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2021년 대한민국 의사들의 직업만족도는 지난 해에 비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향후 만족도나 전망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았으며, 의사 10명 중 8명 이상은 업무 부담으로 번아웃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의사 전용 지식·정보 공유 서비스 인터엠디(InterMD, www.intermd.co.kr)가 최근 발표한 ‘2021년 대한민국 의사 직업만족도 조사(2021 Medical Doctor Career Satisfaction Index)’에 따르면, 대한민국 의사 45.6%가 현 직업에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매우 만족한다’고 답한 의사는 20.7%로 나타나 총 66.3%가 현재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0년 조사 때보다 ‘만족한다’는 응답은 2.0%p, ‘매우 만족한다’는 3.6%p 상승한 수치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여 직업만족도의 변화를 묻는 질문에는 의사 43.8%가 ‘전과 비슷하다’고 가장 많이 응답했으며, 이어 ‘만족도가 낮아졌다’(37.8%), ‘만족도가 매우 낮아졌다’(9.9%)로 총 47.7%의 의사들이 코로나19 이후 만족도가 낮아졌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5년 뒤 의사 직업만족도 역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의사의 55.9%가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 같다’고 가장 많이 답했으며, ‘비슷할 것이다’(30.3%), ‘올라갈 것이다’(13.8%)의 순으로 집계됐다.
의사들의 평균 진료시간을 묻는 질문에는 ‘3~5분’이 45.1%로 가장 많이 응답했으며, ‘5~10분’이 26.5%, ‘3분 이내’가 16.9%, ‘10분 이상’도 11.5% 응답했다. 더불어 의사들의 53.0%는 ‘진료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의사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현재의 전공과를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는 50.2%가 ‘아니오’라고 응답했다. 또한 작년에 이어 의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전공과로 ‘영상의학과’(16.9%)로 꼽았으며, 이어 ‘내과’(15.4%), ‘피부과’(11.4%), ‘재활의학과’(10.4%) 순으로 응답했다.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영상검사 건수가 급증하면서 영상의학과 전문의에 대한 니즈가 커진 현실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한편 의사로 종사하면서 번아웃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의사는82.5%에 달했다. 번아웃의 원인으로는 ‘많은 환자 수’(16.4%), ‘악화되어 가고 있는 의료 환경’(14.6%), ‘야간 근무 및 공휴일 근무’(12.0%), ‘많은 행정 업무’(10.6%) 및 증가하고 있는 환자들의 요구사항’(10.4%) 순으로 응답했다. 많은 의사들이 번아웃 증상으로 ‘피로’(19.5%) 및 ‘의욕저하’(13.0%), ‘무기력증’(12.4%)을 느끼고 있었으며 번아웃 증상을 해소하는 방안으로는 ‘취미 생활’(29.3%), ‘수면’(19.0%), ‘가족 또는 친구와의 대화’(17.4%), ‘여행’(16.4%) 순으로 꼽았다.
2020년에 개원의들의 병원 운영 상황이 매우 안 좋았던 반면 2021년에는 긍정적이라는 응답이 상승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개원의들에게 병원 운영 상황을 물어본 결과 ‘긍정적’이라는 응답이 25.6%로 지난 해 10.8%에서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부정적’(23.1%), ‘보통’(39.4%), ‘매우 부정적’(9.4%), ‘매우 긍정적’(2.5%)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초기에 내원 환자수가 급격히 감소한 데 비해 올해 전국민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으로 내원 환자수가 증가하면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인터엠디는 매년 대한민국 의사들 삶의 전반적인 만족도를 알아보기 위해 의사 직업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4년차를 맞는 이번 조사는 2021년 11월 23일부터 25일까지 일반의 및 25개 전문의 1,000명을 대상으로 내적 직무만족, 조직관련 직무만족, 일과 생활의 균형성, 정책 시사 등 총 4개 분야 28개 질문항목으로 진행됐으며, 자세한 설문 결과(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1.24%)는 인터엠디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