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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탈모환자’ … 잘못된 상식에, 검은 상혼에 두 번 운다
  • 설동훈 기자
  • 등록 2021-05-18 09:10:23
  • 수정 2021-05-23 17: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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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누로 감는다고 탈모 개선되지 않아 … 빗으로 두피 두드려주면 탈모 예방되다는 것도 틀린 지식

‘소갈머리 없는 남자’, ‘주변머리 없는 남자’ 한 때 탈모 남성을 빗대 농담처럼 하던 말이다. 증상과 형태를 불문하고 건강한 모발이 급속도로 빠지기 시작하는 탈모는 물리적,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준다. 특히 한창 사회활동이 왕성할 나이인 20~30대 청년층에게 ‘탈모’는 자신감의 상실은 물론 대인기피와 우울증 등 다양한 정신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스트레스와 대기오염 등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한 후천성 탈모증도 급증하고 있다. 탈모의 예방과 치료는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 등 모발 성장에 좋은 영양소의 균형잡힌 섭취에서 시작된다. 황사와 꽃가루 등이 자욱한 봄철에는 올바른 샴푸법으로 두피 청결을 유지하는 게 기본이 된다. 


하지만 탈모 상식이 부족해 병세를 악화시키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민간요법이나 검증되지 않은 탈모 상품에 의존하는 자가치료 시행자 비중도 다른 나라에 비하면 높은 편이다.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의 도움말로 잘못 알려진 탈모 관련 지식과 진실을 알아본다. 


머리를 자주 감으면 탈모가 심해진다?


탈모와 관련해 가장 잘못된 상식 중 하나가 머리를 자주 감으면 탈모가 심해진다는 발상이다. 두피 건강의 기본은 무엇보다도 청결에 있다. 따라서 하루에 한 번 샴푸를 통해 적당한 자극과 세정을 해주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오히려 머리를 자주 감지 않으면 두피에 이물질 또는 산화물 등 노폐물이 쌓여 염증이 생기고 모발 성장에 방해가 돼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두피를 청결히 하는 것은 비듬 제거에 효과적이어서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된다.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은 건강한 머리카락이 아니며 이미 생명을 다한 모발인 만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샴푸보다 비누로 머리를 감으면 탈모에 도움이 된다? 


비누로 머리를 감아야 탈모를 예방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잘못된 상식으로 심지어 세탁비누로 머리를 감는 사람들까지 있다. 하지만 샴푸와 비누 중 어떤 것으로 머리를 감는가 하는 것은 사실 탈모와 큰 관계가 없다. 


다만 비누의 경우 지나치게 두피를 메마르게 만들기 때문에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모발에 맞는 샴푸와 린스를 사용해 두피와 모발의 상태를 더 건강하게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빗으로 머리를 자극하면 탈모를 예방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평상 시 빗으로 머리를 두드리면 탈모를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두피의 혈액순환이 좋으면 탈모를 일정 부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뾰족한 브러시로 자주 강하게 빗질할 경우 상처나 염증을 유발하거나 두피 속 피지선의 활동을 자극해 두피를 기름지게 만들어 탈모의 원인물질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ihydrotestosterone, DHT)의 생성을 촉진하는 효소를 활성화시켜 오히려 탈모가 촉진될 수 있다.


피부는 충격으로부터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방어벽을 두르듯 두피를 점점 두껍게 만든다. 두피가 두꺼워지면 솜털이 잘나지 않는다. 피부호흡이 어려워져 간신히 난 솜털조차 자라지 못한다. 머리가 지끈거리거나 간질거리는 경우 두피에 해가 되지 않도록 손가락을 이용해 가볍게 두드려 주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모자를 쓰면 머리카락이 빠진다?


모자를 쓰고 다니면 두피에 통풍이 잘 안되고 머리카락을 눌러 탈모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 그러나 탈모는 두피 바깥쪽이 아니라 두피 내부에 있는 모낭이 손상돼 발생하는 현상이므로 모자를 쓰는 것과 관계가 없다.


물론 모자를 잘 세척하지 않았다거나 땀이 많이 나는 더운 날씨에 오랜 시간 이용하는 등 청결하게 관리하지 못할 경우 두피에 땀을 자극하고 노폐물을 쌓이게 만들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이 탈모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모자는 여름철 강렬한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역할을 해 두피와 모발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여성은 임신과 출산, 과도한 스트레스, 대기오염에 따른 모발손상, 잦은 염색과 퍼머 등으로 탈모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머리를 묶거나 자르면 탈모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 또한 잘못된 상식 중 하나다. 사람의 머리카락은 아주 섬세한 조직이아서 바짝 당겨 묶으면 머리카락이 당겨져서 오히려 성장주기를 채우지 못하고 쉽게 빠져 나올 수 있다. 즉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것은 결과적으로 성장주기를 단축시키는 셈이다. 


또 어린아이의 경우 숱이 많아지라고 머리를 삭발해주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임신 중 형성된 모낭은 태어나면서 그 수가 정해져 있다. 삭발을 하면 모발이 좀 더 굵게 자라 밀도가 많아 보이는 시각적인 착각을 유발할 뿐이다. 일부 탈모가 있는 사람도 일시적으로 새로 자라는 모발이 짧게 자라서 모발에 힘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발수가 증가하지는 않는다.


여성탈모는 대머리로 진행하지 않는다?


최근 증가 추세인 여성탈모는 여성의 사회적 활동이 늘어나면서 받는 스트레스와 각종 오염물질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여성은 탈모가 되도 대머리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속설을 믿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여성도 대머리가 있다. 여성은 윗머리만 빠지는데다 머리가 길어 가리기 쉬워 눈에 잘 띄지 않을 뿐이다. 


여성탈모의 궁극적인 원인은 남성탈모증의 원인인 ‘안드로겐성 탈모증’인 경우가 많다. 탈모의 원인이 되는 남성호르몬은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의 난소와 부신에서도 소량이 분비된다. 그러나 탈모증이 남성호르몬과 관련이 있지만 반드시 남성호르몬이 많아서 탈모가 되는 것은 아니다. 탈모를 유발하는 직접적인 호르몬은 DHT로 알려져 있다. DHT는 모낭세포의 특정 부분과 결합해 탈모를 일으키는 원인물질이다. 


더욱이 여성은 빈혈·영양 불균형·다이어트·임신·출산·피임약 복용 등에 의해 탈모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잦은 염색과 퍼머는 두피를 손상시킬 뿐 아니라 탈모를 촉진한다. 다만 여성은 남성호르몬의 양이 적고, 모낭의 안드로겐 호르몬 수용체의 숫자가 적어 완전히 대머리가 되는 일은 극히 드물다. 


가족력이 없으면 탈모를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대머리가 되는 남성형 탈모의 대부분은 유전적 요인이 주요 원인이다. 그러나 대머리 유전인자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대머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또 탈모가 진행되더라도 개인이 증상이나 정도에 각기 편차가 있다. 


일반적인 대머리 유전자는 한 세대에 걸쳐 나타나지만 2~3세대를 건너서 유전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현재 가족 중에 대머리가 없더라도 조상 중에 탈모인이 있었다면 자손 중 누구에게 급작스럽게 탈모가 시작되고 대머리가 될 수 있다.


산후탈모는 자연현상이므로 관리가 필요 없다?


산후 탈모는 대개 임신 중 급격한 호르몬 변화로 모발의 정상적인 주기가 깨져있다 다시 정상화되는 과정인 출산 후 3~4개월경에 발생하는 예가 많다. 


보통 하루 100개 정도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이 정상이지만 약 2배 이상 탈모가 된다거나 그로 인한 스트레스, 산후 다이어트에 따른 영양불균형으로 탈모가 악화된다면 산후 탈모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  


원형탈모는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


최근 다발하고 있는 원형탈모는 자가면역체 이상,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이다. 외관상의 문제가 있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보통 6개월 이상이 지나면 자연치유 된다는 속설을 믿는 탓이다. 


하지만 원형탈모가 발생했을 때 관리를 소홀히 하면 적잖은 문제를 유발한다. 치유과정에서 모발의 발육에  필요한 영양공급과 관리가 되지 않으면 가늘고 탄력 없는 연모가 자라면서 완전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집중관리를 통해 두피조직을 강화함으로써 재발을 막는 게 바람직하다.


머리카락의 건강을 위해 무조건 단백질을 많이 먹어야 한다?


머리카락의 대부분은 케라틴이라는 단백질로 되어 있기 때문에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들 중에는 단백질을 무조건 많이 섭취해야 한다고 믿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이유로 단백질이 다량 함유된 음식이나 건강기능식품 등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은데 단백질만 많이 섭취한다고 해서 머리카락이 건강해지지는 않는다. 


탈모 방지를 위해서는 양질의 단백질 섭취 외에도 탄수화물·지방·비타민·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머리카락 손상을 억제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탈모는 완치할 수 있다?


잦은 파마 또는 과도한 염색 등 잘못된 모발관리 습관이나 스트레스 과잉에서 초래되는 일시적인 탈모는 진행 상태에 따라 치료가 어느 정도 가능하다. 그러나 유전성 탈모를 100% 막는 것은 현재로선 불가능하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탈모는 경구약이나 외용제로 예방 또는 지연할 수 있다. 유전성 탈모의 경우 두피와 모발을 제대로 관리해주면 새로 나오는 머리카락과 빠지는 머리카락의 차이를 줄여 최소화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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