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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난소암 표적항암제 '올라파립' 무진행 생존기간 개선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1-10-18 10:00:52
  • 수정 2023-05-31 23:5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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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동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 수술로 암 제거 후 PARP 억제제 유지요법이 가장 효과적

부인암은 여성의 생식기관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난소암·자궁암·유방암이 ‘3대 여성암’으로 꼽힌다. 이 중 난소암은 부인암 중에서도 가장 사망률이 높은 암으로 저출산, 고령임신, 서구화된 식생활 등의 영향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다행히 초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90%에 이를 정도로 높지만, 초기 증상이 없기 때문에 3기 이상의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절반 이상이다. 이때쯤이면 상당수는 다른 조직이나 장기로 암이 퍼진 후인 경우가 많아, 생존율은 3기는 30%대, 4기는 10%대로 뚝 떨어진다. 3기 이상에서는 수술로 암을 제거하더라도 재발이 잘 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난소암 재발을 줄이고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술로 암을 제거한 후 잔존해있을지 모르는 암세포를 항암 약물로 치료하는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다.


난소암의 항암 치료 시 특히 두 가지 ‘표적 항암제’가 주로 쓰이는데, 암 재발에 필요한 신생혈관(영양 공급) 생성을 억제하는 약물인 ‘베바시주맙(bevacizumab)’과 BRCA 유전자 변이를 표적으로 한 PARP 억제제 ‘올라파립(olaparib)’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베바시주맙과 올라파립 중 어떤 약물을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 없었던 실정이다.


김기동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팀은 재발성 난소암에서 베바시주맙과 올라파립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는 국내 10개 의료기관에서 고등급 장액성 난소암을 진단받은 환자 중 BRCA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서 2013년부터 2019년 사이 첫 백금 민감성 재발을 보인 환자 14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난소암의 가장 흔한 종류인 상피성종양(80%)은 세포형태에 따라 크게 다섯 가지의 아형으로 나뉘게 되는데, 그 중에서 가장 흔한 형이 장액성 난소암이다. 장액성 난소암은 고등급과 저등급으로 나뉘는데, 고등급이 훨씬 많으며 예후가 더 나쁘다. ‘백금 민감성’이란 1차 치료 후 6개월 이후에 재발한 환자로, 고식적 항암치료에 더해 베바시주맙이나 PARP 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베바시주맙을 사용한 환자 29명과 올라파립을 사용했거나(83명) 잠재적으로 사용한(36명) 환자 119명을 비교한 결과, 무진행 생존기간(질병이 진행하지 않는 기간)이 올라파립은 23.8개월, 베바시주맙은 17.3개월로, 올라파립 사용군이 현저히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올라파립의 잠재적 사용군을 올라파립 그룹에 더해 비교한 경우에도 베바시주맙 그룹에 비해 무진행 생존기간은 늘어나고 재발 위험도가 낮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다만, 전체생존기간은 올라파립과 베바시주맙 사용 그룹 간 큰 차이가 없었다. 이는 연구 종료 후 PARP 억제제를 사용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교신저자인 김기동 교수는 “베바시주맙과 PARP 억제제를 비롯한 표적항암제는 그동안 난소암에서 효과를 입증해왔다”며 “이번 연구는 난소암 항암치료에 있어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 표적항암제의 효과를 단독 비교한 연구로,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재발성 난소암에서 PARP 억제제 유지요법이 추천됨을 입증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난소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데다 효과적인 조기검진 방법도 없어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다수이고, 난소 절제 후 항암치료를 시작해도 재발 확률이 80%가 넘는 까다로운 암”이라며 “난소암은 재발할 때마다 항암제에 저항성을 보이기 때문에 PARP 억제제 등 유지요법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부인종양학저널(Journal of Gynecologic Oncology, IF=4.756)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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