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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위암을 부르는 헬리코박터균, 제대로 알아야 잡을 수 있다
  • 우승훈 기자
  • 등록 2021-01-08 17:10:08
  • 수정 2021-01-09 02:4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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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화불량과 직접 상관 없어 … 감염자 중 위암 환자 2% 미만 … 제균요법 퇴치 성공률 70~80%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은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감염돼 있을 정도로 흔하며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 조사에 따르면 어린이의 20%, 중년층의 70%, 노년층의 경우 90%가 감염돼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 점막층과 점액 사이에 서식하며 위 상피세포를 손상시키는 세균이다. 보통 세균은 잠시 머무는 경우가 많지만 헬리코박터균은 한번 감염이 되면 자연적으로 치료되는 경우가 거의 없고 서식과 증식을 반복하며 일생 또는 수년 동안 위장에 머물게 된다.
 
지금까지의 연구 등을 통해 헬리코박터균은 만성 위염 및 위궤양, 위암 등의 위험인자로 꼽히거나 여러 질환과 관련이 있음이 밝혀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1급 발암물질로 규정되고 있다.
 
그럼에도 헬리코박터균은 아직도 베일 속에 가려 있는 내용이 많다. 진실과는 동떨어진 오해도 난무하고 있다. 이를 이선영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사실에 근접해본다.
 
소화불량증의 원인이 된다? … No
 

헬리코박터균이 소화불량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껏 진행된 여러 연구 중 일부에서는 헬리코박터 퇴치로 증상의 호전을 보고했던 반면 전혀 이득이 없었다는 연구결과도 상당수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소화불량증 또는 상복부 불편함 등 증상이 있을 경우 내시경검사에 앞서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권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흔하고 또한 위암이 많은 상황에서는 소화불량증이나 복부 불편감이 있는 경우 내시경 검사를 먼저 시행하는 게 원칙이다. 증상을 야기하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검사 이후 의사와 상의해 헬리코박터균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키스만으로도 균이 감염된다? … Yes

헬리코박터균의 감염이 사람 간 접촉을 통해 이뤄진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를 통해 이론의 여지가 없다. 특히 아동기에 주로 발생하고, 가족이 주된 감염경로로 파악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경로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분자생물학 방법으로 가족 간의 헬리코박터균의 일치도를 살펴보면 엄마와 자녀 간 일치율은 56%로 비교적 높은 반면 아빠와 자녀 간은 거의 제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부 사이의 일치율은 22%로 나왔다.
 
따라서 관계가 친하고 밀접할수록 감염 발생률이 높고 특히 엄마가 자녀에게 감염시키는 ‘모자감염’이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감염된 아동의 엄마는 모두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상태였고, 분자분석을 통해 엄마의 타액에서 헬리코박터가 검출되는 비율이 78%로 나타나 모자감염이 헬리코박터균 감염에 매우 중요한 경로인 것으로 드러났다.
 
헬리코박터균의 감염 경로가 구강인 것은 거의 확실하지만 보통 입 안에 있는 것은 아니어서 1회 또는 수차례의 키스만으로 감염되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헬리코박터균은 무조건 없애야 한다? … No

헬리코박터균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헬리코박터균이 만성위염과 위암 등의 원인균으로 지목되고 확실한 1등급 발암인자(class I carcinogen)로 지목됐지만 임상연구에 따르면 실제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사람 중 위궤양과 위염이 발생한 사람은 약 15% 정도에 불과하다. 위암이 발생한 경우도 100명 중 1~2명 정도인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지금까지 발표된 여러 연구에서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한 후에도 위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위암의 발생은 헬리코박터균 외에도 다른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관련 전문의들도 위암 예방 차원에서 이 균을 치료할 것인가 하는 점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다만 만성위염이 있거나 위·십이지장의 소화성 궤양 등을 앓았던 경험이 있는 환자, 위점막 림프종이 있는 환자, 감염된 조기 위암 환자, 위암 직계 가족력이 있는 감염자,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 위암 수술을 받은 사람 등은 전문의와 상담해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는 치료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헬리코박터균은 치료방법이 없다? … No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정보를 통해 헬리코박터균은 치료가 되지 않는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위는 강한 위산을 분비, 무엇이든 녹여버리는데 세균이 살고 있다는 사실이 상식적이지 않고 따라서 치료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가 많다. 
날숨의 요소 성분을 확인해 헬리코박터균의 유무를 판단하는 요소호기검사(Urea breath test, UBT)하지만 헬리코박터균은 우레아제(urease)라는 요소분해효소를 분비하면서 주변에 있는 요소(NH₂CONH₂)를 분해, 알칼리성 용액을 만들어 위산(염산)을 중화시킨다. 일종의 세균이어서 항생제를 복용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헬리코박터는 오히려 위산이 있어야 생존이 가능한 특이한 세균이어서 위산억제제를 병용해 치료효과를 올리게 된다.
 
헬리코박터 제균요법에는 보통 항생제 2종류와 위산억제제 1종류를 포함, 모두 3가지 약제가 투여된다. 이들 약물을 7∼14일간 복용하면 70∼80% 정도 세균을 사멸시키는 효과가 있어 의사의 처방에 따라 항생제를 복용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헬리코박터균은 없애도 반드시 재발한다? … No

헬리코박터균은 제균요법을 통해 최고 80% 정도 제균율을 나타낸다. 하지만 복약 기간 중 꾸준하게 복용하지 않을 경우 항생제 내성률이 높아지면서 균이 없어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2차 치료를 통해 균을 없앨 수 있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됐거나 치료받았던 사람 중에는 제균치료 후 재발을 우려하는 경우가 많다. 제균치료 후 다시 균이 발견됐다면 소멸 후 재감염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처음 치료 자체가 실패했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성인의 경우 균을 없애고 나면 1년 내 재발 가능성이 3~6%로 낮은 편이어서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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