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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병은 곧 사구체신염 … 완치제 없는 약물치료의 한계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1-11-09 17:10:52
  • 수정 2022-12-25 18: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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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직도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ACEI 또는 ARB 고혈압약, 이뇨제로 진행 억제 수준

신장병은 사실상 사구체신염(絲毬體腎炎, Glomerulonephritis, GN)이다. 사구체는 신장에서 혈액을 여과하는 기본 단위인 모세혈관 덩어리로 이루어진 조직이다. 신장 한쪽에 100만 개씩, 모두 200만 개가 있다.  


사구체신염은 면역 기능 이상에 의해 사구체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는 질환을 통칭한다. 병원체에 감염됐거나, 특정 알레르기유발물질 또는 반응원에 노출됐을 경우에 면역반응 이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감염 또는 면역학적 원인 외에도 대사장애, 혈류역학적 손상, 독성물질, 유전 등이 사구체신염을 초래할 수 있다. 


신증후군과 신염증후군의 차이 


사구체신염은 증상 및 징후에 따라 신증후군과 신염증후군으로 나뉘거나 둘 다 해당한다. 신증후군(腎症候群, nephrotic syndrome)은 신장의 기능부전으로 발생한다. 하루 3.0g 이상의 심한 단백뇨, 혈액에서 단백질 감소 또는 지방 증가, 단백질의 투과성 증가(단백뇨), 부종 등이 나타난다. 1차적 원인으로는 미세변화 사구체병증, 국소성 분절성 사구체경화증, 막성 사구체병증, 막증식성 사구체신염 등이 있다. 다른 질환으로 인한 2차성 신증후군의 원인으로는 당뇨병성 신장병증이 가장 많다. 이밖에 루푸스(낭창성) 신염, B형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신염 등이 있다.    

             

신염증후군(腎炎症候群, Nephritic syndrome)은 혈뇨(특히 변형적혈구 발견)와 소변량 감소(핍뇨)가 특징적이다. 사구체 내벽세포의 염증손상이 상피장벽을 파괴해 혈뇨가 보인다. 동시에 메산지움세포(mesangium 신장사구체 모세혈관 지지조직)의 증식이 신장혈류 감소를 초래해 종국엔 핍뇨로 이어진다.  


대체로 비증식성은 신증후군, 증식성은 신염증후군


사구체신염은 비증식성과 증식성으로 나뉜다. 비증식성(nonproliferative)은 사구체 세포 수가 변하지 않으며 일반적으로 신증후군을 유발한다. 증식성(proliferative)은 세포 수가 증가하며 일반적으로 혈뇨, 핍뇨, 고혈압, 신염증후군 등과 함께 나타난다. 이는 수 주 또는 수 년에 걸쳐 세부 형태에 따라 말기신부전(end-stage kidney failure, ESKF)으로 이어진다. 


비증식성으로는 미세변화질병(Minimal change disease), 국소분절성 사구체경화증(Focal segmental glomerulosclerosis), 막성 사구체신염(Membranous glomerulonephritis), 얇은 기저막질환(Thin basement membrane disease), 피브로넥틴 사구체병증(Fibronectin glomerulopathy) 등이 있다. 


증식성으로는 IgA신증(IgA nephropathy, Berger’s disease), 감염후(Post-infectious) 사구체신염, 막 증식성(Membranoproliferative) 사구체신염, 급속 진행형 사구체신염(Rapidly progressive glomerulonephritis) 등이 있다.


이 중 흔하고 비중 있게 다뤄지는 게 5가지 유형의 사구체신염이다. 증식성인 IgA신증, (급성) 감염후 사구체신염, 급속 진행형 사구체신염 등과 비증식성인 신증후군과 무증상성 요 이상 등이다. 


IgA신증 치료의 핵심은 면역억제제


IgA신증(IgA nephropathy, Berger’s disease)은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체내 면역체계의 IgA(면역글로불린A)가 신장조직을 공격해 염증과 병변을 일으키는 것이다. 신장병은 당뇨병 및 고혈압으로도 유발되지만 이보다 더 흔한 게 IgA신증이다. 근본적인 치료는 없으며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면역억제제(스테로이드 등)으로 면역반응을 줄이며, 이뇨제로 부종과 혈압을 완화하는 게 치료의 전부다.

 

IgA신증을 포함한 사구체신염 치료의 기본은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면역억제제다. 대표적인 스테로이드는 프레드니손(prednisone)으로 단독 또는 면역억제제와 병용으로 투여된다. 


면역억제제는 주로 장기이식 후 거부반응 억제 용도로 투여된다. 정제, 마시는 액제, 수액주사(IV), 주사(shot) 등의 형태가 있다. 많은 면역억제제가 있으나 대부분은 사이클로스포린(cyclosporine, 종근당의 사이폰엘연질캡슐, 한미약품의 임프란타연질캡슐, 노바티스의 산디문뉴오알연질캡슐, 산디문뉴오랄내복액)을 채택한다. 


이밖에 아자치오프린(Azathioprine), 사이클로스포린 및 타크로리무스(tacrolimus) 병용요법, 이노신인산염탈수소효소(Inosine monophosphate dehydrogenase, IMDH) 저해제인 로슈의 셀셉트캡슐’(CellCept 성분명 마이코페놀레이트 모페틸, mycophenolate mofetil, MMF),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 MTX), 클로트리목사졸(Cotrimoxazole) 등의 면역억제제가 IgA신증에 쓰인다


나머지 면역억제제는 대부분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또는 장기이식 후 면역거부반응 치료제로 쓰인다. TNF-α억제제인 애브비의 ‘휴미라주’(Humira 성분명 아달리무맙 Adalimumab) 및 얀센의 ‘레미케이드주사’(Remicade 성분명 인플릭시맙, infliximab), 칼시뉴린(Calcineurin) 억제제인 벨록시스파마슈티컬스(Veloxis Pharmaceuticals)의 ‘엔바서스 서방정’(Envarsus XR 성분명 타크로리무스, tacrolimus), 이노신인산염탈수소효소(Inosine monophosphate dehydrogenase, IMDH) 저해제인 로슈의 ‘셀셉트캡슐’(CellCept 성분명 마이코페놀레이트 모페틸, mycophenolate mofetil), 야누스키나제 억제제인 화이자의 ‘젤잔즈정’(Xeljanz, 성분명 토파시티닙, Tofasitinib), mTOR(Mechanistic target of rapamycin) 억제제인 ‘라파뮨정’(Rapamune 성분명 시로리무스  sirolimus), 단일클론항체인 노바티스의 ‘씨뮬렉트주’(Simulect 성분명 바실릭시맙 basiliximab) 등이 있다. 면역억제제는 부작용이 많아 주의 깊게 관찰한 뒤 사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미세변화 신증후군과 낭창성신염(狼瘡性腎炎, lupus nephritis, 루푸스신염)은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에 대한 반응이 좋은 편이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의 주도 빅토리아에 소재한 오리니아파마슈티컬스(Aurinia Pharmaceuticals)가 개발한 룹카이니스’(Lupkynis 성분명 voclosporin 보클로스포린)2021122,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기존 면역억제제 표준요법(mycophenolate mofetil(MMF) + 저용량 스테로이드 병용요법)과 병용하는 성인 활성형 루푸스신염(lupus nephritis, LN) 치료제 승인받았다. 경구용 루푸스신염 치료제로서 FDA 허가를 취득한 것은 이 약이 처음이었다.

 

보클로스포린은 3상 임상에서 기존 면역억제제 표준요법과 병용했을 때 기존 표준요법 대비 통계적으로 우수한 52주차 완전신장반응률(complete renal response)을 보였다. 완전신장반응률뿐만 아니라 요중 크레아티닌 대비 단백질 비율(urine protein to creatinine ratio, UPCR) 50% 감소에 이르는 속도도 각각 2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UPCR은 신장 내 단백질 수치를 모니터링하는 표준 측정법이다.

 

룹카이니스는 면역체계의 핵심인 T세포를 활성화하는 신호단백질인 칼시뉴린(calcineurin, CaN, calcium and calmodulin dependent serine/threonine protein phosphatase) 효소에 결합하는 면역억제제로, T세포가 친염증 매개물질인 인터루킨-2(IL-2)을 통해 자가면역반응을 유발하는 것을 차단해 신장의 염증을 줄이는 기전을 갖고 있다.


사구체신염에 고혈압이 동반되면 만성신부전으로 빨리 진행하기 때문에 고혈압약을 써야 한다. 이완기 혈압을 80mmHg 이하로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 수축기 혈압의 목표는 나이나 혈관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혈압약 중 사구체신염에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ngiotensin-converting enzyme inhibitor, ACEI) 억제제를 1차적으로, 안지오텐신2 수용체 차단제(inhibitors or angiotensin II receptor blocker, ARB)를 2차적으로 추천한다. 신장 안에 혈류량을 통해 혈압 조절에 관여하는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renin-angio- tensin-aldosterone system, RAAS)이 작동하고 있어 이들 계열 약물이 적합하다. 이들 약제는 약제는 단백뇨를 줄이고 신기능 저하 속도를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ACE억제제로는 최초로 상품화된 캅토프릴(Captopril)을 비롯해 조페노프릴(Zofenopril), 에날라프필(Enalapril 상품명 Vasotec/Renitec), 라미프릴(Ramipril 상품명 Altace/Prilace/Ramace/Ramiwin/Triatec/Tritace), 퀴나프릴(Quinapril 상품명 Accupril), 페린도프릴(Perindopril 상품명 Coversyl/Aceon/Perindo), 리시노프릴(Lisinopril 상품명 Listril/Lopril/Novatec/Prinivil/Zestril), 베나제프릴(Benazepril 상품명 Lotensin), 이미다프릴(Imidapril 상품명 Tanatril), 트란도라프릴(Trandolapril 상품명 Mavik/Odrik/Gopten), 실라자프릴(Cilazapril 상품명 Inhibace), 포시노프릴(Fosinopril 상품명 Fositen/Monopril) 등이 있다. 약효는 대등소이하다. 에날라프릴과 라미프릴이 과거에 많이 쓰였으며 포시노프릴이 최신약으로 꼽힌다. 


부종 완화에는 저염식 필수, 이뇨제로 대증요법


부종이 동반된 경우에는 철저히 저염식을 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이뇨제를 사용하여 조절한다. 다만 이뇨제는 신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다.


치아자이드 계열 이뇨제로는 하이드로클로로치아자이드(hydrochlorothiazide 유한양행 다이크로짇정), 인다파미드(indapamide 영진약품 나트릭스정·서방정, 한국세르비에 후루덱스정·서방정), 트리파미드(tripamide 한일약품 트리파몰정), 지파미드(xipamide 부광약품 디유렉산정), 메톨라존(metolazone 환인제약 자록소린정), 클로르탈리돈(chlorthalidone 한림제약 하이그로톤정) 등이 있다.  


고리이뇨제(LOOP diuretics)로는 퓨로세미드(furosemide 한독약품 라식스정)가 대표적이다. 수분 및 염분 배출효과가 강력해 복용 후 1시간 만에 약효가 나타난다. 그러나 혈중 칼륨 및 나트륨을 지나치게 감소시키므로 결핍증이 유발되지 않도록 보충에 신경써야 한다.


토라세미드(torasemide 한국로슈 토렘정)는 퓨로세미드보다 부작용이 다소 적은 약이다. 아조세미드(azosemide 삼진제약 유레틴정)는 고혈압보다는 주로 울혈성 심부전, 신성 부종, 간성 부종에 처방된다. 부메타니드(bumetanide 메디카코리아 부메타니드정 허가취하), 피레타니드(piretanide 한독약품 아레릭스캅셀  생산중단) 등은 퓨로세미드보다 혈압강하 및 이뇨 효과가 강력하지만 부작용도 그만큼 심해 현재 처방되지 않고 있다.    


칼륨 보존성 이뇨제(일명 항칼륨제, 칼륨제)로는 항 항이뇨(抗利尿)호르몬인 ‘알도스테론(aldosterone)’을 억제하는 스피로노락톤(spironolactone, 한국화이자 알닥톤정)이 있다. 수분과 나트륨의 배설을 촉진하고 칼륨을 저류(貯留)시킨다. 따라서 이뇨효과를 발휘하고 칼륨 배출을 막는 장점이 있다. 또 신장 원위세뇨관에서 나트륨·칼륨의 교환을 직접 억제해 나트륨의 재흡수 및 칼륨의 배출을 억제하는 약물로는 아밀로라이드(amiloride 건일제약 아미로정)와 트리암테렌(triamterene 조아제약 싼테란정) 등이 있다. 


약물치료의 다음 단계는 혈액을 깨끗하게 하고, 여분의 체액을 제거하고, 혈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는 투석이다. 필요에 따라 혈액에서 단백질을 걸러내는 혈장분리교환술(Plasmapheresis)이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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