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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근종 있으면 자궁 적출? 잘못된 의학 상식 큰 병 만들어
  • 설동훈 기자
  • 등록 2021-06-01 17:20:02
  • 수정 2021-06-01 17: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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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궁암으로 악화되지 않아…정확한 진단 후 증상에 맞게 치료해야

여성성의 상징인 자궁과 난소는 호르몬 변화에 따라 약 한 달 주기로 역동적인 변화를 겪게 된다. 새 생명을 잉태하기 위한 아름답고 소중한 현상이지만 이로 인해 여성 개개인은 생활 패턴에 변동이 생기고 자궁과 난소는 반복적인 손상 후 치유 과정을 겪으며 여러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질병으로 자궁근종을 들 수 있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평활근 세포의 비정상적인 증식에 의해 자궁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양성 종양이다. 특히 가임기 여성의 20~40%에서 발견될 정도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질환이다. 


자궁근종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여성 호르몬(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활발한 가임기 여성이나 초경이 빠를수록 자궁근종 발생 위험이 증가하며 반대로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감소하는 폐경기에 접어들면 근종의 발생 위험성은 감소하며 근종의 크기가 줄어들게 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자궁근종으로 진료받은 환자의 연령대는 20대부터 급격히 늘고 50대부터 감소했다. 


하지만 흔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자궁근종을 무조건 떼야 하는지, 자궁 적출까지 필요한지, 암으로 악화되는지 등 치료에 대해서는 모르는 여성들이 의외로 많다. 한관희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자궁근종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본다.


생리통이 심하거나 생리양이 평소보다 많으면 자궁근종이다? 


비정상적인 출혈의 원인으로 국제산부인과학회에서 PALM-COEIN이라는 분류법을 사용한다. PALM은 폴립·자궁선근증·자궁근종·자궁내막증식증 혹은 자궁내막암의 영문머리글, COEIN은 혈액응고장애·배란장애·자궁내막이상·의인성질환·분류불가능의 영문 머리글이다. 


이러한 상황은 모두 생리양의 증가를 일으킬 수 있으며 이 중 일부는 생리통도 동반한다. 그러나 생리양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자궁근종으로 판단할 수는 없으며 따라서 증상이 있으면 골반초음파 등의 검사를 시행해 원인을 감별해야 한다.


일반적인 자궁근종의 증상은 비정상 출혈과 생리양 과다, 이로 인한 빈혈·성교통·생리통·월경주기와 무관한 골반통과 자궁근종이 커지면 주변 장기를 눌러서 생기는 증상 즉 빈뇨·절박뇨· 변비·수신증 등이 있다.


자궁근종의 종류와 증상은 각기 다르다?


자궁근종은 발생 위치에 따라 크게 자궁 근육층에서 발생할 경우 근층내 근종, 자궁 바깥쪽 점막에서 발생하는 장막하 근종, 자궁 안쪽에 발생하는 점막하 근종, 자궁의 바깥쪽으로 줄기를 형성하여 매달린 듯 발생하는 유경성 근종으로 분류한다. 


자궁근종은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 자궁근종의 경우 발생 위치와 크기, 개수에 따라 월경과다, 부정 출혈 등 비정상 자궁출혈과 같은 증상을 유발한다. 또한 근종의 괴사, 염증성 변화 등에 의해 급성통증이나 골반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외에 근종에 의한 압박 증세로 방광이나 요관을 압박함으로써 배뇨 곤란, 빈뇨 같은 증세가 발생할 수 있고 점막하 근종같이 자궁강 내 변형을 동반한 경우 불임 및 유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궁근종이 있는 경우라도 모두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지는 않는다.

자궁근종은 중년 여성에게만 발생한다?


많은 여성들이 자궁근종을 중년 여성의 전유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물론 자궁근종의 위험인자를 살펴보면 이러한 오해가 무리는 아니다. 자궁근종의 위험인자는 연령 증가(40대가 20대보다는 5배 정도 많이 발생), 호르몬 노출 증가(초경이 빠를수록 많이 발생), 가족력, 체중 증가(10kg 증가 시 21% 더 발생), 붉은 살코기와 햄 섭취가 많을 때, 주당 2시간 이하로 운동량이 적을 때, 출산횟수가 적어 월경횟수가 많아질 때 등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과거와 달리 영양 향상으로 인한 조기성숙·서구적 식생활·운동량 감소·비만인구 증가· 결혼 및 출산기피와 이로 인한 월경횟수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젊은 여성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20∼30대 여성의 경우도 더 이상 자궁근종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최근 우리나라 20~30대 여성들의 경우 과거와 달리 산부인과 방문을 꺼리는 경향이 많이 감소했다. 건강관리를 위한 정기적 산부인과 방문이 이전에 비해 증가함에 따라 모르고 지날 수 있는 무증상 자궁근종이 발견되는 예도 많아졌다.  


영양 향상으로 인한 조기성숙, 서구적 식생활, 운동량 감소, 비만인구 증가, 결혼 및 출산기피, 이로 인한 월경횟수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젊은 여성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됩니다.


임신 경험 없는 여성이 자궁근종이 있으면 임신이 어렵다?


자궁근종은 생기는 위치에 따라 점막하근종·자궁근층내근종·장막하근종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점막하근종은 수정란이 착상해 자라는 자궁내막에 가까워 임신율을 떨어뜨리므로 제거하면 임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장막하근종은 자궁내막에서 멀어 임신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자궁근층내근종은 그 중간쯤 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임신에 미치는 영향은 환자 개개인에 대해 판정할 수밖에 없고 이 또한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불임의 경우 자궁근종이 원인인 경우는 10% 정도로 판단되고 있다.


자궁근종 있으면 무조건 적출수술을 해야 한다?


통증이나 압박감, 과도한 출혈, 난임이 있지 않는 한 대부분의 근종은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일부 여성들 사이에서는 자궁근종을 방치하면 암으로 발전한다는 잘못된 속설을 믿는 경향이 있는데 자궁근종에서 암이 확인될 확률은 일반적으로 0.8% 이하다. 즉 암이 확인 안 될 확률이 99% 이상이라는 뜻이다. 


임상보고에 따르면 전체 자궁근종의 30% 정도만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잘못된 의학 상식으로 많은 여성들이 자궁근종이 있으며 자궁을 적출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출혈·통증·생리양 과다·임신 방해·주변 압박 증상과 폐경 후 새롭게 생기거나 커지는 경우가 아니라면 치료가 필요 없고 당연히 자궁 적출 수술과 무관하다. 하지만 증상이 없어도 자궁근종이 있는 경우 6~12개월에 한 번씩 산부인과에서 정기검진을 통해 근종의 크기가 심하게 변하고 있지 않은지 여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자궁근종 진단은 우선 골반 진찰을 시행하며 초음파 검사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또한 점막하 자궁근종의 진단을 위해서는 생리식염수를 자궁강 내에 주입해가며 초음파 검사를 하는 초음파 자궁조영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외에 필요에 따라 CT, MRI가 시행될 수 있다.


자궁근종의 치료는 어렵다?


자궁근종의 치료 방법은 일반적으로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로 나뉜다. 약물치료는 생식샘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 효능제(GnRH agonist)가 대표적이다. 이외에 자궁근종에 의한 월경과다를 조절하기 위해 호르몬 분비 자궁내 피임 장치를 사용할 수 있다.


수술적 치료는 크게 자궁근종절제술과 자궁절제술이 있으며 자궁동맥색전술·고주파 자궁근종용해술·자궁근종 동결용해술·고강도 초음파 집속술(HIFU,High-intensity focused ultrasoune)로 치료하기도 한다. 


자궁근종의 치료는 증상에 맞게 적절한 치료를 시행할 경우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다양한 치료 방법 중에 한 가지만 고집하기보다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 임신계획·증상·폐경 여부 등을 고려한 뒤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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