통한 위내시경검사로 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김범진 중앙대병원 암센터소화기내과 교수는 “위암의 생존율 향상이 점점 늘고 있는데, 이는 검진사업을 통하여 조기 발견되는 이유가 크다”며, “체계적인 검진시스템도 있지만, 장비와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조기위암 중에서도 점막에 국한된 경우에도 발견율이 올라가고 있고 치료기술적인 면에서도 내시경적 완전절제율 등 치료 성적이 올라간 점이 기여한 부분도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간암 환자의 경우 1993~1995년 11.8%에서 2014~2018년 37%로 생존율이 25.2% 높아졌는데, 3.14배로 가장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암중 간암 환자의 생존율이 가장 향상된 원인은 간경변증을 동반한 간암의 고위험군 환자에서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간암 감시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이 늘어났고 이를 통해 간절제술 혹은 간이식 등의 근치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 환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서석원 중앙대병원 암센터 간담도췌외과 교수는 “혈액형이 맞지 않아도 간이식을 할 수 있는 등 이식의 조건이 완화되고 생체간 이식의 성공률이 높아짐에 따라 간암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법이 발전된데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과거에는 간암으로 진단되면 생존율이 낮고 치료를 하더라도 재발할 확률이 높아 진단이 되면 절망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들어 간이식 술기의 발전으로 인해 완치율이 높아졌기 때문에 간암이 진단되더라도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미지1
이어 조영윤 중앙대병원 암센터 소화기내과 교수는 “진행성 간암의 경우 2008년에 표적 항암제인 소라페닙(Sorafenib)이 간암 치료에 적응증을 받은 이후 10년 가량 다른 치료 옵션이 없었지만 최근에 렌바티닙(Lenvatinib), 레고라페닙(Regorafenib) 등 다양한 항암치료 옵션이 생겼다”며, “특히 일차 치료로 사용할 수 있는 면역항암치료인 아테졸리주맙(Atezolizumab)-베바시주맙(Bevacizumab)의 경우 임상시험에서 소라페닙에 비해 생존기간이 연장되고 완전관해(complete response)반응 비율이 높아서 향후 실제 임상 환자에서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 사망 원인 1위인 암 중에서도 조기 진단이 어렵고 예후가 좋지 않아 사망률이 가장 높은 ‘폐암’은 1993~1995년 12.5%에서 2014~2018년 32.4%로 2.6배 생존율이 향상됐다.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과거에 비해 이와 같이 가시적으로 향상된 이유는 폐암에 대한 치료 효과가 높은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가 새롭게 개발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욱 중앙대병원 암센터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폐암의 경우, 폐암의 조기 발견, 진일보한 수술방법, 표적치료제 및 면역치료제의 개발과 적용, 발전된 방사선요법 등으로 인해 생존율이 향상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태호 중앙대병원 암센터 흉부외과 교수는 “과거 폐암 수술은 대부분 개흉술로 진행되었고, 진행된 병기로 인해 수술 절제 범위가 크고, 수술 후 심폐합병증이 많았던 반면에 최근에는 수술 기법 및 도구의 발전으로 수술의 대부분이 흉강경(Video-Assisted Thoracoscopic Surgery, VATS) 혹은 로봇으로 이루어진다”며, “또한 진단 기술의 발달로 많은 수의 폐암을 조기에 진단하여 폐 절제범위를 줄여 수술 후 합병증 및 입원일수가 획기적으로 줄어들어 수술 후 빠른 회복은 보조항암화학요법이 필요한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완료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생존율을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과거에 비해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수술 기법의 발전과 표적항암치료 및 방사선치료 등의 치료 방법이 발전하면서 치료 성적이 매우 향상됐다.
신종욱 중앙대병원 암센터 센터장은 “현대의학이 발달하면서 치료의지만 있다면 암도 충분히 완치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의료진과 병원 시스템이 암 진단과 치료에 집중되는 추세로 발전적 치료법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완치될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암 치료의 첫 단계임을 잊지 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