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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동물성 단백질·필수 아미노산 함유 ‘생선’…무조건 좋다?
  • 설동훈 기자
  • 등록 2021-05-04 18:27:35
  • 수정 2021-05-04 18: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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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은 함량 많은 생선 피해야…튀김보다 구이·찜 등 건강한 조리법 선택 중요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이 가득하면서도 저칼로리인 생선은 최근 각종 연구들을 통해 우울증과 암 등 각종 질병을 예방해주는 오메가-3 지방산이 함유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야 말로 인기 상종가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최고의 식재료로 사랑받는 생선은 무조건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역설적으로 함정이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생선에 함유된 수은과 폴리염화비페닐 같은 무시무시한 독소들이 바로 그것이다. 또 잘못된 조리방법을 선택하면 영양소가 아닌 독소들을 섭취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생선의 섭취로 인해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 많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생선은 1주일에 2회 이상 섭취해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생선은 잘못 알고 섭취할 경우 오히려 건강에 독으로 작용할 수 있는 ‘양면의 칼날’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지피지기 백전백승(知彼知己 百戰百勝)’이라는 말처럼 생선이 주는 이로움과 함유된 영양소, 주의해야 할 것 등을 정확히 알고 먹는 것이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필수아미노산 풍부한 동물성 단백질…1주 2회 섭취하면 건강에 도움

동물성 단백질은 우리 몸에서 합성할 수 없는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해 반드시 챙겨 먹어야 할 식재료다. 그중에서도 생선류의 단백질은 질이 높고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해 모든 연령대 사람들이 쉽게 소화할 수 있다.

특히 생선류는 임산부나 모유수유를 하는 여성에게 좋은 영양분을 제공한다. 해산물은 영양적으로 가치 있는 저지방 단백질을 공급하는 원천이며 등푸른 생선에 함유된 오메가-3 지방산 중 DHA는 눈 건강에 도움을 줘 임신했을 때 해산물을 섭취하면 외관적으로 더 발달한 아이를 출산한다는 연구 논문도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풍부한 오메가-3는 성장과정에서 아기들에게 발병할 수 있는 유전질환의 발병 확률을 줄여주는 도움을 준다고 보고하고 있다.

더욱이 연어와 고등어, 청어 등과 같은 지방질 생선은 혈관 기능을 향상시켜 주는 오메가-3 지방산인 DHA와 EPA 함량이 높다. 실제로 미국 의학협회 저널에 발표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매주 생선을 2회 이상 먹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사망 위험률을 17%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선 외에 어패류도 저지방 단백질을 제공해주는 훌륭한 원천이 된다. 물론 모든 어패류에서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것은 아니지만 규칙적으로 섭취하면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통해 필수아미노산을 공급받아 건강과 질병 발생 예방에 도움이 되는 생선을 1주일에 2회 이상 섭취하는 것은 바람직한 식생활이라고 할 수 있다.

수은 함유량 낮은 생선 선택해야…연어·고등어·멸치류 등 무난

생선이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섭취 시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수은 함유가 낮은 생선을 섭취해야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인에게 유독 체내에 수은 축적량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해산물을 많이 먹는 식습관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고 실제로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대학(UIC) 보건대학이 시카고 동부·동남쪽의 아시안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진행한 건강한 해산물 섭취에 관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인들의 경우 비 아시안계 미국인보다 5배 이상 높게 측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대다수 국가의 해안가 주변에는 발전소와 각종 산업시설, 공장 등이 하나의 산업단지를 형성하고 있는 곳이 많다. 이들 시설에서 배출되는 물질들은 정수시설을 거친 경우에도 수은과 같은 오염물질을 극소량 포함할 수 있다. 또 생활폐수가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은은 생물에 농축되는 성질이 있어 플랑크톤→작은 물고기→큰 물고기라는 먹이사슬 구조로 미루어볼 때 특히 어류를 즐겨 먹는 아시아권 사람들에게서 당연히 수은 축적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수은이 유독성 물질로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뇌와 신장, 신경계 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 식품의약청(FDA)과 환경보호국(EPA)은 임산부·수유부·가임기 여성·어린이들은 주 2~3회 수은 함유량이 적은 해산물을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일리노이대학(UIC) 보건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생선은 저마다 각기 다른 수은 함유량을 보인다. 수은이 적고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은 이른바 건강한 생선으로는 새우·연어·병어·전갱이·멸치류·고등어·대구·태평양 꽁치·정어리·송어 등이 꼽히는 반면 황새치·청새치·눈다랑어·멕시코만 산 옥돔 등은 수은 함유량이 많아 피해야 하는 생선으로 분류됐다.

물론 이러한 결과는 미국의 연구결과이긴 하지만 생선의 경우도 원양어업 또는 수입 등을 통해 들여온 것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아 반드시 원산지를 확인하고 수은 함유량이 적은 생선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선은 구이나 찜 등 조리법으로 요리해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건강한 조리방법 선택 중요…기름에 튀기는 요리 가급적 피해야

건강을 위한 먹거리로 생선을 섭취하기 위해서는 수은 함유량이 낮은 생선을 선택하는 것 이상으로 조리방법이 중요하다. 우리가 먹는 생선에는 수은 외에도 산업 시설에서 냉각제로 사용한 후 배출된 화학적 합성물인 폴리염화비페닐(PCBs) 등이 생선에 함유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폴리염화비페닐은 점성이 있거나 끈적이는 액체로 토양과 해수에 오래 잔류하는 특성이 있다. 현재는 사용이 금지돼 있지만 과거에 사용했던 잔존물들이 여전히 토양과 해수 등에 남아 있는 내분비계교란물질이다. 인체에 유입될 경우 간과 피부에 손상을 입힌다.

폴리염화비페닐은 채소나 과일류보다 지방 함량이 높은 육류, 어류 등에 많다. 따라서 생선을 조리할 때는 껍질을 벗기고 지방을 가능한 많이 제거하며 내장 등 지방 축적 부위 섭취는 가급적 삼가는 게 좋다.

또 생선을 기름에 튀기기보다는 물에 끓이거나 삶는 조리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오븐 또는 그릴에서 생선을 굽거나 석쇠구이를 할 경우 지방이 액체처럼 변해 흘러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선 통조림도 영양소 풍부…싸구려 제품 편견 버려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철에 어획한 신선한 생선이 맛도 좋고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물론 꽁치와 고등어와 같은 등푸른 생선은 제철에 섭취하면 영양가가 높고 풍미도 좋다. 특히 겨울로 접어드는 환절기에 등푸른 생선을 섭취하면 부족한 비타민을 채워주고 혈관 건강을 향상시키고 혈액순환을 도와준다.

물론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생선을 직접 요리해 먹는 게 가장 좋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럴 여건이 안 될 경우 연어·참치·꽁치·고등어 통조림을 통해 등푸른 생선의 영양을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생선 통조림=싸구려 제품’이라는 인식에 빠져 있지만 생선 통조림도 단백질과 오메가3 지방산의 훌륭한 공급원이 될 수 있다.

일부 사람들은 통조림에 사용된 생선들이 수은을 많이 함유했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통조림에 들어가는 참치나 연어는 횟감으로는 상품성이 떨어지는 50cm 이하 작은 것들만 사용해 설령 중금속이 함유됐다 하더라도 함유량은 큰 생선에 비해 오히려 미미해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특히 통조림에 사용되는 연어·참치·고등어·꽁치 등은 비록 크기는 작지만 일반 횟감용으로 쓰는 중량이 큰 동종의 생선류와 마찬가지로 효능은 그대로 함유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또 통조림의 경우 열을 가해 살균하는 과정에서 영양소가 파괴돼 품질이 떨어진다는 인식도 퍼져 있는데 통조림은 가공형태보다는 원료의 수확 및 가공시기, 유통과 보관상태가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특히 단백질·식이섬유·무기질 등의 영양소는 가열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만큼 품질이 떨어진다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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