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은 자체 항암신약인 비호지킨성 림프종 치료제 ‘BR101801(프로젝트명 BR2002)’을 투여한 말초 T세포 림프종(Peripheral T-Cell Lymphoma, PTCL) 환자에게서 암세포가 모두 사라진 상태인 ‘완전관해’를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미국 현지시간 13일 보령제약은 미국혈액학회(American Society of Hematology, ASH)에서 ‘BR101801’ 임상 1a 결과를 공개하며 총 9명의 PTCL 환자 중 1명에게서 ‘완전관해’, 2명에게서 ‘부분관해’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번 임상 1a 결과는 PTCL에 대해서 기존의 표준요법을 포함한 다른 치료제로 1차 이상 치료를 했음에도 치료 효과가 없거나 재발한 환자들 대상으로 우수한 임상적 효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향후 PTCL에 대한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보령제약은 글로벌 시장 진출 프로젝트 ‘BR2002(물질명 BR101801)’을 통해, 암세포의 주요 성장·조절인자인 PI3K 감마(γ), PI3K 델타(δ) 그리고 DNA-PK를 동시에 삼중 저해하는 비호지킨성 림프종 치료제를 전 세계 최초로 개발해왔다. 전임상을 통해 간독성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지난해부터는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임상 1a 시험을 진행해왔다.
임상 1a는 BR101801의 용량제한 독성반응(Dose-Limiting Toxicity, DLT)을 파악하고 이에 따른 최대허용용량(Maximal Tolerated Dose, MTD)을 설정하기 위해 진행됐다. 50mg·100mg·200mg·325mg의 4가지 임시 용량에 대해 코호트를 설정하여 매일 1회씩 경구 투여한 결과 200mg을 다음 2상 임상용량(Recommended Phase 2 Dose, RP2D)으로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PTCL 환자 2명에게서 투여 2개월차에 부분관해가 확인됐다. 이후 추가적으로 다른 1명에서 투여 5개월차에 부분관해가 확인됐고 이 환자의 경우 9개월 차에 암세포가 모두 사라진 상태인 완전관해까지 관찰됐다. 뿐만 아니라 PTCL 환자 총 9명 중 1명을 제외한 8명이 완전관해 및 부분관해와 함께 병변이 더 심각해지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면서 질병통제율이 ‘88.9%’로 확인됐다.
보령제약은 이번 임상 1a를 통해 PTCL에 대한 BR101801의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한 만큼 PTCL 환자군을 대상으로 임상 1b와 2상을 동시에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보령제약은 이미 이러한 변경된 내용의 임상계획을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승인 받았고 국내 임상계획 또한 12월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을 받아 조만간 임상 1b/2에 돌입할 예정이다.
악성림프종은 호지킨성(리드-스텐버그 세포 또는 비정상적으로 증식이 일어난 림프구 및 조직구를 특징으로 하는 악성림프종), 비호지킨성(B-림프구, T-림프구 또는 자연살해세포에서 기원하는 림프세포 증식질환)으로 나뉘는데 대부분 림프종이 비호지킨성 림프종에 속한다.
현재 비호지킨성 림프종 환자는 국내에서 약 3500여명(2018년 국가암정보센터 통계), 전 세계적으로는 약 51만명(2018년 WHO 통계)으로 예측된다. 악성림프종의 세계 시장 규모는 40조원으로 이 중 비호지킨성 림프종 치료제 시장은 2020년 약 92억달러(약 10조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봉석 보령제약 R&D센터장은 “이번 결과는 임상 초기 단계에서 T세포 림프종에 대한 우수한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PI3K 감마·PI3K 델타·DNA-PK를 삼중으로 동시에 저해하는 비호지킨성 림프종 치료제는 아직까지 없었던 만큼 신속한 후속 임상시험을 통해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