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보이그룹의 멤버가 망막박리 수술로 현역 부적격 판정을 받고 사회복무요원으로 국방의 의무를 수행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망막이 안구 내벽으로부터 떨어지는 망막박리는 방치할 경우 영구적인 망막위축이 발생하여 실명에 이르거나 안구가 위축될 수 있는데 최근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망막박리 환자 수는 97,045명으로 2010년 53,148명 대비 82.6%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24,602명으로 전체의 25.4%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으며, 60대(24,134명), 40대(13,624명), 20대(12,503명) 순으로 각각 조사됐다.
2010년 대비 증가율은 80세 이상이 207.2%로 두 배 이상 늘며 가장 높았으며, 60대(149.6%), 70대(124.1%), 50대(122.4%) 순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다른 모든 연령층에서도 망막박리 환자 수가 증가했으나, 9세 이하 망막박리 환자 수는 14.5%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임상적으로나 심평원 통계에서나 망막박리 환자의 증가세를 관찰할 수 있지만 그 원인에 대한 정확한 평가나 통계는 없는 상태이다. 다만 몇 가지 증가 원인을 추론해 볼 수 있다.
첫째 근시 환자의 증가다.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과거에 비해 근시환자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스마트폰 사용 증가와 모니터 등을 통한 근거리 작업을 필요로 하는 직업군의 증가에 따라 고도근시 환자의 증가율도 높아지고 있다.
고도근시 환자는 망막박리가 일어나기 쉽기 때문이다. 둘째, 젊은 연령층에서 안내렌즈삽입술, 백내장 수술 등 안구 내 수술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눈 안 수술은 망막박리 발생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다.
셋째, 인구의 고령화를 들 수 있다. 노화에 의한 유리체 액화가 망막박리 발생의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레포츠 활동 증가로 인한 안외상이 증가하는 것도 망막박리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로 추정해 볼 수 있다.
망막박리 초기에는 눈앞에 점 또는 날파리가 날아다니는 듯한 비문증 및 눈앞이 번쩍거리는 광시증이 생길 수 있다. 병이 진행될수록 그림자나 커튼을 친 것 같이 가려 보이는 시야장애가 발생하고, 중심시력을 담당하는 황반부까지 박리가 일어나면 심각한 시력저하가 발생한다. 오래 방치할 경우, 실명까지 이를 수 있는 중증 안질환이다.
망막박리는 원인에 따라 열공성, 견인성, 삼출성 망막박리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열공성 망막박리는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형태로, 망막전층의 구멍(열공)으로 인해 신경상피가 망막색소상피와 분리되고 그 사이에 액체가 차게 되어 발생한다. 대표적인 원인으로 유리체가 떨어지는 현상인 후유리체박리가 있으며, 그 외에 고도근시, 안내수술, 안구 좌상, 천공상, 안내염증, 맥락망막결손 등으로 발병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 많이 발견되는 견인망막박리는 망막 안쪽에서 망막을 당기는 힘이 발생할 때 망막이 분리되어 발생한다. 당뇨망막병증, 증식유리체망막병증, 관통상, 미숙아망막병증 등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망막열공과 유리체망막견인 없이 발생하는 삼출망막박리는 망막 자체나 맥락막 및 망막색소상피의 질환에 의해 이차적으로 망막 아래 액체가 고여서 발병한다.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중심장액맥락망막병증, 특발성포도막삼출증후군, 후공막염, 악성고혈압 등이 있다.
망막박리는 안과에서 응급질환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경우 수술로 치료하는데, 눈 바깥에서 접근해 시행하는 공막돌륭술과 공막두루기술 그리고 눈 안으로 접근해 시행하는 유리체절제술이 있다. 비수술 치료 방법인 기체망막유착술은 안구 내로 기체를 주입하는 시술법으로 지금은 거의 시행하지 않고 있다.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최문정 전문의는 “지난 10년간 망막박리 환자 수가 크게 증가했는데 근시 환자의 증가, 젊은 층의 안구 내 수술 증가 및 인구의 고령화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며 “망막박리는 치료가 늦으면 시력을 잃을 수 있는 중증 안과질환이므로 증상을 느끼면 즉시 안과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