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는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VM202)’의 샤르코마리투스병(CMT)에 대한 국내 임상 1/2a상의 탑라인 데이터(Topline data)를 발표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임상은 CMT에 대해 세계 최초로 실시한 유전자치료 임상시험이다.
CMT는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의 점진적인 손상에 의해 팔과 다리의 근육이 위축되고 보행 장애가 발생하는 유전질환이다. 희귀질환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유병률이 2500명 중 1명으로 희귀질환 중에서 가장 환자 수가 많은 질환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치료제는 없다.
엔젠시스(VM202)의 CMT 임상 1/2a상은 국내 CMT의 최고 권위자인 최병옥 삼성서울병원 교수가 실시했다. CMT 환자 총 12명을 대상으로 엔젠시스(VM202)의 안전성을 1차 목표로 조사했다. 이와 함께 유효성을 가늠할 수 있는 여러 지표들을 측정했다.
FDS(Functional Disability Scale, 기능장애척도), ONLS(Overall Neuropathy Limitation Scale, 전반적 신경장애 한계 척도), CMTNS-v2(CMT 신경병 점수 v2) 등을 통해 환자의 장애정도 및 신경병증 정도를 측정했고 MRI를 통해 신경병증으로 인한 근육 소실 정도를 조사했다. 이는 영상 분석을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매우 객관적인 지표로 간주된다.
이번 CMT 임상에서 엔젠시스(VM202)는 뛰어난 안전성을 보였다. 약물과 관련성이 의심되는 2건의 이상반응이 발생했지만 하나는 발목 부종, 다른 하나는 주사 부위 가려움증으로 모두 경증이었으며 곧 회복됐다.
유효성 지표인 FDS와 ONLS에서 개선의 트랜드가 관찰됐다. FDS의 경우 7명에서 1점의 개선을 보였고 5명에서는 변화가 없었다. ONLS-leg의 경우 4명에서 1점의 개선을 보였고 8명에서는 변화가 없었다. 변화의 평균은 0.33이었는데 이는 가장 앞서가고 있는 CMT 치료제로서 현재 임상 3상 중인 미국 파넥스트(Pharnext)의 PXT3003이 보여준 ONLS-leg의 0.18보다 높은 수치다.
또 다른 장애정도 개선의 유효성 지표인 CMTNS-v2 조사에서는 전체 항목을 합산한 경우 9개월 동안 평균 2.17점이 감소돼 14%의 호전을 보였으며 이는 매우 유의미한 감소다. 또한 CMTNS-v2의 9개 항목 중 3개 항목(감각증상·통각예민도·진동감각)에서는 기저치 대비 유의미한 증상 개선이 관찰됐다. 이는 엔젠시스(VM202)가 신경병증을 개선하거나 질병의 진전을 막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MRI를 통해 신경병증에 의한 근육 소실을 측정했다. 근육 소실은 지방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해당 부위의 영상 이미지에서 지방 비율을 계산해 근육 소실 정도를 측정한다. 장딴지근육에서 0.2, 종아리근육에서 1.9 증가했는데 이는 이미 알려진 연간 1.8 변화와 유사했다. 그러나 임상 시작 시 지방의 기저값이 10% 이상으로 측정됐던 환자를 별도로 분석하면 엔젠시스(VM202)를 주사받은 환자들의 장딴지 및 종아리 근육에서 지방의 증가 정도가 부위에 따라 -0.8%부터 1.1% 였다.
지방 기저치가 10% 이상되는 환자에서의 지방 증가 정도가 연간 3%로 알려져 있음을 감안할 때 이는 엔젠시스(VM202)가 근육 소실을 방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이사는 “이번 CMT 임상에서 엔젠시스의 뛰어난 안전성을 확인했으며 FDS·ONLS·CMTNS-v2에서 일부 감각증상의 개선, MRI에서 근손실에 의한 지방 증가가 적은 것을 관찰했다”며 “다음 임상에서는 임상의 규모를 늘리고 증세가 진전된 환자를 선정하여 그 효과를 보다 명확하게 측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