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의 보툴리눔톡신 균주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최종판결 전문을 14일 공개하자 대웅제약은 이를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ITC 최종판결 전문의 공개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상이한 해석 차이를 보이는 등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날 메디톡스는 대웅과 그 파트너인 미국 에볼루스의 도용 혐의에 대한 메디톡스의 주장을 ITC가 받아들였고 이에 따라 대웅에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완전 승리를 선언한 반면 대웅제약은 공정기술 침해 관련 ITC의 결정이 명백한 오판임을 연방항소법원에서 입증, 모든 오류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대항했다. 
 
양사는 대표적 상품명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톡신 제제 ‘메디톡신주’와 ‘나보타주’를 각각 보유하고 있으며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원료인 보툴리눔 균주 출처를 두고 그동안 갈등을 벌여왔다.

메디톡스는 이날 ITC 최종 판결 결정문 전체를 번역 공개하면서 “ITC위원회는 ‘유전자 자료는 사실상 확실한 증거이며, 이를 토대로 대웅의 균주가 메디톡스로부터 유래됐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며 대웅이 메디톡스 균주를 도용했다는 사실을 ITC가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또 “ITC는 ‘대웅이 (메디톡스가 균주를 도입한) 미국 위스콘신대학과 전혀 관련 없는 한국의 토양에서 보툴리눔 균주를 발견했다는 설득력 떨어지는 주장으로 일관하다 이제는 토양에서 발견했다는 주장을 아예 하지 않고 있다’”며 대웅의 주장이 거짓말임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은 오랜 기간 한국 토양에서 균주를 발견했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ITC 조사 과정에서는 자신들의 균주를 어디에서 취득했는지 전혀 밝히지 못했으며, 유전자 조사로 도용 혐의가 밝혀졌음에도 메디톡스가 납득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의미 없는 주장만을 반복하고 있다”는 ITC 판결 내용도 소개했다.
 
앞서 ITC 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6일 최종판결에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의 21개월간 미국 내 수입 금지를 명령하는 한편 메디톡스의 균주는 영업비밀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양사는 균주가 영업비밀로 인정되지 않았으나, 제조공정 침해를 바탕으로 ITC 판결이 나왔다는 사실은 인정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대웅제약은 ITC 판결로 균주 논쟁이 일단락됐다는 입장이다. ITC가 메디톡스 균주가 영업비밀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최종 판단, 균주와 관련된 메디톡스의 영업비밀 보유 주장을 일축했다는 것이다.

대웅제약 측은 “ITC는 균주가 영업비밀도 아니고 절취의 증거도 없다고 명백히 했고, 대웅제약은 독자적으로 공정기술을 개발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며 “메디톡스의 공정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공개된 범용 기술에 불과하고 우리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메디톡스의 기술을 도용했다고 판단한 ITC 결정의 오류를 연방항소법원에서 입증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메디톡스 측은 “확실한 증거인 유전자 분석으로 대웅의 균주가 메디톡스로부터 유래했다는 사실 밝혀졌고 한국 토양에서 발견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며 “균주가 영업비밀로 인정되지 않아 규제 대상이 되지 않은 게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진행 중인 소송에서도 ITC와 동일한 결론이 나올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며 “대웅제약에 메디톡스 균주와 제조 공정의 사용 금지 및 권리 반환을 요청할 것이며, 이미 생산되었거나 유통 중인 제품의 폐기와 합당한 배상 청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