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고령의 말기신부전 환자에서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이 뇌사기증자 신장이식과 비교해 효과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사기증자의 신장을 이식받기 위해 오랜 시간 대기해야 했던 환자들에게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허규하 세브란스병원 이식외과 교수· 김덕기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교수팀은 고령의 말기신부전 환자에서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이 뇌사기증자 신장이식과 비교해 이식 후, 이식 신장의 수명은 차이가 없고 이식 후 환자 생존율이 더 높다고 밝혔다.
평균 수명 증가로 고령의 말기신부전 환자는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공여자가 부족한 현실에서 신장이식을 받기는 쉽지 않다. 가족 중 적합한 기증자가 없으면 뇌사기증자 신장이식을 받을 수 있지만, 등록 후 이식까지 평균 7년을 기다려야 한다.
이에 빠른 이식을 위해 최근 국내서도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고령의 말기신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후 부작용 등 결과에 대한 국내 보고가 없는 실정이었다.
세 그룹 간 이식 후, 이식신장 기능을 비교해 본 결과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이 혈액형 적합 신장이식에 비해 다소 낮았으나 뇌사기증자 신장이식과 비교해선 높게 나타났다(왼쪽). 이식 후, 환자의 연간 생존율은 혈액형 적합 신장이식과 부적합 신장이식 간 큰 차이가 없었고 뇌사기증자 신장이식 보다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혈액형 부적합 생존기증자 신장이식을 받은 80명의 이식 후 결과를 혈액형 적합 생존기증자 신장이식을 받은 222명과 뇌사기증자 신장이식을 받은 332명과의 결과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후 거부반응 빈도는 혈액형 적합 및 뇌사기증자 신장이식과 비교해 차이가 없었다. 신장 기능의 경우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이 혈액형 적합 신장이식에 비해 다소 낮았으나 뇌사기증자 신장이식과 비교해선 높았다. 이식 신장의 수명은 세 그룹 간 차이가 없었고 이식 후 환자의 연간 사망률은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0.5%)이 혈액형 적합 신장이식(0.3%)과 큰 차이가 없었고 뇌사기증자 신장이식(1.5%)보다 낮게 나타났다.
허규하 교수는 “고령 말기신부전 환자는 혈액형이 맞지 않는 기증자가 있을 때 뇌사기증자 신장이식을 기다리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혈장교환술 등의 처치 후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시행 받는 것이 환자의 생존율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식 분야 국제학술지 'Transplant International'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