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경 한국원자력의학원(원장 박종훈) 박사 연구팀이 암세포 주요 성장·조절인자인 PI3K와 DNA-PK를 동시에 저해하는 혈액암 치료제 'BR101801'이 다양한 고형암에서 방사선 민감제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방사선 민감제는 암 환자가 방사선 치료를 받을 때 동시에 주사하거나 복용하게 해 방사선 치료 내성 및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이는 약물이다.
BR101801은 현재 보령제약에서 비호치킨성 림프종에서 항암효과를 임상 1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BR101801의 혈액암 항암효과와 고형암에서 방사선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목적으로, 보령제약으로부터 민간수탁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연구팀은 암세포 주요 성장·조절인자인 PI3K와 DNA-PK가 방사선 치료를 할 때 내성을 일으키는 인자이고, 혈액암 치료제 BR101801이 PI3K와 DNA-PK를 동시에 저해한다는 점에 착안해 고형암에서 BR101801과 방사선 치료를 병용했을 때 치료 효과를 확인하고 BR101801이 방사선 민감제로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대장암, 폐암, 유방암 등 여러 고형암 세포실험 결과, 암세포에 BR101801을 단독 투여했을 때는 암세포 증식 억제 효과가 없었지만 방사선을 함께 쪼였을 때 50∼70% 이상 암세포 증식 억제율을 확인했다. 암세포를 이식한 동물실험에서는 BR101801을 단독 투여했을 때 종양억제 효과가 거의 없었다.
반면 방사선을 함께 쪼였을 때 약 85% 종양억제 효과를 나타냈다. 실험동물 총 7마리 중 2마리에서는 종양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암 전문학술지 아메리칸 저널 오브 캔서 리서치(American Journal of Cancer Research) 2021년 11월15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정연경 박사는 “고형암에서 BR101801을 방사선 조사와 병용했을 때 암 치료의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새로운 핵심 기전을 규명해 방사선 치료 분야에서 획기적인 전기 마련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