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은 자체 개발중인 항암 혁신신약 5종의 주요 연구 결과가 세계 최대규모 암 학술대회인 AACR(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에서 발표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항암 혁신신약들은 급성골수성백혈병(AML, Acute myeloid leukemia)·흑색종·혈액암 등 다양한 암종 분야에서의 혁신 가능성이 확인돼 학회 참가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번에 발표된 신약은 △벨바라페닙 (HM95573/GDC5573 , 2016년 제넨텍에 라이선스 아웃, 흑색종 등) △HM43239(FLT/SYK 이중저해제, 급성골수성백혈병) △HM97662(EZH1/2 이중저해제, 혈액암 및 고형암) △HM87277(ADOR 길항제, 면역항암) △HM97346(LSD1 저해제, 소세포폐암 등) 다섯 가지다.
이번 학회에서는 2016년 8월 로슈의 제넨텍에 라이선스 아웃된 벨바라페닙의 우수한 효능을 확인한 전임상 결과가 발표됐다. 벨바라페닙은 세포 내 신호전달을 매개하는 미토겐 활성화 단백질 키나아제(mitogen-activated protein kinases) 중 하나인 RAF 및 RAS를 억제하는 경구용 표적 항암제다.
벨바라페닙은 BRAF 변이 흑색종 모델에서 우수한 효능을 나타냈다. 또한 약물 혈관-뇌 장벽(BBB)에 높은 투과도를 나타냄으로써 뇌전이 흑색종 모델에서 대조군 대비 우수한 종양 성장 억제 및 생존 기간 연장의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NRAS 돌연변이 흑색종 모델에서도 종양 성장을 유의적으로 억제했으며,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 투여할 경우 항암 효과의 증대 및 종양 항원을 인지하는 CD8+T-세포 활성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학회에서 발표된 HM43239는 급성골수성백혈병을 유발하는 FLT3(FMS-like tyrosine kinase) 돌연변이와 SYK(비장 티로신 키나아제)를 이중 억제하는 시너지를 통해 차세대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로 기대되는 혁신신약 후보물질이다. HM43239는 2018년 美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으며 2019년에는 한국 식약처로부터 개발 단계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바 있다.
한미약품은 FLT3 변이 급성골수성백혈병 구제요법(다른 치료에 반응이 없는 암에 대해 시행하는 치료법)으로 승인된 길터리티닙(제품명 조스타파)의 임상에서 나타난 약물 저항성 돌연변이 모델에 HM43239를 단독 투여한 결과 완전 관해 효과 등을 확인했으며,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악성 림프종과 같은 혈액암은 물론 다양한 고형암을 유발하는 효소의 일종인 EZH2, EZH1을 동시에 저해하는 HM97662 전임상 결과도 이번 학회에서 공개됐다.
연구자료에 따르면 HM97662는 EZH2 단일 기전 항암제와 비교해 EZH2 과발현 내지 다양한 변이를 가진 림프종 및 고형암 세포주 성장과 표적 마커(H3K27me3)를 훨씬 강하게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암세포 이식 마우스 모델에서 우수한 종양 성장 억제 효과를 확인하는 등 항암 혁신신약 개발 가능성과 잠재력을 제시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번 학회에서 새로운 기전의 항암 혁신신약과 면역항암제 등 신규 개발에 착수한 항암신약 2종도 함께 공개했다.
먼저 아데노신 삼중 길항 면역항암제인 HM87277은 전임상 연구를 통해 신체 면역체계의 주축을 이루는 T 세포 활동 증가와 암 세포 증식, 혈관 신생, 전이에 관여하는 신호 전달 억제 효과를 보여주었으며 동물모델에서 HM87277과 면역관문억제제 병용 투여 시 탁월한 항암효과를 보였다.
이와 함께 한미약품은 LSD1 저해제인 HM97346을 통해 미충족 수요가 큰 소세포폐암과 급성골수성백혈병의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 LSD1은 종양, 중추신경계 장애 및 바이러스 감염과 같은 다양한 질병의 발병 및 진행과 관련된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고 다양한 암종에서 비정상적으로 과발현 되는 것으로 보고돼 소세포폐암이나 급성골수성백혈병 등에서 LSD1 억제는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한미약품은 이번 연구에서 HM97346에 의한 급성골수성백혈병 종양세포의 사멸 유도와 백혈병 분화 마커인 CD86 발현 증가를 확인했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한미약품은 매년 매출액의 20%대 금액을 R&D에 집중 투자해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번 AACR에서 발표된 항암 분야 혁신 파이프라인은 한미약품의 미래가치를 밝게 하고, 한미의 강력한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