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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알아야 산다’ … 흔하지만 몰라서 지나치는 ‘심장병’
  • 설동훈 기자
  • 등록 2021-02-03 11:09:45
  • 수정 2021-07-02 02: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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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연사 1위 치명적 질환 … 골든타임 내 신속치료 중요
심장은 24시간 전신에 피를 보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심장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면 그것이 생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심장질환 발병 후 생사를 가르는 시간은 짧으면 10분, 길면 1~2시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심장병은 암과 뇌혈관 질환에 이어 국내 사망원인 3위, 돌연사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심근경색증은 돌연사의 8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치명적이다. 그러나 심장병은 불치병은 아니다. 알고 대비하면 예방할 수 있는, 어쩌면 질병 자체보다 무지(無知)를 더 경계해야 하는 질환이다. 

김종진 차의과학대 강남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심장병의 종류와 주요 증상, 치료방법,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등에 대해 알아본다. 

가슴을 쥐어짜는 극심한 통증, ‘심근경색증’

심장은 크게 3개의 심장혈관(관상동맥)으로부터 산소와 영양분을 받고 활동한다. 그러나 3개의 관상동맥 중 어느 하나라도 혈전증이나 혈관의 빠른 수축 등에 의해 급성으로 막히면 심장 전체 또는 일부분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급격하게 감소, 심장 근육의 조직이나 세포가 괴사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를 심근경색증이라 한다.

이 질환은 부위별로 전벽 심근경색증, 하벽 심근경색증으로 분류한다. 심한 정도에 따라 통벽성(transmural 전층) 심근경색증, 심근내막에 국한된 심근경색증(심내막하 경색증)으로 나뉜다. 심전도 검사 결과 기준으로는 ST절 상승 심근경색증, 비 ST절 상승 심근경색증 등으로 분류한다.

환자 대부분은 갑자기 '가슴을 쥐어짜는 것 같다', '가슴이 쎄한 느낌이 든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호흡곤란과 함께 흉통, 왼쪽 어깨 또는 왼쪽 팔의 안쪽으로 통증이 퍼지는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갑작스런 실신이나 심장마비로 응급실에 실려 가는 경우도 있다. 

심전도와 혈액검사를 통해 특이적 변화가 동반되면 심근경색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심전도에서 ST절이 상승된 심근경색증은 곧바로 심혈관성형술, 스텐트삽입술, 혈전용해술이 요구되는 응급질환이다.

심장초음파 검사는 심장의 전반적인 수축 기능 확인과 동시에 경색혈관을 찾고 합병증 유무를 확인하는 데 유용하다. 심혈관조영술은 경색 혈관을 찾아 협착 정도와 부위를 진단할 수 있다. 비경색 혈관의 협착 정도도 진단 가능해 확진검사로 이용된다.

치료는 크게 막힌 혈관을 넓히는 관혈적 치료와 약물치료로 시행한다. 최근에는 응급 심혈관성형술, 스텐트삽입술, 혈전용해술이 시행되고 있다. 

약물치료는 협심증 또는 심근경색증의 재발 방지를 위해 심근경색증으로 인한 심실의 변화를 방지하고, 스텐트 삽입 시 스텐트에 혈전이 생겨 혈관이 다시 막히는 상황을 예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시행한다. 대개 혈전 억제제인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플라빅스)을 포함, 심장 보호 효과가 부가적으로 있는 혈압약을 처방한다. 고지혈증과 당뇨병이 경우 콜레스테롤 저하제(스타틴 계열)와 경구 혈당 강하제, 인슐린을 처방한다. 또 니트로글리세린 등 혈관확장제가 추가될 수 있다.

느닷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협심증’

협심증은 관상동맥 내 혈액순환 장애가 생겨 발생하는 질환이다. 협심증은 동맥경화증에 의한 만성 협착으로 생기는 안정형 협심증, 혈관 파열로 혈전이 생겨 급작스럽게 협착이 심해져 생기는 불안정형 협심증, 혈관에 이상이 별로 없음에도 혈관의 연축에 의해 혈류장애가 초래되는 변이형 협심증 등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불안정형 협심증은 협심증 환자 4명 중 1명이 해당될 정도로 적잖다.

협심증은 형태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이 각기 다르다. 전형적인 증상은 가슴의 통증과 숨이 차는 증상이다. 안정성 협심증의 경우 계단을 오르거나 달리기 등 운동과 연관되어 나타나고 심해지면 안정 시에도 통증을 동반한다. 변이형 협심증은 매우 고통스럽고 늦은 밤부터 새벽까지의 증상, 특히 음주 후 다음 날 아침의 증상이 특징적이다. 

협심증은 기본 병력 청취로 진단이 가능하지만 정확한 증상의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이학적 검진과 함께 심전도를 비롯한 여러 가지 검사를 필요로 한다. 심장초음파를 통해 기본적인 심장 기능을 확인하고 부가적으로 운동부하검사를 시행한다. 

치료는 약물요법이 우선이지만 이후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해지면 혈관조영술을 시행, 동맥의 상태에 따라 관상동맥중재술 또는 관상동맥우회술을 시술한다. 안정형 협심증은 불안정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크고 심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다. 따라서 지속적인 약물치료와 추적관찰이 필요하며 증상 변화 혹은 악화가 있으면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불안정 협심증의 대표적인 치료는 관상동맥에 조영제를 주입, 관상동맥이 막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관상동맥조영술을 통한 스텐트 삽입이다. 

스텐트를 삽입한 경우 스텐트에 혈전이 생겨 혈관이 다시 막히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아스피린을 포함해 심장보호 효과가 부가적으로 있는 혈압약, 고지혈증약을 처방한다. 당뇨병이 있으면 경구용 혈당강하제, 인슐린과 함께 니트로글리세린 같은 혈관확장제가 추가될 수 있다.

흉통과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지속될 경우 심장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소리 없이 한 순간 가슴을 조여 오는 ‘심장판막증’

심장판막증은 우심실-우심방, 좌심실-좌심방 사이의 혈액 소통을 위해 적절한 개폐 작용을 해주는 문인 판막의 개폐 작용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다. 기능적으로 판막이 잘 열리지 않는 경우는 협착증, 열리기는 잘하지만 꽉 닫히지 않아 피가 역류하는 경우 폐쇄부전증이라고 한다. 

태어날 때부터 구조적 이상이 동반되는 선천적인 경우는 매우 드물다. 대개 정상적으로 유지되던 판막이 후천적으로 구조적 병변이 발생, 기능장애를 초래한다.심장 판막에 구조적인 이상이 발생해도 당장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정도가 심해지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가장 흔한 증상으로 호흡곤란을 들 수 있다. 처음에는 심한 운동이나 움직일 때에만 느끼다 점차 악화되면 안정 시에도 호흡이 가빠지고 똑바로 누워서 잠을 못자 꼬박 앉아 밤을 새우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또 심방세동 등 부정맥에 의해 가슴이 두근거리고 증상이 악화되면 심한 기침과 가래, 흉통까지 나타난다.

그러나 심장판막증이 더 위험한 것은 심장의 혈액역류, 공급 감소 등을 막아주는 판막에 이상이 발생해 심부전과 부정맥, 뇌졸중 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데 있다.

판막질환의 근본적인 치료는 개폐작용이 원활치 않은 판막을 정상적으로 회복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심장을 절개, 손상된 판막을 제거하고 인공 판막으로 대체하는 판막치환술이 보편적으로 이용된다. 

염색체·유전자 이상 질환이 원인인 ‘선천성 심장병’

선천성 심장병은 말 그대로 태어나면서부터 심장의 모양, 구조에 이상이 있는 경우다. 선천성 심장기형의 원인은 분명하지는 않으나 약 10%가 염색체 이상 혹은 유전자 이상 질환과 관련이 있고 나머지 90%는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다운증후군은 염색체 이상 중 가장 흔한 종류로 약 40~50%에서 심장기형이 동반되고 심실중격결손, 방실중격결손, 심방중격결손 등이 흔히 나타난다.

선천성 심장병은 종류가 매우 다양하며 좌우 양 심방 사이의 중격에 결손이 있는 심방중격 결손증, 좌심실과 우심실 사이의 중간 벽에 구멍이 있는 심실중격 결손증, 대동맥과 폐동맥이 혈관으로 직접 연결돼 버린 동맥관 개존증이 가장 흔하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 굳이 수술할 필요가 없지만 잘못 방치하면 동맥피와 정맥피가 뒤섞여 입술이 검붉은 색으로 변하는 청색증 등 위험한 질병이 초래될 수 있다. 이때는 수술로도 치료가 어렵다. 

심장박동 들쑥날쑥 불규칙한 ‘부정맥’

부정맥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심장 내 전기적 신호의 전달 경로나 주위 심장 부위에 이상이 생겨 심박동이 불규칙해지는 질환이다. 호흡곤란, 가슴두근거림, 실신 등의 증상이 유발된다. 

부정맥은 심장 박동 수가 심하게 느려지는 서맥성 부정맥, 비정상적으로 빨라지면 빈맥성 부정맥, 예정보다 한 박자 빨리 나오면 조기박동으로 분류한다. 같은 부정맥이라도 형태는 천차만별이므로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또 부정맥이 일어나는 위치에 따라 심실에서 일어나면 심실성 부정맥, 심실 위쪽에서 일어나면 상(심)실성 부정맥으로 나뉜다.

부정맥의 증상이 나타나면 심전도, 24시간 홀터검사, 운동부하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증상을 파악해 진단해야 한다. 서맥성 부정맥은 증상이 심하면 인공 심박조율기를 삽입해야 한다. 빈맥성 부정맥에는 항부정맥제 투여나 빈맥 발생 부위를 전기적 에너지로 절단하는 카테타 절제술, 전기 쇼크를 심장에 가해 빈맥을 멈추게 하는 삽입형 제세동기 시술, 부정맥 발생 부위를 제거하는 외과적 절제술 등을 시행한다. 

불안전한 혈액 공급으로 호흡곤란 유발하는 ‘심부전’

심부전은 심장의 구조적·기능적 이상으로 심장이 혈액을 받아들이는 이완 기능이나 짜내는 수축 기능이 감소, 신체 조직에 필요한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발생하는 질환군이다.

가장 흔하고 중요한 증상은 호흡곤란이다. 계단을 오르기만 해도 심하게 숨이 차고 이것이 지속된다면 심부전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심장에서 혈액을 제대로 짜내지 못해 피로감과 운동능력 저하가 나타난다. 우측 심장의 기능이 저하되면 심장으로 들어오는 혈액이 정체되면서 부종, 간 비대, 복수와 함께 심할 경우 소변량 감소 및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심부전의 진단은 주관적 증상, 진찰 및 청진 시 이상 징후, 혈액검사, 흉부 X-레이 촬영, 심전도 등 일반적 검사 및 심장초음파로 시행한다.

치료는 급·만성 여부에 따라 다르지만 저염식·금연·금주과 규칙적 유산소 운동이 필수다.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증 치료는 모든 심부전 환자에게 선제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활동이 가능한 안정된 심부전 환자는 적당한 휴식과 함께 1주일에 3~4회 정도 걷기 또는 자전거운동 등을 시행한다.

만성 심부전 환자에게 처방하는 약물은 수명 연장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 억제제나 안지오텐신2수용체 차단제(ARB) 약제, 베타 차단제, 알도스테론 길항제가 있다. 또 증상 완화 약제로 이뇨제, 질산염 및 하이드랄라진 등 혈관 확장제, 디곡신 및 도부타민과 같은 강심제 등이 있다.

심부전의 수술적 치료는 대개 내과적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중증 심부전에서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관상동맥질환이 동반된 심부전에는 관상동맥 우회술, 늘어난 심장을 잘라 용적을 줄여주는 수술, 심부전으로 인해 승모판막이 새는 폐쇄부전증이 있을 때 이를 교정하는 수술 등이 있다. 하지만 장기 예후를 호전시키는 가장 확실하고 우수한 방법은 심장이식이다.

식습관 개선·운동·스트레스 관리 통해 예방해야

심장병은 나이가 들면 무조건 걸리는 병이 아니다. 오히려 잘못된 식습관과 게으름, 흡연 등 잘못된 생활습관에 기인하는 질병이라 할 수 있다. 즉 성인병이라기보다 생활습관병인 셈이다.

심장병 치료에 왕도는 없다. 예방과 조기발견이 최선의 방책이다. 심장병의 위험인자는 고혈압과 나쁜 콜레스테롤과 지방, 당뇨병, 흡연, 비만, 스트레스 등 크게 6가지다. 따라서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은 반드시 심장병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심장병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식습관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기름진 음식이나 패스트푸드, 시리얼과 빵 등 가공된 탄수화물 식품 등의 섭취를 삼가고 저염식 식단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은 심장병 예방에 좋다. 매일 30분 이상 걷기가 추천된다.  

김종진 교수는 “올바른 식습관과 운동, 금연 등을 시행해도 스트레스 관리에 실패하면 심장병의 예방은 어려워진다”며 “특히 금전·명예·갈등·고독감·부부문제·분노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스트레스는 심장에는 치명적인 만큼 자신만의 스트레스 관리법을 찾아 실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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