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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백신 수급 ‘빨간불’ … 긴급사용승인 러시아 백신 도입되나?
  • 설동훈 기자
  • 등록 2021-08-20 20:21:55
  • 수정 2021-08-26 22: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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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신 공급란에 도입선 다각화 차원서 러 3종 백신 검토 주장 … ‘코비박’ 사전 검토 신청

전 세계적으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다. 모든 국가들이 저마다 백신 접종에 사활을 걸고 시행하고 있음에도 계속되는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의 출현과 특정 국가들에 편중된 백신 접종 등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는 충분한 백신량을 확보했다고 하지만 실제 확보량은 계약 물량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나달부터 코로나19 델타 및 델타플러스 변종이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1일 평균 발생자가 1800명~2000명대를 오가고 있지만 국민 다수가 원하는 화이자, 모더나 백신은 부족난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선진국들은 2차 접종 완료 후 ‘부스터 샷’(추가 3차 접종) 필요성을 제기하며 다른 국가들의 백신 수급 전선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이처럼 악화되고 있는 국내의 백신 수급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화이자, 모더나 외에 여타 국가에서 개발된 다양한 코로나19 백신 중 안전성과 효과성이 어느 정도 검증된 우수 백신을 국내 도입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에서 개발된 3종의 백신이 관심을 끈다.


러시아에서 가장 먼저 개발돼 지난해 8월 러시아에서 세계 처음으로 승인된 ‘스푸트니크 V’는 자국에서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함과 동시에 CIS 국가를 포함해 동유럽 등 약 60여 개국에서 접종에 사용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심사를 진행 중이다. 인간 아데노바이러스 벡터를 사용하는 백신으로 1차접종과 2차접종에 사용하는 벡터의 종류가 다르다. 벡터가 다르기 때문에 내성이 덜 생기고 오히려 동일 벡터를 사용하는 다른 백신보다 항체 생산 능력이 증가된다는 게 개발자들의 설명이다. 


국내서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생산하는 곳은 휴온스 컨소시엄, 지엘라파 컨소시엄이며 뒤늦게 제테마도 참여해 총 3곳이 위탹생산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휴온스는 추가로 1회용 스푸트니크 V 백신인 스푸트니크 V 라이트’를 추가로 도입하기 위해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전염병미생물학연구소와 별도로 지난 7월 7일 계약을 맺었다. 지난 5월 러시아에서 사용승인을 받은 1회 접종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이다. 


스푸트니크 이후 긴급사용승인을 허가받은 ‘에피박코로나’(재조합 단백질), ‘코비박’(불활성화) 백신도 효능과 안전성이 계속 보도되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4일, 러시아 의사인 ‘주흐라 파블로바’ 내분비학 박사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상트페테르부르크 주민들을 대상으로 러시아 백신 3종 중 한 종류를 2번 접종한 후 코로나바이러스 재감염 통계를 한 보도매체(informing.ru)를 통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122만2466명이 올 7월 23일 기준 1차 이상 접종을 마쳤으며 2차 접종까지 완료한 86만637명 중  1.7%인 1만4600명이 돌파감염됐다. 


백신 종류별로 예방 효능을 비교해 본 결과, 각 백신 접종 후 재감염률은 '스푸트니크 V'는 약 1.7% (접종자 수 81만9000명 중 감염자 수 1만3400명), '에피박코로나' 약 6% (1만6300명 중 988명), '코비박' 약 0.9%(2만4600명 중 218명)로 각각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주흐라 박사는 “에피박코로나 경우 접종자 수가 가장 적은데도 불구하고 높은 감염률를 보였기에 비효율적인 백신이며,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게 코비박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매체(ntv.ru/novasti)에서도 러시아 백신들을 1회 혹은 2회 접종했을때 감염률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 1회 접종시에는 스푸트니크 V(0.79%), 코비박(0.93%), 에피박코로나(1.3%) 순으로 감염률 차이를 보였다. 2차까지 접종 후에는 코비박(0.27%), 에피박코로나(0.59%), 스푸트니크 V(0.66%) 순으로 감염률을 보인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내 지역별로 백신 접종 후 감염률 감소 정도에서 다소 차이는 존재하겠지만, 일단 접종 기준인 2회 접종 후 결과를 보면 '코비박' 백신이 가장 뛰어난 예방 효능을 보였다.  


이처럼 러시아 백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엠피코퍼레이션이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코비박(CoviVac)’에 대한 허가신청 전 사전검토를 신청했다고 20일 밝혔다. 러시아 백신 도입에 대한 관심이 구체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사전검토 신청을 한 코비박은 러시아 정부 과학아카데미에서 면역·생물학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과학연구소인 국영기관 ‘추마코프 연구소’가 개발한 백신이다. 전통적 백신 제조방법과 현대기술이 결합된 불활성화 백신(바이러스를 사멸시켜 항원으로 체내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백신)으로 개발돼 백신 접종과 관련해 우려되는 부작용 리스크를 크게 감소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임상은 물론 임상1·2상에서 면역원성 등 신뢰도를 확보해 러시아에서 올해 2월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임상 2상에서는 안전성 효능 검증을 비롯해 92% 수준의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입증한 것으로 발표됐으며 현재 러시아에서 대규모 임상 3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특히 추마코프 연구소 원장을 포함한 핵심 인력들이 3월 방한해 국내 유명 백신 제조업체 방문을 통해 생산 시설을 검토했으며 생산과 관련 기술적 부분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으며 6월에는 국내에서 개최된 ‘포스트 팬데믹 시대 대비 바이러스에 대한 최적 대응방안 마련 컨퍼런스’에도 참가해 추마코프 연구소장 기조발언에 이어 부소장과 수석연구원들이 불활성화 백신 개발 과정을 발표해 학계와 업계로부터 크게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코비박의 사전검토를 신청한 엠피코퍼레이션 최고기술경영자 윤병학 박사는 “코로나19 대유행이 계속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백신 수급 문제를 하루 빨리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러한 측면에서 정책적인 차원에서 보다 다양한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도입을 다각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다만 백신물량 확보에 앞서 백신 안전성과 예방 효능을 면밀히 검토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하며 백신 접종 과정에서 국민 안전이 충분히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비박 백신은 임상 1/2상 완료 후 러시아 내 긴급사용 승인을 받아 이미 임상 1/2상 시험을 통한 안전성과 면역원성이 충분히 입증됐으며 현재 러시아 내에서 대규모 임상 3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엠피코퍼레이션이 사전 검토를 위해 제출한 비임상 자료에 대해 안전성과 효과성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안전하고 효과 있는 백신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러시아 백신의 도입 여부는 식약처의 비임상 자료 검토 결과와 기존의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수급 동향에 따라 그 향배가 결정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특히 러시아 백신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돼 도입이 결정되더라도 이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서 드러난 것처럼 러시아 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감을 불식시키는 게 도입의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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