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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장마 · 한반도 열돔에 모기가 ‘비틀 비틀’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1-08-05 12:05:58
  • 수정 2021-08-22 16: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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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보다 30% 급감 … 습한 서식처 줄고 국지성 폭우로 유충 떠내려가

여름철 가장 흔한 해충인 모기는 인체에서 발산하는 열기, 냄새, 땀 등을 감지해 사람에게 접근한다. 수원 영통구에 사는 K씨(36·여)는 여름을 앞두고 모기 퇴치제 등 방충제를 온라인서 대량 구매했지만, 이번 여름엔 거의 쓸 일이 없다. 연일 30도가 웃도는 폭염 속에 모기가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고기온이 32~35도였던 7월 14~17일 시내 50곳에 설치된 디지털 모기 측정기에서 채집된 모기는 8809마리였다. 하루 평균 2200여 마리로 지난해 7월 하루 평균 모기 수 3200여 마리보다 30% 넘게 감소했다.  6월 한 달간 서울에서 포집된 모기 수는 총 8만3574마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약 10% 감소했다. 7~8월 본격적인 무더위가 닥치면서 모기 수가 더 줄어든 것이다.


일반적으로 모기는 고온다습한 날씨를 좋아한다. 모기가 한여름에 극성을 부리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환경부와 기상청이 발간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평균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성체로 부화하는 모기 수가 27% 증가하며, 그에 따라 말라리아 발생 위험도 약 12.6%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논문에서도 기온이 1도 높아질수록 모기 매개 감염병인 말라리아 발생 위험이 최대 2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석좌교수는 “폭염이 지속하면 모기가 힘을 잃고 활동이 둔해진다”며 “모기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면서 수명도 짧아진다”고 말했다. 모기 활동 적정 온도는 27도 안팎이다.


올해 짧은 장마와 국지성 폭우도 모기에겐 악조건이었다. 우선 비가 오는 날이 적어 물웅덩이 등 모기가 알을 낳을 장소가 줄었다. 이번 장마 기간 강수량이 평년의 40%에 그치기는 했지만 비가 한 번 올 때 폭우가 쏟아지면서 알과 유충이 상당수 쓸려 내려갔다. 이동규 교수는 “비가 적게 오면 산란처 자체가 줄어들고 폭우가 오면 모기의 산란 활동이 어려워질 뿐 아니라 유충도 많이 유실된다”며 “비가 조금씩 자주 내려야 모기가 많이 생길 수 있는 좋은 조건이 형성된다”고 말했다.


이어 "모기는 더워도 충분히 알을 만들 수 있지만, 문제는 산란할 때 일정 수준의 작은 물웅덩이 등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며 "폭염이나 짧은 장마로 인해 모기가 좋아하는 산란 환경이 줄어들면 모기 개체 수도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유행하고 있는 말라리아는 '3일열 말라리아'로, 동남아에서 유행하는 말라리아보다는 치사율이 낮아 덜 위험한 감염병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서 동남아와 같은 열대기후, 국지성 호우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국내에서도 위험한 말라리아 매개 모기가 출현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는 겨울 기온이 0도 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에 당분간은 '열대열 말라리아' 등이 출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연수 전남대 응용생물학과 교수는 "현재의 지구온난화가 지속돼 말라리아가 유행할 수 있는 최적 환경이 된다면 위험지역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질병관리청과 위험지역 지자체 보건소에서 철저하게 방역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이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로 가을 모기와 겨울 모기가 극성을 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교수는 "여름모기가 주춤했다 해도 날이 선선해지면 늦여름이나 초가을 쯤 모기가 증가할 수 있다"며 "지역별 차이도 있고, 오히려 개체 수가 증가한 모기 종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구의 기온이 올라가면 가을이나 겨울에도 모기가 죽지 않고 돌아다니고 추위에 약한 이집트숲모기 등 바이러스를 옮기는 외래종이 토착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여름 모기 공격을 피하는 방법


1. 우선 집안 곳곳의 물기를 제거하는 게 좋다. 모기는 물기가 많은 화장실, 하수구, 주방 등에 서식하며 알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장소는 항상 물기를 제거하고 건조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2. 선풍기를 트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모기는 무게가 가볍고 날아가는 속도가 느려서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선풍기를 강풍으로 틀면 모기를 2m 밖으로 쫓아낼 수 있다. 선풍기 바람은 사람의 체취를 분산시켜 모기가 우리 몸을 목표물을 정하는 것을 방해하기도 한다.​


3. 밝은 색 옷을 입자. 모기는 검은색, 갈색, 청남색 등 어두운 계열을 선호한다는 플로리다대 곤충학과의 조사 결과가 있다. 따라서 흰색, 노란색 등 밝은 옷이 모기 회피에 더 좋다. 모기는 오후에 본격적으로 활동하므로 야외 외출은 가급적 오전에 하는 게 좋다. 


4. 몸에 땀이 남아 있지 않도록 최대한 자주 씻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모기는 후각기관이 발달해 땀, 암모니아 등의 냄새를 잘 맡는다. 모기는 허브 냄새를 싫어하기에 허브 오일을 귀밑, 손목 등에 살짝 발라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5.모기기피제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모기기피제는 모기나 싫어하는 화학성분을 몸에 바르거나 뿌릴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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