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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코로나 ‘렘데시비르’ ‘렉키로나’ 무용하다는 신철 교수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1-03-05 02:16:21
  • 수정 2021-06-28 10: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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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0년대 에이즈 치료와 원리 비슷해 … 강한 항생제와 스테로이드가 정석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치료제로 허가된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베클루리주’(성분명 렘데시비르 Remdesivir)나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 Regdanvimab)가 과연 중증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까?

지난 6일 그의 용산역 인근 화실에서 만난 신철 고려대 안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의 평가는 한마디로 부정적이었다. 이들 약을 거의 써본 일이 없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코로나19 자체가 무서운 것보다는 그 합병증으로 호흡기세포가 괴사하는 것을 막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항바이러스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렘데시비르를 투여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결국엔 “강한 3세대 세파계 항생제를 투여하는 동시에 역시 강한 스테로이드인 프레드니솔론이나 덱사메타손을 놓음으로써 호흡기의 세균은 억누르고 면역과잉반응으로 인한 염증을 낮추는 게 치료의 큰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990년대 초 미국에서 인턴, 레지던트로 근무할 때 당시 에이즈(HIV감염증) 환자가 창궐했다며 이 때에도 치료방식은 지금의 코로나19와 같았다고 회고했다. 당시에는 뉴클레오시드역전사효소억제제(NRTI) 같은 HIV 퇴치에 적합한 약들이 없었기 때문에 현재의 코로나19 치료처럼 대응했다는 게 신 교수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신 교수는 코로나19에 걸리면 색전증, 혈전증이 잘 생기므로 헤파린, 에녹사파린 등 항응고제를 투여할 필요가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헤파린 등은 신장기능을 손상시킬 우려가 있고, 당뇨병 환자는 더욱 위험하므로 유의해야 한다. 이런 경우에는 적절한 투석과 에크모(Extracorporeal Membrane Oxygenator. 체외막산소공급장치)로 최악의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관리해줘야 한다. 항응고제 투여는 코로나19 합병증 예방, 사망위험 20% 감소, 환자 예후 개선 등의 효과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코로나19 임상 현장에서는 아직도 “정부가 렘데시비르를 투약하라고 하고, 마땅한 약도 없고 해서 투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 효과나 부작용 면에서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렉키로나주는 김상봉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국장이 지난 1월 18일 느닷없이 ‘조건부 허가’를 권고한다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졸속’ 허가가 예고됐다. 경증·중등증 환자가 중증으로 악화될 가능성을 낮췄다는 것인데 이같은 1차 검증자문단 의견과 달리 2차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는 경증 환자에서는 유의한 치료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뒤집었다. 

렉키로나주는 통계적 유의성을 나타내는 P값이 0.05 이상이다. 400㎎/㎏를 투여했을 때의 P값은 전체환자 0.25, 중등증 폐렴동반 0.14, 고령 중등증 0.06 이다. p값은 낮을수록 좋고 0.03이 넘으면 사실상 통계적 유의성이 떨어져 논문으로서 가치도 없고, 약이라면 임상적 유의성이 없다과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더욱이 렉키로나주의 고위험군 경증이란 적응증은 60세 이상이거나, 기저질환(심혈관질환·만성호흡기질환·당뇨병·고혈압 중 하나 이상)을 가진 경증 환자로 규정돼 있는데 자의적인 기준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산소포화도가 94%를 초과하고 보조적인 산소공급이 필요하지 않은 경증이라면 굳이 약을 주지 않아도 될 듯하다. 환자에게 뭐라도 약을 줘야 하는데 줄 게 없어 준다는 씁쓸함만 남는다.  

결국 정부 당국은 ‘토종’ 국산 치료제를 개발했다는 업적을 남기기 위해 ‘국뽕’ 치료제를 하나 낳은 셈이 됐다. 검증을 제대로 하기는커녕 오히려 전문가들의 지적을 무시하고 지난달 5일 졸속으로 허가를 내줬다. 이같은 비판에 대해 서정신 셀트리온 명예회장은 지난달 18일 기자회견에서 “밤낮없이 고생한 연구원들을 생각해달라”며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또 정경유착과 주가부양에 대한 의심과 관련, “코로나 항체 치료제를 개발할 때 공공재라고 선언했다”며 “정경 유착을 하면서 치료제를 제조 원가로 공급하는 바보가 어디 있느냐”라며 “자국 기술 주권이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백신 개발에도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25일 유럽의약품청(EMA)에도 허가신청을 냈지만 이런 여건이라면 승인이 나올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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