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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코로나19에 글로벌 CRO 산업 지각변동 … 국내도 ‘원격임상’ 도입 제기
  • 설동훈 기자
  • 등록 2021-07-14 15:22:09
  • 수정 2021-07-14 15:2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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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적 CRO 기업 간 M&A 활발 … 국내 업체 “임상시험실시기관 규제 완화 필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CRO(임상시험위탁기관) 산업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계에서도 변화의 바람에 맞춰 원격임상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CRO산업이 백신과 치료제 개발 영향으로 전년대비 10% 이상 성장했고 비대면 임상 요구가 늘어난데다 원격 모니터링 사용이 증가하고 ‘분산형 임상’도 부상하는 한편 기업 간 M&A 바람이 부는 등 급격환 환경변화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바이오협회는 14일 ‘코로나19가 불러온 글로벌 CRO 산업 지형 변화’ 보고서를 발표, 이러한 내용을 공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임상시험위탁기관(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CRO) 시장은 상위 10개 기업이 50% 이상 시장을 점유하고 있으며 점차 비중을 확대 중에 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정체됐던 CRO 인수합병이 코로나19 위기를 딛고 금년 들어 상위 기업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2월 글로벌 CRO 7위인 ICON(2020년 매출 27억 9000만 달러)이 상대적으로 큰 기업인 5위 PRA(매출 31억 8000만 달러)를 12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고 4월에는 바이오분야 글로벌 시약·장비업체인 Thermo Fisher(매출 322억 달러)가 174억 달러에 글로벌 CRO인 PPD(매출 46억 8000만 달러)를 인수했다. 또한 거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도 이례적으로 글로벌 CRO 파렉셀 지분을 85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ICON은 인수합병과 관련해 보도자료에서 두 기업이 가진 데이터와 헬스 플랫폼, 사이트 네트워크를 결합해 분산형(de-centralised) 및 하이브리드 임상시험 솔루션을 제공하는 리딩 회사로 탄생하게 됐다고 밝혔다. PRA는 모바일 연결 헬스플랫폼과 RWD 및 정보 솔루션에, ICON은 사이트 네트워크와 홈 헬스 서비스 및 웨어러블 분야에 특화된 전문성을 갖고 있어 상호 시너지를 발휘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팬데믹이 모바일 헬스기술과 툴의 도입을 가속화 했다며 두 기업의 합병을 통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속도와 효율성으로 환자 치료를 가속화할 수 있는 인력, 데이터 및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고 밝혔다. 


Thermo Fisher는 생명과학 분야 글로벌 시약 및 장비 서비스 업체로 2020년 322억 달러 매출을 기록한 대형 기업이다. 2017년 위탁생산기업(CMO)인 Patheon을 인수하면서 위탁생산 및 물류 서비스에 진출한 Thermo Fisher는 4월 3위 CRO인 PPD 인수를 발표했다. PPD는 코로나19 영향에도 2020년 매출이 전년 대비 16.1% 성장한 기업으로 모더나의 코로나19 mRNA 백신 임상 파트너사로 참여한 바 있다. 


Thermo Fisher는 PPD의 인수를 통해 제약·바이오분야에서 시약·장비~임상~생산·물류에 이르는 전주기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할 기반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골드만삭스가 CRO기업(Parexel)의 새 주인으로 등장했다는 사실이다. 7월 2일 글로벌 상위 10위권 CRO인 Parexel은 골드만삭스와 EQT사모펀드에 85억 달러에 인수된다고 발표했다.


파렉셀은 분산형 임상시험(DCT)과 생물통계 및 데이터 관리 분야에 특히 강점이 있는 기업으로 현재까지 160건 이상의 분산형 임상시험을 수행한 바 있으며 200건 이상의 환자 원격 임상 참여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파렉셀을 인수한 골드만삭스와 EQT사모펀드는 임상 분야에서 기업 성장세와 혁신 가능성에 초점을 두었다고 투자 배경을 밝혔다. 파렉셀은 골드만삭스와 EQT가 가진 Certara(컴퓨터 시뮬레이션 임상시험 등), Aldevron(플라스미드 DNA 제조 등) 등 바이오기업에 대한 경영 및 성공적인 투자 경험이 파렉셀 성장과 비즈니스 확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보고서는 코로나19가 인수합병 등 임상시험 환경에 큰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 글로벌 CRO 시장은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집중으로 전년 대비 11.2% 성장했고 기존의 임상시험이 환자와 연구진이 의료기관에 직접 방문하는 오프라인 방식이 일반적이었던 반면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임상 참여자 모집과 의료기관 방문이 어려워 비대면 임상에 대한 요구가 증가했다. 


또 규제기관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임상시험 수행과 관련한 긴급 지침을 통해 모니터링 요원이 직접 임상시험기관에 방문하지 않고 원격 모니터링을 사용해 최적화하도록 허용해 이에 따라 가상 임상시험 플랫폼, eRecruitment 및 원격 모니터링 솔류션 공급업체와 협력 기회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모더나의 코로나19 mRNA 백신 임상시험에도 스마트폰으로 임상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구현해 대상자들 의료기관 방문 최소화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긴급 임상시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임상 정보의 신속한 교류가 중요해 지면서 분산형 임상시험(decentralized clinical trials, DCT)이 부상했고 최근에 전개된  대형 M&A로 판단할 때 향후 글로벌 CRO들이 환자 중심의 비대면 임상시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DCT 관련 기업 인수합병이 지속 추진될 것으로 전망돼 환자 온라인 비대면진단, 원격처방, 웨어러블 진단기기 활용 등 DCT 활성화로 임상시험 정보 수집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하이브리드 임상시험을 통해 임상시험 수행 중 발생 가능한 요소들을 사전에 지정, 축적되는 자료의 중간분석을 통해 임상설계요소 변경을 효율적으로 결정하는 적응형 임상설계와 위험 기반 모니터링이 가능해졌고 하이브리드 접근법은 환자가 집에서 참여할 수 있게 하여 연구기관 방문이 불가능하더라도 연구의 연속성을 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국내 제약기업들도 연속성 있는 임상시험 및 15~20% 비용 절감을 목표로 CRO와 협력해 하이브리드 임상시험을 설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전망이 국내 기업에서 실체화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제약이 해결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한 기업의 임원은 “원격임상이 세계적인 추세지만 국내의 경우 전자동의서를 받는 것은 가능하지만 온라인 임상을 위한 병원과 제약사들의 협조가 부족하고 개인정보보호 등 여러 제약이 존재해 활발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 임원은 “임상시험실시기관 지정제가 풀려야 한다”며 “임상이 현재 대학병원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실시기관의 지정제를 풀어 지역별 다양한 병원이 참여한다면 임상시험을 더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해외 임상지원기업의 한국 대표도 “우리나라도 이제는 임상시험 시 전통적인 방법에 머물지 말고 원격 임상을 적극 도입해 팬데믹 상황에서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임상시험을 수행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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