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기 한양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팀은 병원에서만 진단 가능한 요실금, 빈뇨 등 하부요로증상을 일상생활 내에서 시간과 공간적 제약 없이 진단할 수 있는 ‘스마트 진단법’을 개발했다.
고령층에서 흔히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진 하부요로증상(요실금, 야간 배뇨, 잔뇨 등)은 20세 이상 전세계 인구의 약 절반(45.2%)이 발병하는 흔한 질환이며 최근에는 40대 이상 젊은 층에서도 발병율이 늘고 있다. 특히, 요실금이나 절박뇨 등이 심하면 숙면을 방해하거나 일상생활에서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아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키는 질병이다.
하부요로증상의 진단은 최고요속, 소변시간, 소변량, 잔뇨량을 측정해 종합적으로 진단하며 정확한 진단을 받으려면 병원을 방문해 요속검사나 요역동학검사 등을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병원에서 시행하는 요속검사나 요역동학검사는 시간이나 공간에 따른 불편함과 수치심 등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러한 환자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조정기 교수팀은 박준홍 한양대 기계공학과 교수팀과 함께 장단기기억 딥러닝 알고리즘(Long Short-Term Memory, LSTM)을 설계해 기존 요속검사를 대신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하부요로증상을 앓고 있는 27명(여성 2명, 남성 25명)을 대상으로 이 알고리즘을 통해 소변의 최고요속, 소변시간, 소변량을 소리와 파동으로 변환하여 분석한 결과 실제 환자들이 요속검사를 했을 때의 데이터와 약94% 이상 일치하는 결과를 얻었다.
이 같은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MDPI Sensors, 인용지수=3.576』 온라인판에 ‘음향 신호를 사용한 하부요로증상 신경망에 의한 방광 비움 패턴 분류(Classification of Bladder Emptying Patterns by LSTM Neural Network Trained Using Acoustic Signatures)’라는 논문으로 게재됐다.
조정기 교수는 “하부요로증상을 진단하는 중요한 지표인 요속검사는 시간을 예약하고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뿐만 아니라 고혈압처럼 일상생활과 병원에서의 측정 결과가 다른 경우가 흔하다”면서 “이번에 개발된 모델은 기존 요속검사보다 다양한 환경과 소음의 영향을 적게 받아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의 활동범위 내 공중화장실이나 요양원 등에서도 적용이 가능하다”며 “집에서도 하부요로증상의 정확한 진단이나 이상 증상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도록 정밀한 수정을 더해 조만간 어플이나 디바이스 등으로 개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조 교수는 박관규 한양대 기계공학과 교수팀과 함께 잔뇨량의 효과적이고 편안한 측정을 위해 복부에 착용하여 지속적인 방광 모니터링이 가능한 잔뇨 측정 ‘웨어러블 방광 스캐너 시스템’도 개발했다.
기존에 잔뇨량 측정은 병원을 방문하여 도뇨관 삽입법이나 초음파를 통해서만 진단이 가능하고, 지속적인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병원을 여러 번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번 연구는 돼지 방광을 대상으로 ‘웨어러블 방광 스캐너 시스템’을 통해 부피와 용적 등을 측정하여 실제 초음파로 측정했을 때와 비교 분석한 결과, 실제 방광 부피와 대부분 일치하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기존에 개발된 방광 용적 측정 기기보다 빠르게 스캔이 가능하고, 사용자가 최적의 방광 위치를 감지하지 않고도 부피를 추정할 수 있는 결과도 얻었다.
이 같은 결과도 세계적 학술지 『MDPI Sensors, 인용지수=3.576』 온라인판에 ‘방광 용적 추정을 위한 미래 지향적 초음파 웨어러블 스캐너 시스템(Forward-Looking UltrasoundWearable Scanner System for Estimation of Urinary Bladder Volume)’라는 논문으로 게재됐다.
조정기 교수는 “이 시스템으로 소변의 양과 배뇨시간 및 방광의 수축력과 복압 등을 연구한 결과 실제 임상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기들과 비교해 유사한 정확도를 보였다”면서 “이번 연구들을 통해 검사가 어려운 고령층, 요양병원에 있는 어르신들이나 장애가 있으신 분들의 하부요로증상 진단과 치료에 기여할 수 있는 어플이나 디바이스 등의 디지털치료제가 빠른 시일내에 개발될 것”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