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노보노디스크의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 ‘라이벨서스’(Rybelsus 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semaglutide)의 매출과 브랜드파워가 상승함에 따라 지난해 11월 6일 미국 뉴저지주 로즈랜드(Roseland) 소재의 약물전달기술 특화 생명공학기업 에미스피어테크놀로지스(Emisphere Technologies)를 18억달러에 인수키로 했다.
하지만 전 에미스피어 투자자들 이스조캐피털(IsZo Capital)은 에미스피어와 이 회사의 대주주였던 MHR펀드매니지먼트를 상대로 ‘인위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좋지 않은 시점에’ 부적절한 매각을 통해 주주에 손해를 입혔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노보노디스크는 에미스피어 인수 당시 이 회사의 경구 제형 기술인 ‘Eligen SNAC’의 매력을 강조하면서 “이 기술을 적용 및 추가 개발해 현재 및 미래의 파이프라인 자산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제기된 소송에서 고소인은 최대주주였던 MHR이 10년이 넘는 ‘약탈적인 자금운용’을 비난했다. 이를 통해 이사회를 ‘충성하는 사람 임명’을 통해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서 MHR이 통제하는 이사회가 2020년 11월에 불공정한 가격으로 에미스피어 매각을 지휘했다고 지적했다.
2018년 5월 에미스피어 주식을 사들인 뉴욕 기반의 투자펀드 이스조는 “MHR이 매각가의 과도한 부분을 자기 주머니에 넣었다”고 주장하면서 이 때문에 MHR이 궁극적으로 공정한 가격을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 덜 염려했다고 밝혔다.
이스조는 또 이 매각은 소수의 과반수 투표에 의해 좌우되면서 협상 종결 과정에서 MHR 창립자이자 최고투자책임자(CIO)이면서 에미스피어 이사를 겸직햇던 마크 라체스키(Mark H. Rachesky)는 인수 조건을 양보했다고 소송에서 주장했다. 이어 유리한 라이벨서스 관련 제품군을 거론하며 에미스피어가 MHR에게 로열티 명목으로 4억5000만달러를 지불한 뒤 주주에게는 13억5000만달러가 돌아갔는데 이보다 훨씬 더 큰 가치를 에미스피어가 보유하고 있었다고 압박했다.
이 소송은 또 에미스피어 매각에 직접 참여한 에미스피어 이사회의 두 명의 MHR 지명자에게 지급되는 보상에 관한 문제도 제기했다. 마이클 와이저(Michael Weiser)와 존 하키(John Harkey)는 2020 년 3월 에미스피어 공동 CEO가 되었고 각각 9개월 동안 780만 달러 이상을 받았다.
인수 전 노보노디스크는 2018년 로열티 계약에서 에미스피어를 1억7500만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법원에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엄청나게 낮은 제안’에 덥썩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비주류 주주들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조 외에 전 에미스피어 주주를 위한 변호사들이 델러웨어주의 챈서리 법정(Chancery Court)에 이스조를 포함, 총 3건의 매각 관련 손해배상 집단소송을 청구했다.
노보노디스크는 2020년 12월에 에미스피어 인수를 완료했으며 현재는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은 라이벨서스 출시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이 약은 작년에 약 3억5000만달러의 매출을 창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