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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K억제제의 후발주자와 잠재된 부작용을 살펴보니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1-08-02 14:19:25
  • 수정 2021-08-06 00: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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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세대는 1세대(이브루티닙)보다 선택적, 내성 및 부작용 감소 기대

BTK억제제(BTKi)는 B세포의 생존, 증식, 분화에 관여하는 BTK가 과도하게 발현하거나 변이를 일으킴으로써 나타나는 각종 혈액암과 자가면역질환을 다스린다. 


사람마다 500개 이상의 다양한 키나제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정 키나제를 타깃으로 하되 다른 키나제를 건드리는 비표적(off-target) 부작용을 감소시키는 게 신약개발의 중요한 열쇠다. 따라서 BTK에 고도의 선택성을 가진 약물을 개발하려 경쟁 중이다. 


애브비의 BTK억제제인 ABBV-105는 JAK1 억제제 ‘린버크서방정’(Rinvoq, 성분명 우파다시티닙 upadacitinib, ABT-494)와의 병용요법제인 ABBV-599의 한 축이다.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2상을 진행 중이다. 2023년 특허가 만료되는 자사의 최고 의약품인 ‘휴미라주’(Humira 성분명 아달리무맙 Adalimumab)의 후속주자로 ABBV-105를 활용하려는 전략이 빛을 볼지 주목된다. 


하지만 ABBV-105에 대한 임상 진척 내용은 보도된 게 거의 없고 린버크마저도 아토피피부염, 건선성관절염 등에서 적응증 확장이 혈전생성, 암 유발, 감염 초래 등 안전성을 이유로 계속 지연되고 있다. 


로슈의 페네브루티닙(Fenebrutinib, 코드명 GDC-0853, RG7845)은 류마티스관절염, 루푸스, 만성자발성두드러기(chronic spontaneous urticaria) 등에서 2상을 진행 중이다. 


일본 오노약품공업이 개발한 티라브루티닙(Tirabrutinib 코드명 ONO-4059, GS-4059)는 B세포 악성종양〔비호지킨림프종 그리고/또는 만성림프구성백혈병(CLL)〕 치료제로 1b상 용량 증가 시험을 하고 있다. 


티라브루티닙 단독요법 1건, 병용요법 4건이다. 병용요법은 티라브루티닙과 길리어드사이언스의 PI3K 억제제인 ‘자이델릭정’(Zydelig 성분명 이델라리십 Idelalisib, 코드명 GS-1101, CAL-101), 티라브루티닙+길리어드의 엔토스플레티닙(Entospletinib, 코드명 GS-9973, 경구용), 티라브루티닙+자이델릭+엔토스플레티닙, 티라브루티닙+자이델릭+로슈의 CD20 단클론항체인 ‘가싸이바주’(Gazyva 성분명 오비누투주맙   Obinutuzumab), 티라브루티닙+엔토스플레티닙+가싸이바 등이 테스트 중이다.  


아빌라테라퓨틱스(Avila Therapeutics)가 처음 개발하고 세엘진(Celgene Corporation)이 이어받은 스페브루티닙(Spebrutinib, 코드명 AVL-292, CC-292)은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2상을 진행 중이다. 세엘진이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에 2019년 1월 740억달러에 매각된 뒤 이렇다할 진척은 없으며 CLL 등 B세포 혈액암 등에서는 아무런 개발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달 12일 바이오젠은 중국 베이징에 근거를 둔 이노케어파마리미티드(InnoCare Pharma Limited, 諾誠健華醫藥有限公司)가 개발한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오렐라브루티닙(orelabrutinib, 코드명 ICP-022)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선불 계약금 1억2500만달러에 승인 시 최대 8억1250만달러를 추가로 보장받는 조건이다. 현재 재발성, 진행성 다발성경화증에서 치료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글로벌 위약 대조 2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오렐라브루티닙은 지난 6월 28일 FDA로부터 MCL의 혁신치료제 지정을 받았다. 앞서 지난해 12월엔 미국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또 지난해 12월 25일 중국에서 재발성 불응성 CLL 및 SLL, 불응성 MCL 적응증을 승인받았다. 


미국 뉴욕 소재 TG테라퓨틱스는 공유 BTK 억제제 TG-1701의 1/2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가상 연례회의에서  만성림프구성백혈병 및 기타 B세포 악성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우수한 선택성과 모든 투여용량에서의 양호한 내약성을 입증했다. 


단독요법은 TG-1701을 매일 한 번 100mg, 200mg, 300mg, 400mg씩 투여했다. 병용요법은 TG-1701을 용량별로 투여하면서 U2로 불리는 ‘우코닉’(Ukoniq, 성분명 움브라리십 Umbralisib) 및 우블리툭시맙(ublituximab)을 각각 800mg 또는 600mg 경구복용, 주기별로 900mg을 정맥주사로 투여했다.


CLL 환자군에서 TG-1701 단일요법 300mg 용량은 중앙값 8.6개월의 추적조사 기간 중 100%의 전체반응률을 보였다. 또 매일 100~300mg의 TG-1701을 투여하면서 U2 병용요법을 함께 진행한 환자군에서는 중앙값 15.6개월의 추적조사에서 79%의 전체반응률과 21%의 완전반응을 보였다. 호중구감소증이 가장 심각하면서도 흔한 부작용으로 전체 환자의 8%에서 나타났다.


국내기업으로는 한미약품이 2015년 3월 릴리에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BTK억제제인 HM71224(성분명 포셀티닙, Poseltinib, 릴리 코드명 LY3337641)를 기술수출하면서 선불계약금 5300만달러(600억원)를 받고 이를 포함해 임상개발·허가·상업화에 대한 마일스톤으로 최대 8500만원을 지급받기로 계약을 맺었으나 2018년 2월 릴리가 류마티스관절염 관련 2상 임상시험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2019년 1월말에 권리 반환이 완료됐다. 


이는 BTK억제제가 전반적으로 류마티스관절염에서 치료 효과가 미흡하고, 릴리가 록소온콜로지를 인수하면서 고도의 선택성을 보유한 BTK 억제제 파이프라인 확보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이후 독자개발을 선언했지만 최근 후속보도는 나오지 않고 있다. 국내 2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밖에 BTK억제제 신약후보물질로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브라네브루티닙(Branebrutinib, BMS-986195), 베링거인겔하임의 BIIB068,  BMX-IN-1(BMX kinase inhibitor), MT-802, CGI-1746, CG-806, LFM-A13, PCI-33380, GDC-0834, QL47, SJF620, CNX-500, M7583, SHR1459, CT-1530, AC0058 등이 있다. 


BTK억제제는 아스퍼길루스증(aspergillosis)과 같은 침습성 진균감염이 중추신경계(CNS, 뇌)에 나타날 수 있다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것이 BTK억제제 전반에 나타나는 문제인지 이브루티닙에 국한된 것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이브루티닙으로 치료받은 환자군에서 아스퍼길루스증 발병률은 CLL, MCL 환자에서 CNS림프종보다 훨씬 낮았다. 부위별로는 중추신경계와 폐에서 아스퍼길루스증이 두드러졌고 투여 초기에 감염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BTK억제제가 대식세포의 식균작용을 억제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투여했거나 당뇨병이나 간질환으로 면역력이 떨어졌거나 이전에 다른 치료제를 장기간 투여한 경우에 주의해야 한다. CNS림프종 환자 중 스테로이드를 병용하면 39%에서 아스퍼길루스증이 나타났다.


이브루티닙 등 BTK억제제로 치료받은 환자는 심방세동(AF) 등 심장 부작용이 유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AF 발생률은 16.6개월 시점에 이브루티닙의 경우 6.5%, 대조요법(comparator therapy)의 경우 1.6%였다. 36개월 후에는 10.4%로 상승했다. 이는 과거의 병력과 65세 이상 연령이 독립된 발병인자로 분석됐다. 


또 다른 메타분석에서는 이브루티닙 치료 환자의 심방세동 위험 증가가 다른 치료에 비해 약 3.9배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중앙값이 26개월에 달하는 추적조사 기간을 가진 이 연구에서 이브루티닙 투여군은 심방세동 발생 비율이 100인년당 3.3인 반면 대조요법은 100인년당 0.84였다.


2세대 BTK억제제는 일반적으로 선택성이 높으므로 표적을 벗어났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부정맥 부작용 발생률이 낮아질 수 있다. 비교적 짧은 추적조사를 고려할 때 후발 BTK억제제와 이브루티닙이 어떤 차이를 보일지, 이로 인해 어떤 약이 잠재적 이점을 지닐지 심층연구가 필요하다.


BTK억제제는 내성이 적은 편이지만 배제할 수는 없다. CLL에서 이브루티닙의 효과는 매우 민감하고 강력하므로 내성이 잘 생기지 않지만 이 병에서의 리히터 형질전환(Richter transformation)이 나타난다면 불가피하게 1차 내성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생식기 유래 B세포 유사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Germinal center B-cell like diffuse large B-cell lymphoma, GCB-DLBCL) 환자는 BCR 신호전달에 의존하지 않는 특성상 이브루티닙에 대한 치료 반응성이 거의 균일하게 부족하다.


발덴스트룀거대글로불린혈증(Waldenström’s macroglobulinemia, WM, 원발성 고분자글로불린혈증, 혈장 내 lgM 증가) 환자는 일반적으로 이브루티닙 요법에 대해 지속적인 관해를 보이며, CLL과 마찬가지로 BTK C481S 돌연변이가 치료제에 대해 내성을 나타내는 환자에서 발견된다. 


분명히 BTK억제제는 이미 많은 CLL 및 외투세포림프종(mantle cell lymphoma, MCL) 환자, 특히 이전의 치료 옵션에 불만족스러웠던 고위험 CLL 및 재발/불응성 MCL 환자의 삶의 질과 예후를 개선했다. 그러나 장기간 사용하면 비용이 많이 들고 부작용, 독성, 내성이 증가하는 게 사실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등장한 2세대 BTK억제제는 장기간 투여할 수 있고 부작용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계열 항암제와의 병용은 제한된 BTK억제제 사용기한을 늘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선은 BTK억제제의 투여기간을 최소화해 비용, 독성, 내성, 부작용 등을 줄인 약을 개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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