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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8일은 간염의 날... A형·B형·C형간염 바로 알자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1-07-27 12:06:16
  • 수정 2021-07-27 12: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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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세포 파괴되어 염증 일으키는 질환 원인과 증상 모두 달라 초기에 치료해야

연일 35℃를 넘나드는 무더위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맞물리며 모두가 지쳐가고 있다. 그러나 이렇듯 지친 일상이 모두 무더위와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다. 영양 섭취가 부실하거나, 충분히 수면을 취하지 못했거나, 혹은 신체에 이미 이상이 생겼기 때문일 수 있다.


권정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피곤할 때 간 건강을 의심하지만, 오히려 간염이 있더라도 무증상인 경우가 더 많고 간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이를 조기에 찾아내고 그에 맞는 치료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7월 28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간염연합이 제정한 ‘세계 간염의 날’이다. 이 날은 지난 2010년 세계보건기구 총회에서 간질환과 간세포암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성 간염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제정됐다. 간염은 대표적인 간 질환의 하나로 간세포가 파괴되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국내 간암 85%는 B·C형 바이러스 간염이 원인


최근 의료기술의 눈부신 발전에도 간염은 여전히 심각한 질병으로 남아있다. 간염은 발병원인에 따라 바이러스 간염, 알코올 간염, 약물유발 간염, 자가면역 간염 등으로 분류한다. 또 6개월 이상 지속적인 간염을 유발하는 만성간염으로 B형, C형 바이러스성 간염과 알코올 간염, 자가면역 간염 등이 있다. A형 바이러스 간염과 약물유발 간염 등은 주로 급성간염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 중 매년 전 세계 150만 명의 사망 원인일 정도로 위협적인 간염은 주로 만성 B형, C형 바이러스 간염이다. 현재 전 세계 약 2억5700만 명이 B형 간염에 시달리고 있고 C형 간염에 감염된 환자도 7100만 명에 달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간암의 약 85%는 B·C형 바이러스 간염이 원인이다. 만성 B형 간염이 70%, 만성 C형 간염이 15%를 차지한다. 급성 A형 바이러스 간염과 간암은 관련이 없다.


권정현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A·B·C형 간염은 고작 한 글자 차이지만 각각에 따라 원인과 증상이 다르고 대처법 역시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간염, A·B·C 유형 따라 원인·증상·대처법 달라


간염은 바이러스의 인체 감염으로 간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급성간염은 발병 후 3~4개월 이내에 회복 또는 완치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6개월 이상 지속할 때는 만성간염으로 분류한다. B형 간염 바이러스는 1965년, A형 간염 바이러스는 1973년, C형 간염 바이러스는 1989년에 각각 발견됐다. 이후 D, E, G 등의 간염 바이러스가 추가로 발견됐는데 국내에서 발견되고 있는 간염 바이러스는 대부분 A·B·C형이다.


A형 간염은급성간염이지만 한 번 앓고 나면 평생 면역= A형 간염은 무더운 여름철마다 기승을 부리는 1군 감염병이다. 다른 감염에 비해 집단 발병 가능성이 큰 편으로 2019년에는 무려 1만8000여 건의 발병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주로 심한 증상과 높은 간수치 상승을 보이지만 빠른 호전과 회복을 보이는 등 급성간염의 형태로 나타난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경구-분변감염 경로로 감염된다. 몸 안에 들어오면 평균 4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최근 중국산 조개젓 등을 섭취한 후 다수의 환자가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다. 초기에는 감기처럼 열이 나고 전신 피로감이나 근육통이 생기며 식욕이 떨어지고 구토, 발열 등의 전신증상이 나타나 감기몸살이나 위염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이후 소변 색깔이 진해지고 눈 흰자위에 노란 황달기가 생긴 후에야 A형 간염에 걸렸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A형 간염에 감염되면 적절한 영양 섭취와 안정을 취하는 것 외에 아직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대부분 입원해 수액 치료 등 대증요법을 통해 회복된다. 전문의들은 개인위생과 함께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만이 가장 효과적인 질병 관리법이라고 강조한다. 한 번 앓고 나면 평생 면역이 생긴다. 간암과는 관련이 없다.


다행히 A형 간염은 예방백신이 개발돼 널리 사용되고 있다. A형 간염은 2회에 걸쳐 받는다. 만 1~16세에 접종을 진행하고, 1차 접종 후 6~12개월 후 추가접종을 한다. 소아청소년 시기에 감염된 경우는 감기처럼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항상 손을 깨끗하게 씻고, 여름에는 날음식이나 상한 음식을 되도록 피한다. 지하수나 약수는 끓여 마시는 것이 좋다. 


B형 간염은 간경변·간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 질환= 국내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률은 백신이 상용화하기 이전인 1980년대는 8~10%로 높은 수준이었지만 2008년 이후로는 꾸준하게 3%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B형 간염 바이러스가 만성 B형 간염, 간경변, 간암으로 진행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 만성간염과 간경변증 환자의 약 70%, 간암 환자의 약 60%는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다.


혈액, 체액, 감염된 사람과의 성적 접촉, 주사기 바늘 공동 사용 등을 통해 감염된다. 특히 바이러스 보유 여성의 출산 시 아기가 감염되는 모자간 수직감염이 가장 중요한 감염경로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재는 만성 B형 간염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라 해도 출산 후 12시간 안에 예방접종과 함께 면역글로불린을 추가 접종함으로써 감염률이 현저히 감소했다. B형 간염 예방접종은 총 3회 0, 1개월, 6개월에 한다. 특히 B형 간염 보유자의 가족, 수혈을 자주 받아야 하는 환자, 혈액투석 환자 등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환경에 있는 만큼 반드시 예방접종을 권한다.


만성 B형 간염 환자라도 간수치가 정상인 경우가 많고, 경한 경우에는 증상을 동반하지 않기 때문에 관리나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다가 복수가 차고 황달이 생기는 간경변으로 진행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또 자각 증상은 전혀 없지만 건강검진이나 우연히 받은 검사에서 간암이 진단돼 내원한 경우도 많은데, 이 경우 B형 간염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수직감염 가족력이 있거나, B형 간염 양성으로 알고 있는 경우에는 증상 유무, 간수치 등과 상관없이 무조건 정기검진을 통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의 진행을 확인해야 한다.


최근에는 내성이 적고 효과가 좋은 경구용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돼 간수치와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따라 전문의의 지시에 따른 복용으로 간경변 진행이나 간암 발생을 크게 낮추고 있다. 권정현 교수는 “최근 항바이러스제의 복용으로 간암 발생이 확연히 감소하기는 했지만, 간경변의 진행 없이도 간수치가 정상이더라도 간암 발생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초음파 검사와 간암표지자 검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항바이러스제는 임의로 투약을 중단할 경우 바이러스 돌파현상에 의한 급격한 간수치 증가 등 치료제의 내성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C형 간염은 백신 없지만 치료제 개발돼 95% 이상 완치 가능= C형 간염 역시 B형 간염처럼 혈액을 통해 감염된다. 예전에는 수혈을 통해 주로 감염됐지만 1991년부터 헌혈 혈액에 대한 C형 간염 바이러스 선별검사가 보편화되면서 이후 수혈을 통한 감염은 극히 드물어졌다. 반면 정맥주사 약물남용, 주사침 찔림 손상, 침술, 문신 등 오염 혈액에 노출된 이력이 있는 경우가 절반을 차지한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300만~400만 명이 C형 간염에 감염되고 있고, 그 중 절반 이상을 아시아 지역 환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국내 B형 간염이 주로 수직감염에 의해 전파되는 것과 달리, C형 간염은 성인에서 여러 경로를 거쳐 처음 바이러스에 노출되는데, 이 경우 최대 85%에서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없어지지 않고 만성 C형 간염으로 발전한다. 문제는 C형 간염 환자의 80%는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복수, 황달, 간종괴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간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C형 간염은 현재 백신이 없어 알려진 혈액전파 감염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예방법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국가 건강검진 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지만, 감염경로노출에 고위험군인 경우 건강검진을 통해 본인의 C형 간염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C형 간염은 혈액검사로 알 수 있는데 만약 C형 간염이라면 추가적으로 유전자형 검사를 실시한다. 1형부터 6형까지 총 6가지가 있기 때문에 정밀한 유전자형 검사를 통해 어떤 바이러스인지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유전자형에 따라 치료 약제나 치료 기간이 달라진다. 


권정현 교수는 “가장 위험한 것은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 양성으로 알고 있는데도 증상이 없고 간수치가 정상이라는 이유로 병원을 내원하지 않는 경우다”며 “현재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나와 있고, 여러 발전된 진단법으로 증상, 간수치에 상관없이 정기적인 진료를 통해 간경변 진행과 간암 발생 예방이 가능한 만큼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정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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