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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변이, 1000종 넘지만 美 CDC가 선정한 9종만 신경쓰면 돼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1-04-23 18:22:11
  • 수정 2021-07-05 13: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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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변이 확진자 절반이 해외 유입 … 하루 신규 확진자 700명 넘는 이유일수도
우리나라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백신 접종률(1차)은 23일 01시 기준 누적 203만명으로 전체 국민의 3.93% 수준이다. 국내서는 겨우 접종률에나 신경 쓰지만 외국에서는 부스터샷(일정 기간 지난 후 추가 접종을 통해 면역력 유지 확보) 조달 문제와 차후 등장할 변종 대처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나온 변종이 하도 많아 일일이 기억하기도 힘들다. 변종의 위험성과 주요 변종의 프로필에 대해 총정리한다. 

작년 3~7월만 해도 흔히 불렸던 것은 2006년에 세워진 GISAID(global initiative on sharing avian influenza data, 전세계 조류인플루엔자 정보 공유 모임)가 명명한 방법들이었다. 

예컨대 중국 우한 유래 바이러스는 S그룹, 유럽형은 G그룹, G룹에서 갈라져 나온 GH(이태원클럽 유행)와 GR(부산 감천항 입항 러시아 선박 선원 감염), 한국 등 아시아에서 발견된 V형 등이었다. 이밖에 현재는 O, L, GV 등 총 8개 그룹이 있다. 

PANGO(Phylogenetic Assignment of Named Global Outbreak) 계보(lineages)란 것도 있다. 람보 랩(Rambaut Lab) 등 게놈 서열을 비교해 컴퓨터로 이름을 할당하는 것이다. 알파벳 숫자가 일치할수록 게놈이 비슷한 것이다. 예컨대 중국의 S그룹은 A.1~A.6로 명명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이 주된 게놈서열 비교의 잣대가 된다. 반면 유럽형(G, GH, GV, GR 등)은 전부 B.1로 첫머리가 시작되며 변이에 따라 부호가 세분화된다. 

2021년 2월 기준 주요 6대 계보는 A, B, B.1, B.1.1, B.1.177, B.1.1.7 등이다. 현재 3대 중요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는 영국, 남아공, 브라질 바이러스로서 판고 분류에 따르면 각각 B.1.1.7, B.1.351, B.1.1.248이다. 이들 주목할(Notable) 바이러스를 각각 N501Y, 501Y.V2, P.1 등이란 별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각각 전파력은 오리지널 코로나19 바이러스(우한바이러스)보다 74%, 50%(20~113%), 152%(127~178%) 높다. 

영국 바이러스는 B.1.1.7 계통의 201Y.V1 또는 501Y.V1(차세대 균주명명법)이다. 작년 12월 영국에서 출현해 감염력이 50% 더 강하다. 현재 미국에서 상당히 우세한 상황이다. 

남아공 바이러스는 B.1.351 계열로 영국 변이(501Y.V1 또는 N501Y라 지칭)에서 파생됐기 때문에 501Y.V2이라 명명됐다. 501Y.V2는 작년 10월에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처음 등장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과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남아공에서는 이 백신을 채택하지 않고 있다. 올 3월말 B.1.351에서 파생된 2개의 세부 변이가 발견됐다.  

브라질 바이러스는 P.1은 501Y.V3와 20JY.V3 등이 있다. P.1은 B.1.1 계열(판고 분류)이자 20J 계열(항원 분류)이다. 작년 연말 브라질에서 첫 등장했고 일본에도 퍼졌다. 브라질 변이는 남아공 변이(B.1.351)와 유사한 돌연변이를 갖고 있다. 

최근 떠오르는 게 인도 변이(B.1.617)이다. 주목할 유전자 변이로는 E484Q, L452R, P681R 등이 있다. 우한바이러스와 비교하는 전파력, 독성, 항원성 등은 아직 연구 중이다. 

미국에서 작년 6월 나온 캘리포니아변이(CAL.20C)도 있다. 분류체계에 따라 B.1.429/B.1.427 두 가지가 있다. 항원 분류상 20C에 속한다. 전파력이 우한 바이러스 대비 20%(18.6~24.2%) 강하며 다른 변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L452R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갖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유행하는 코로나19 변종은 20G(B.1.3~B.1.66)이고 올들어 일본에도 확산됐다.  

올 3월말에는 미국 오하이오주에서도  B.1.1.7에서 파생한 2종의 변이가 발견됐다. 오하이오주 콜롬버스에서 발견돼 ‘콜롬버스 바이러스’란 별칭이 붙었다. 한 가지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볼 수 없었던 3가지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됐다. 다른 한 가지는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와 같은 돌연변이를 포함하고 있다. 비록 영국과 남아공 변이에서 파생되지 않았지만 급변이의 한 증후가 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미국 변이의 주요 5개 유전자 변이는 ORF1ab-유전자의 I4205V 및 D1183Y, 스파이크단백질 S-유전자의 S13I, W152C, L452R 등에서 나타난다. 이 중 L452R 변이는 이전에 다른 관련 없는 코로나 바이러스 계통에서도 발견돼 특히 우려되는 변이다. 

각 균주를 차세대 균주 방식(Nextstrain clades)으로 명명하기도 한다. 항원성에 중점을 둔 것으로 예컨대 S그룹은 19B, L·O·V형은 19A, G형은 20A, GH형은 20C, 20G, 20H, GR형은 20B, 20D, 20J, 2OF, 20I 등이다. GV는 20E로 20A(G형)에서 유래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현재 코로나19 변이를 위험성에 따라 3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관심을 가질 만한 변이(Variants of Interest, VOI), 우려할 만한 변이(Variants of Concern, VOC), 심각한 결과를 낼 변이(Variants of High Consequence, VOHC) 등이다. 

가장 영향력이 적은 단계인 VOI로는 B.1.525(20A/S)는 B.1.1.7에서 파생한 것으로 영국과 나이지리아에서 지난해 12월 첫 검출됐다. 뉴욕에서 퍼지고 있다.

B.1.526(20C/S)는 작년 9월 뉴욕에서 첫 발견돼 확산 중이다. 스파이크 단백질의 E484K, S477N 변이가 있다. B.1.526.1(20C) 변이는 작년 10월 뉴욕에서 발견돼 확산 중이다. B.1.617 인도 변이도 미국에서 VOI로 꼽히는데 특히 L452R 스파이크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다.

우려할 만한 변이로는 영국, 남아공, 브라질, 캘리포니아 변이 등 4가지를 꼽았다. 최고 등급의 우려할 변이로 분류된 것은 아직 없다. 

결국 한국인의 관심은 이들 변이의 한국 유입 여부다. 지난해 12월 28일 영국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3명이 확인된 후 넉달이 채 안 되는 지난 4월 19일 기준 누적 변이 확진자는 449명이다. 이 중 영국 변이가 388명, 남아공 변이가 51명, 브라질 변이가 10명이다. 여기에 이들 확진자와 같은 경로로 확진된 감염환자(유전자 분석 안 함) 465명을 더하면 변이 감염자 추정자 수는 914명에 달한다. 

914명 중 해외 유입사례는 286명(31.3%), 국내 감염은 628명이다. 그러나 4월 12~18일 변이 확진자 70명 중 각각 절반이 해외유입 또는 국내감염이어서 최근 들어서는 변이의 절반이 해외에서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방역당국은 영국 일부 노선에서 입국하는 항공기편을 차단했으며, 남아공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남아공과 탄자니아에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를 14일간 격리시설에 수용하겠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백순명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현재 전체 확진자 중 변이 여부를 검사(전체 바이러스 염기서열의 특정 부위만 분석)하는 비율은 17.9%에 불과하다”며 “검사량을 늘리면 변이 감염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주로 인천과 김포의 국제공항과 일부 항만에서 선별적으로 출입국자 위주로 변이 검사를 하는 것으로 안다”며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700명을 넘어 800명대를 넘보고 있는 것은 감염력이 강한 변이종의 영향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한우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연구소장은 “아마도 사소한 유전자변이까지 포함하면 논문으로 소개된 변이가 1000종이 넘어갈 것”이라며 “이 중에서 대다수는 큰 영향력을 끼치지 않는 변이이기 때문에 미국의 CDC가 주목하는 변이에만 신경써도 별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이는 백신과 치료제의 효과를 떨어뜨리고, 전파력을 높이기 때문에 주의 깊은 연구가 필요한데, 아직 우리나라는 여기까지는 신경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에서 변이 출연 뉴스가 나오지 않는 것은 방역이 잘 이뤄지고 있어서인지, 변이가 나와도 은폐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며 “중국이 자국산 백신을 맞으면 출입국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것을 보면 백신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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