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는 난자를 성숙시켜 배란하고 사춘기 이후에 여성 호르몬을 만드는 곳이다. 우리 몸은 어느 곳이든 혹이 생길 수 있는데 이곳 난소에도 혹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난소 혹 또는 난소 낭종이라 부른다. 증상이 없어 대부분 건강검진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데 난소암 가족력이 있다면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젊을 때부터 자궁초음파와 혈액 검사 등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기은영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산부인과교수의 도움말로 난소낭종에 대한 궁금증을 Q&A로 알아본다.
난소낭종은 왜 생기나?
난소 낭종의 원인은 딱히 알려진 것이 없다. 다만 난소암의 위험을 높이는 위험인자는 △가족력 △초경과 폐경 나이 △자궁내막증 △불임 △비만, 당뇨 △고령 등이 있다. 직계 가족의 난소암 병력은 일반 인구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발생 위험도를 보이며 BRCA 변이와 같은 유전자의 이상은 난소암과 유방암의 발병을 증가시킨다.
이른 초경과 늦은 폐경은 자궁 내막암과 난소의 자궁 내막형 암의 발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과 난소암의 관계는 아직까지는 위험 여부가 분분하나 자궁 내막증 같은 경우, 상피성 난소암 중 투명세포암의 발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40대 이상에서 나이가 증가할수록 난소암의 발병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비해 난소암의 위험도를 낮추는 인자로는 △임신과 출산 △모유 수유 △경구피임약 복용 △자궁 적출술, 나팔관 결찰 등이 있다.
난소낭종 저절로 없어지기도 하나?
난소 낭종은 물혹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종양을 이루는 세포 성상에 따라 물혹의 형질도 딱딱한 고형화된 형질을 발현할 수 있다. 젊은 여성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난소 낭종의 상당 부분은 배란과 관련된 생리적인 물혹의 경우가 많다. 낭종의 크기가 작고 낭종 내부의 초음파 음영이 나쁘지 않으며 관련된 불편한 증상이 없는 경우는 대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난소는 사춘기가 되면 한 달에 한 번씩 난자를 성숙시켜 배란시키는데, 이 과정에서도 난소에 일시적인 낭종이 발생할 수 있다. 이것을 ‘난포 낭’이라고 하며, 이 낭종은 생리 주기에 따라 흡수돼 소멸된다.
증상없는 난소낭종, 병원 찾아야 할 때는?
난소 낭종 파열이나 난소가 꼬이는 염전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했을 때는 심한 복통이 갑작스럽게 생기며 진통제로 잘 조절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난소 낭종 파열로 인항 혈복강 또는 난소 낭종 염전은 응급 수술이 필요하므로 빨리 병원을 내원해야 한다. 심한 복통이 아팠다 안아팠다 하는 식으로 주기가 있을 때는 염전을 생각해봐야 한다.
설사 난소암이 발생했다 해도 어느 정도 사이즈가 커지거나 병기가 진행돼 복수가 차기 전까지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3분의2 정도 된다. 초경 이후 생리통이 없던 여성이 생리통이 생겼는데 심한 경우, 소화 불량, 복부 둘레 증가, 하복부 불편감 또는 통증, 복부에서 종괴가 만져지는 경우 등 이상 증상이 발생하면 산부인과 진찰이 필요하다.
수술 여부는 어떻게 결정되나?
난소낭종은 초음파를 포함한 이미지 검사상 종양의 사이즈가 작으며, 환자가 호소하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양성 종양이 의심되는 경우는 당장 수술적 치료보다는 경과 관찰해 볼 수 있다.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자궁내막증이 의심되는 경우라 할지라도 수술하기 어려운 내과적 문제가 있거나 사회적 경제적 상황이 수술을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 약물적 치료를 먼저 해볼 수 있다.
응급 수술이 필요한 난소 낭종 염전 외에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난소 양성 낭종의 크기가 큰 경우, 크기가 작아도 진통제로 통증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추적 관찰시마다 크기가 점점 커지는 경우이다. 자궁내막종, 섬유종, 성숙기형종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대표적인 양성 종양이다.
또 난소의 악성 종양이 의심되는 경우, 난소 종양 내부에 격막이 여러 개 있거나 고체 부분을 포함한 경우, 유두상 돌기가 포함돼 있는 경우, 복수가 동반돼 있거나 복막에 이상소견이 동반돼 있는 경우, 종양 표지자 수치가 매우 상승돼 있는 경우와 같이 암이 의심되는 경우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난소낭종 예방법은?
가족력에 난소암 또는 난소 종양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BRCA 유전자 이상이 있는 경우 젊은 나이부터 정기검진이 필요하며, 특히 BRCA 이상이 있는 경우 임신‧출산 계획이 끝나면 예방적 난소 나팔관 적출술이 필요하다.
혈우병, 특발성 혈소판 감소증 등 혈액 응고 질환이 있거나 상습적으로 난소 낭종 파열이 발생하는 경우는 현재 임신 시도 중이 아니라면 배란 방지를 위해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이 난소 낭종 파열로 인한 혈복강의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다.
난소의 종괴는 일정한 크기 이상으로 커지거나 난종과 관련된 합병증이 발생해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난소암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3분의 2 이상은 복수가 차거나 이미 다른 곳으로 전이가 있는 3기 이상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흔하다.
난소암이 일명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평소 자신의 신체의 변화나 증상에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며, 과거력이 없는 건강한 여성일지라도 건강검진시 자궁 초음파를 정기적으로 시행한다면 난소낭종 또는 난소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