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백신 출시로 성가를 올리고 있는 mRNA 치료제‧백신 개발 전문 생명공학기업 모더나테라퓨틱스(Moderna Therapeutics)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 RSV) 감염증 예방백신인 ‘mRNA-1345’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 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고 3일(현지시각) 발표했다.
FDA는 mRNA-1345를 60세 이상 성인에게 1회 투여하는 용법으로 패스트트랙 지정을 승인했다.
이 회사는 젊은층 성인(18~49세), 고령층 성인(65~79세), 유소아(생후 12~59개월) 등 3가지 연령대를 대상으로 mRNA-1345의 내약성과 반응원성을 평가하는 1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 중 젊은층 성인 피험자 4개 코호트 그룹은 충원을 마친 상태이다.
65~79세 고령층 성인 코호트 그룹을 대상으로 한 백신 투여 또한 현재 진행되고 있다. 성인 용량을 점진적으로 줄여서 투여하는(de-escalation) 임상도 진행 중이다.
이번 패스트트랙 지정은 모더나가 mRNA-1345 1상에서 처음 도출한 중간분석 자료를 근거로 이뤄졌다. 젊은층 성인 코호트 그룹을 대상으로 접종 후 1개월이 시점에서 나타난 임상데이터를 지난 4월 14일 ‘백신의 날’에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mRNA-1345는 착수 시점과 비교해 최소 11배에 달하는 중화항체 기하평균(geometric mean) 증가가 입증됐다.
모더나는 다른 호흡기병원균 예방백신과 mRNA-1345을 배합한 혼합백신 개발을 검토 중이다. 소아용과 고령층을 구분해 진행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mRNA-1345의 글로벌 마켓 독점적 발매권을 보유하고 있다.
스테판 반셀(Stephane Bancel)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연소자와 고령 성인을 보호하기 위해 RSV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며 “고령층 성인들을 위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것은 RSV 백신의 긴급한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더나는 과학 및 제조 부문 투자에 힘입어 11가지 전염병 백신을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시켰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또 현재 24개 개발 프로그램이 치료제 영역에서 진행 중이며 16개 프로그램이 임상단계에 들어가 있다.
RSV는 일반적으로 감기와 유사한 증상들을 보이는 가장 빈도 높게 발병하는 호흡기 바이러스 중 하나다. 미국은 물론 미국과 기후가 유사한 지역에서 주로 가을, 겨울, 봄에 유행한다. 대부분의 감염자는 1~2주 이내에 증상에서 회복되지만, 유아와 고령층 성인은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RSV는 미국에서 1세 이하의 영유아에게 모세기관지염 및 폐렴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고령층 성인에서도 폐렴 및 호흡곤란을 유발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 RSV는 매년 5세 이하 소아 약 5만8000명, 65세 이상 고령층 17만7000명의 입원을 초래하고 있다. 또 고령 성인 중 1만4000여명이 RSV 감염으로 사망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RSV 백신으로 FDA 허가를 받은 백신은 없어 mRNA-1345는 계열 첫 백신을 노리고 있다.
mRNA-1345는 융합후 상태(postfusion state)에 비해 우수한 중화항체 반응을 유도하는 융합전 F 당단백질(prefusion F glycoprotein)을 암호화한 항 RSV 백신이다. 모더나가 승인받은 코로나19 백신과 동일한 지질나노입자(lipid nanoparticle, LNP)를 사용해 최적화된 당단백질의 코돈 서열을 담고 있다.
모더나 테라퓨틱스 측은 앞서 ‘코로나19’ 백신, 지카바이러스 백신후보물질 ‘mRNA-1893’, 메틸말론산혈증(MMA) 백신후보물질 ‘mRNA-3704’, 프로피온산혈증(PA) 백신 ‘mRNA-3927’ 등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